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 ‘대한증권거래소 터 표지석’ 설치
해방 이후 처음으로 설치된 증권거래소 터에 표지석이 설치됐다. 한국 자본시장 발원지의 가치를 알리자는 차원에서다. 25일 한국거래소는 명동에 위치한 옛 대한증권거래소 터에 표지석을 세우고 제막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옛 터 표지석이란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는 공간에 설치하는 일종의 안내문이다.
지난 1956년 개소한 대한증권거래소는 해방 이후 우리의 손으로 처음 설립한 증권시장이다. 유가증권의 공정한 가격형성과 유통을 정상화시켜, 국민경제의 안정과 산업의 부흥 발전을 이루자는 목적 아래 개소됐다. 대한증권거래소 시기 모든 매매는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증권사에서 파견을 나온 시장대리인이 증권시장에서 직접 호가를 제출하고, 거래소 직원(격탁수)이 가격과 수량이 일치될 때 격탁을 내리치며 매매를 체결했다. 이 때문에 과거 증권 시장의 회원사는 대부분 거래소 인근에 위치했다. 거래소가 여의도로 이전하기 직전까지 명동이 ‘증권의 메카’로 불린 배경이다.
한국거래소는 이 공간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확인하자는 취지에서 표지석을 세웠다. 100년 넘는 시간 동안 한국 자본시장 발전에 기여해왔기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옛 대한증권거래소 터가 세계 어떤 도시보다 긴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서울시의 역사적 장소 중 하나로 선정된 사실에 기쁘다”며 “표지석 설치를 계기로 한국 자본시장 역사의 무게와 기억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제 재건이 절실했던 당시 상황에서 거래소의 의의와 가치는 대단히 높았다. 특히 정부가 연평균 7.1%에 달하는 성장률을 목표로 삼고 있어서, 주식시장에서 내자조달을 성사시키는 건 1차 경제개발계획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였다.
거래소에 힘입어 한국 증권시장은 1970년대까지 양적·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전후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폐허에서, 고도 성장기에 우리나라 산업 자금의 핵심 조달 창구 역할을 도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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