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세계는] 교황 '전쟁 종식' 호소에 푸틴은 '협상론' 꺼냈지만...
[앵커]
우리의 성탄절 연휴는 끝났지만 지구촌의 성탄절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교황은 성탄 메시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호소했습니다.
때맞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또다시 평화협상론을 꺼냈지만 진정성에는 의심이 많습니다,
국제부 뉴스 룸을 연결합니다. 이승훈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의 성탄메시지가 나왔는데요. 먼저 내용 정리해 주시죠.
[기자]
해마다 그래 온 것처럼 올해도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에는 많은 사람이 모였습니다.
교황의 성탄 메시지를 직접 듣기 위해서죠.
프란치스코 교황은 '로마와 온 세계에'라는 제목의 메시지에서 '크리스마스를 집과 멀리 떨어진 채 춥고 어두운 곳에서 보내는 우크라이나 형제·자매를 먼저 생각하자'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의미한 전쟁을 즉각 끝낼 수 있는, 그런 힘을 가진 이의 마음부터 일깨우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또,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지구촌의 식량이 온전히 평화의 도구가 되도록 우리 모두가 헌신하자'고 호소했습니다.
교황은 성탄절을 맞아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 그리고 '식량 무기화의 중단'을 강조한 겁니다.
[앵커]
교황이 언급한 '무의미한 전쟁을 끝낼 힘을 가진' 대표적인 사람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인데요.
성탄절에 또다시 평화협상론을 꺼내 들고 나왔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국영방송 <로시야-1>과 인터뷰했는데요.
'우리는 관련 당사국 모두와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올바른 방향으로 간다고 믿고 있고', 국가와 국민, 시민의 이익을 지키는 것 외엔 자신에겐 '다른 선택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협상론을 들고나온 건, 지난 21일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국 전격 방문 뒤 벌써 두 번째입니다.
그때 미국은 패트리엇 미사일을 포함해 모두 2조3천억 원 규모의 무기 지원을 약속했는데요.
푸틴은 그 약속 바로 다음 날, '우리 목표는 전쟁의 쳇바퀴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며 '종전은 빠를수록 좋다'는 말을 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런 협상안을 내놓고 나서 전투기를 우크라이나로 출격시켰어요.
모두가 바라는 평화 협상이 잘 진행될까요?
[기자]
바로 그런 점 때문에 푸틴 대통령이 며칠 간격을 두고 계속 협상론을 꺼내는 지금 상황에도, 실제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적다는 외교 국방 전문가가 훨씬 많습니다.
뭣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모든 점령지를 포기하고 떠나야 한다' 는 원칙에 변함이 없습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이미 합병한 점령지를 내놓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미국도 협상의 필요성을 인정하기는 하지만 '협상은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문제다' '협상과 관련해 우크라이나를 압박할 뜻이 없다'는 말을 하면서 협상에 덜 적극적입니다.
그래서 푸틴 대통령이, 또 협상론을 꺼낸 이유가 '전쟁을 끝내려는 게 아니라 재정비를 위한 시간벌기'라고 의심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우크라이나에서는 성탄절 당일에도 벨라루스의 2개 공군기지에서 러시아 전투기가 발진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역엔 공습경보가 발령됐고요, 그러면서 공중을 위협하는 전투기가 떠날 때까지 주민들은 크리스마스 아침 2시간을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앵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우크라이나가 올해 성탄절을 앞당겼다고요?
[기자]
성탄절은 12월 25일이죠.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 정교회가 널리 퍼진 나라는 이보다 늦은 매년 1월 7일을 성탄절로 기념합니다.
그런데 10개월째 전쟁이 이어지면서 <반러 정서>가 강해졌고, 여기에 약 4년 전까지 우크라이나를 관할했던 러시아 정교회에 대한 반감 역시 커지면서,
비록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정교회를 버리지는 않았지만,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12월 25일에 성탄절을 기념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더니 올해는 그게 대세가 됐다는 겁니다.
지난 10월이었죠.
우크라이나 정교회는 올해부터 각 교구가 원하면 1월 7일 대신 12월 25일에 성탄 미사를 해도 된다고 알렸습니다.
[앵커]
미국 이야기해보죠.
텍사스의 주지사가 크리스마스이브에 불법 이민자를 부통령의 집 앞에 버리고 떠나와 말이 많죠?
[기자]
그동안 남부의 공화당 주지사들은 '민주당 정부가 국경으로 들어오는 불법 이민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고 비난하면서 민주당 소속 기관장이 있는 곳으로 이민자를 보내는 식으로 항의하곤 했는데요.
뭣보다 가장 행복하고 평화로워야 할 크리스마스이브에 그런 일이 벌어진 겁니다.
불법 이민을 버스 3대에 강제로 태워 추방한 사람은 공화당 소속의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입니다.
영문도 모르는 이들이 도착한 곳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관저 앞이었습니다.
소식 듣고 달려온 한 구호단체가 이들을 근처의 교회로 옮겨 큰 불상사는 없었지만,
혹한을 전혀 준비하지 못한 반 팔 차림의 사람도 목격돼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지난 한 달 남쪽 국경에서 불법 입국하다 적발된 불법 이민자는 23만3천 명을 넘었는데요.
11월 기준으로는 가장 많습니다.
[앵커]
끝으로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소식 정리하죠.
[기자]
중국 동부 저장성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환자가 100만 명을 넘었습니다.
뭣보다 걱정은 상황이 이런데도 아직 정점이 아니라는 겁니다.
내년 1월 1일쯤에나 정점이 될 거라는 게 현지 보건 당국 얘기인데요.
그 말대로라면 하루 신규 환자가 최고 200만 명 선에서 1주일 정도 계속되는 상황을, 저장성은 이겨 내야 합니다.
더 걱정은 중증 환자 급증과 또 코로나 때문에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화장 시설의 변칙 운영이 늘고 있다는 겁니다.
심지어 과부하를 이유로 장례 서비스를 중단한 곳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방역의 실무 총사령탑인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어제부터 코로나19 일일 신규 감염자 통계 발표를 돌연 중단했습니다.
이런 불안함 속에서도 휴양지인 하이난 등에는 이른바 '보복 관광'에 나선 사람이 몰리고 있다는 소식도 들어와 있습니다.
하이난 싼야에만 하루 2만 5천여 명이 몰렸는데, 중국 정부의 방역이 주춤해진 틈을 이용해 그동안 참고 참아왔던 사람들이 이름 있는 휴양지마다 몰리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 뉴스룸입니다.
YTN 이승훈 (shoony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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