‘법쩐’ 감독 “이선균X문채원, 고개 절로 끄덕여질만큼 연기 잘해”

박아름 2022. 12. 2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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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박아름 기자]

‘법쩐’ 이원태 감독이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SBS 새 금토드라마 ‘법쩐’(극본 김원석/연출 이원태) 이원태 감독은 12월 26일 제작에 대한 뒷이야기와 첫 방송을 앞둔 소회를 공개했다.

'법쩐'은 ‘법’과 ‘쩐’의 카르텔에 맞서 싸우는 ‘돈 장사꾼’ 은용과 ‘법률 기술자’ 준경의 통쾌한 복수극이다. 영화 ‘악인전’, ‘대장 김창수’ 등으로 선 굵은 미장센을 자랑한 이원태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먼저 이원태 감독은 ‘법쩐’을 기획한 배경에 대해 "감독으로서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주제는 ‘사회의 병폐와 인간의 부조리’다. ‘법쩐’ 기획을 처음 접했을 때 ‘돈’과 ‘권력’에 대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감독으로서 추구하는 주제 의식과 맞닿아있어서 마음에 들었다. ‘법쩐’은 현대의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지만 사실 동서고금의 인간 세상과 인간의 욕망이라는 근원적인 주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당시 여러 주제의 다양한 드라마 제안이 있었음에도 결국 ‘법쩐’을 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법쩐’은 이원태 감독의 첫 드라마 작품이다. 영화와 다른 점을 묻자 이원태 감독은 "OTT를 위시한 ‘플랫폼과 매체의 다양화’라는 시대적, 사회적 환경의 변화를 겪으면서 영화라는 양식에 얽매이지 말고 영역을 확장 시키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영화가 두 시간 안에 주제와 캐릭터를 농축시키는 진액 같은 것이라면, 드라마는 전체의 이야기를 구상하고, 전개하고, 끝맺는 과정 자체가 길고, 예산과 시간도 영화에 비해 부족한 편이라 감독으로서 취사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많았다. 이 과정에서 예술적으로 포기한 것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순간순간 합리적으로 주어진 여건 안에서 최선을 다해 결정했다"고 답했다.

'법쩐'은 몽골에서 로케이션을 진행했다. 이원태 감독은 그 뒷이야기도 소개했다. 이원태 감독은 "일주일의 촬영을 위해 두 달 정도 전부터 몽골 현지 스태프들과 화상 회의를 진행하면서 치밀하게 준비했다. 촬영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제 눈에는 대부분 그냥 광활한 초원이었다는 점이다. 공간이 달라져도 그림은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아서 시나리오에 가장 잘 맞는 공간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리고 촬영 장비와 조명 장비들을 많이 가지고 가지 못해 20년 정도 전 촬영하던 방식으로 장비를 세팅해서 대부분의 신을 찍었다. 트럭 짐칸에 지미집을 올려놓고 울퉁불퉁한 비포장 초원을 달리면서 말 달리는 장면을 찍었다. 하지만 슈팅카로 찍은 것 못지않게 훌륭한 그림이 나왔다. 힘들기도 했지만 재미도 있었고 또, 워낙 경험 많고 능숙한 스태프들이라 결과물이 충분히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회상했다.

이원태 감독은 ‘법쩐’을 연출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나 고민했던 지점에 대해선 "이야기의 주제를 끝까지 잃지 말자, 법과 정의에 대한 이상적인 비전을 끝까지 놓치지 말자였다. 드라마를 전개하다가 사건에 매몰돼 주제 의식을 잃고 허망하게 결말이 나면, 결국 시청률과 상관없이 그 작품은 용두사미 실패작이 된다. 그래서 전체 이야기와 회별 이야기 그리고 각 신과 캐릭터들이 주제 의식에 잘 복무하고 있는지 늘 신경 썼다. 그리고 항상 염두에 둔 것은 가장 합리적인 촬영을 하자였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의 영상을 만들기 위해 늘 고민하고,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원태 감독은 배우 이선균, 문채원 등 배우들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이원태 감독은 "두 배우의 공통점은 고개가 절로 끄덕여질 만큼 연기를 잘한다는 점이다. 화면 안에 들어오는 순간마다 '와 좋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며 "먼저 이선균 배우는 소탈한 인간적 면모와 글로벌 스타라는 위상을 다 가진 인물로서 은용이라는 캐릭터를 너무도 잘 만들어냈다. 촬영 전 이선균 배우와 여러 번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가 상상했던 은용의 이미지가 있었는데 몽골에서 첫 촬영을 하는 동시에 그 이미지가 깨졌다. 이선균의 은용은 제 생각보다 훨씬 자유롭고 거침없고, 용감하고, 컸다. 선과 악을 쉽게 넘나드는 얼굴과 특유의 깊은 목소리, 뭐든 소화해낼 수 있는 연기력, 모든 걸 다 가진 배우다"고 밝혔다. 이어 문채원에 대해선 "'아, 이래서 문채원 문채원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한마디로 명불허전이라고 한다. 명확하게 딱 떨어지는 발음과 그렇게 발음하는 대사 안에 극중 준경의 기본 정서, 각 신과 대사가 요구하는 감정이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고스란히 담겼다. 정말 잘하는 배우고 열심히 준비하는 배우다. 대사 하나 호흡 한마디도 허투루 하는 법이 없이 다 계산하고 연구하고 해내는 배우다"고 극찬했다.

현장에서 감독님과 배우들 간의 호흡도 최상이었다. 이원태 감독은 "저는 배우를 하나의 완성된 예술체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살면서 쌓아온 본연의 개성에 극중 역할을 입혀서 하나의 캐릭터가 완성되는데, 감독이 여기에 미리 개입하면 배우가 가진 본연의 색깔이 훼손된다. 캐스팅을 결정하고 나면, 배우 혼자 고민하게 내버려 둔다. 혼자 생각할 시간을 많이 가질수록 좋은 캐릭터가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서 배우와 만나면 가장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는 동선을 스스로 해보게 하고 그 배우의 연기 동선에 맞춰 카메라와 조명을 셋업한다. 간혹 배우가 제 생각과 다른 호흡의 연기를 하는 경우가 생기면 그 자리에서 바로 의논을 하고, 동료로서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고 맞춰간다. 이런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생기거나 실패한 적은 거의 없다. 주연 배우는 이미 주인공으로서의 통찰과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법쩐’만의 세계관을 다루면서 가장 고민한 점도 언급했다. 이원태 감독은 "내용이 쉽지 않기 때문에 비주얼적으로 쉽게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용어나 극중 전개 과정을 디테일하게 몰라도, 누가 적이고 누가 우리 편인지, 그들이 싸우는 목적이 뭔지,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정도는 쉽게 따라올 수 있게 만들기 위해 대본 작업을 했다. 그리고 흥미를 유지하기 위해 극의 중간중간 액션신, 카체이싱신, 몽따주, CG를 활용한 직관적 그림 같은 비주얼 포인트를 넣기도 하고, 음악도 비교적 많이 넣고자 했다. 가급적 모든 신에 미학적으로 완성도 높은 그림을 만들어 넣기 위해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런 이원태 감독이 ‘법쩐’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다. 이원태 감독은 "‘법쩐’은 복수극 장르 안에 담긴 명확한 메시지가 있다. 세상은 선하지 않지만 우리가 권력과 돈의 부조리함을 알고 있으면 자신을 지키며 살 수 있다, 모르거나 외면하고 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그 탐욕의 노예가 되거나 당하게 된다, 우리가 은용처럼 가진 게 많지도 않고 용감하지 못하더라도 적어도 그 부조리의 진실은 알아야 한다, 이 정도가 아닌가 생각한다. 마키아벨리가 이런 말을 했다. '지옥에 가지 않으려면 우선 지옥으로 가는 길을 잘 알아야 한다'고"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원태 감독은 "‘법쩐’의 매력은 선과 악의 명확한 대결 구도입니다. 은용(이선균 분)-박준경(문채원 분)-장태춘(강유석 분)과 황기석(박훈 분)-명회장(김홍파 분)의 싸움이 어떻게 진행되고 어떻게 결론날 지 기대하면서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며 "‘법쩐’은 세상의 부조리를 다루는 무거운 이야기이지만 은용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끌고 가는 활극이기도 하다. 은용과 함께 세상의 거악에 맞서 싸우는 한판 승부에 동참하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법쩐’은 오는 2023년 1월 6일 베일을 벗는다. (사진=레드나인 픽쳐스 제공)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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