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소 봉사 간 英총리…노숙자에 “무슨 일 하나” 질문 논란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무료급식소에서 노숙자와 나눈 대화 내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수낙 총리가 노숙자에게 건넨 질문을 놓고 “현실감각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현지 시각) 가디언, 로이터통신, ITV뉴스 등에 따르면 수낙 총리는 지난 23일 한 노숙자 보호시설의 무료급식소에 방문해 자원봉사를 했다. 수낙 총리가 한 노숙자에게 급식을 덜어주며 나눈 대화가 구설에 올랐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수낙 총리는 한 남성에게 베이컨, 소시지, 식빵, 계란 등의 음식을 배분하며 여러 질문을 건넨다. 수낙 총리는 남성에게 “전에도 방문한 적 있냐”고 질문을 한다. 남성이 “그렇다”고 답하자, 수낙 총리는 웃으며 “(무료급식소는) 정말 멋진 곳이다. 그렇지 않냐”라고 답한다.
수낙 총리는 이어 남성에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묻는다. 남성이 “현재는 노숙인이다. 그런데 사업에 관심이 있다”고 답하자, 수낙 총리는 “무슨 사업에 관심이 있느냐”고 되묻는다. 남성이 “금융업에 관심이 있다”고 하자, 수낙 총리는 “나도 옛날에 금융업에 종사했었다. 금융업이면 런던뿐만 아니라 영국 전역에서 일을 구할 수 있겠다. 어딜 들어가고 싶으냐”고 재차 질문한다. 이에 노숙자는 “잘 모르겠다. 일단은 이번 크리스마스를 잘 넘기고 싶다”고 대답한다.
수낙 총리는 모든 음식을 접시에 담은 뒤에도 질문을 이어갔다. 이번에는 “이번 주말에는 무엇을 할 계획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남성은 “길거리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지 않았으면 한다”며 “자선단체에서 마련해주는 임시 숙소에 들어가고 싶다”고 답했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총리는 현실감각, 공감능력이 너무 없다” “질문의 깊이를 보니 단순히 홍보 사진 찍으러 보호시설에 간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노숙자라는 걸 모르는 상태에서 질문했을 수도 있다”며 수낙 총리의 행동이 크게 문제 될 것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이어졌다. 안젤라 레이너 노동당 부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올리며 “참혹하다”고 했다. 같은 당 빌 에스터슨 하원의원은 “현실감이 없는 사람”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영국 정부는 지난 23일 향후 2년간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억5400만 파운드(약 1조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원금은 노숙자에게 임시 숙소를 제공하거나, 파산 직전의 개인에게 집 보증금을 내주는 형식으로 이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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