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는 건 유럽 만이 아니다”…전쟁통에 무너지는 러 인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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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도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물자 수입에 차질을 빚자 인프라 수리도 차질을 빚고 있다.
수십 년 간 이어져 온 러시아 관료제의 부패에 더해 최근에는 정부가 국방과 안보예산에 우선 순위를 두면서 인프라 유지를 위한 자원과 재원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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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도 파열로 도로 곳곳에 분뇨·폐수
시베리아 옴스크선 4만채 가스 없이 생활
“도시 간 격차에 불만…대규모 시위 가능성”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러시아도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다. 가뜩이나 서방 제재로 부족한 물자와 재원이 전쟁에 투입되면서 중소 도시를 중심으로 인프라 운영에 차질이 생기면서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안드레이 셰브첸코 러시아 상원 의원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러시아의 유틸리티 인프라가 60% 감소했고 이를 수리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 4조루블(약 74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셰브첸코 의원은 “일부 지역의 공공 시설 상태는 우려할 만한 상태이고 일부 경우에는 전체 마모도가 70%를 초과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로 물자 수입에 차질을 빚자 인프라 수리도 차질을 빚고 있다. 수십 년 간 이어져 온 러시아 관료제의 부패에 더해 최근에는 정부가 국방과 안보예산에 우선 순위를 두면서 인프라 유지를 위한 자원과 재원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실제로 인프라의 극심한 노후화는 폭발 등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상트 페테르부르크 외곽 추바시아 지역에서는 우크라이나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가스 파이프라인이 폭발해 3명이 숨졌다. 또한 모스크바 쇼핑몰에서는 용접 사고로 화재가 연이어 두 건이나 발생했다.
지난 10월 말에는 남부 도시 볼고그라드에서 두개의 하수관이 파열돼 거리에 분뇨와 폐수가 범람했고 100만명의 주민 중 20만 명이 며칠 동안 물 사용이나 난방을 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현지 매체는 “러시아에서 주택 및 유틸리티 부문의 사고 소식이 없었던 날이 단 하루도 없다”면서 “지난해 겨울철 전국에서 7300건 이상의 사고가 발생했고 올해에도 이보다 더 많은 사고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베리아 도시 옴스크의 시민단체 옴스크오고는 “뉴스에서는 유럽이 얼어붙고 있다고 말하지만 옴스크에서 4만채의 주택이 가스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아직도 수천 가구가 석탄이나 장작에 난방을 의존한다”고 전했다.
다닐 쉐비킨 옴스크오고 설립자는 “모스크바에는 좋은 인프라와 훌륭한 대중교통이 있고 더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지만 옴스크는 더 살기 힘든 곳이 되고 있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집원 23년 동안 러시아 수도와 지역 간 인프라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니콜라이 페트로프 연구원은 “제재로 인해 부족한 부품문제는 전체 시스템의 빠른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러시아에서 2018년 연금 개혁으로 촉발된 시위와 같은 대규모 저항이 발생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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