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열풍 끝났다"…美 증시침체로 청산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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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열풍이 일었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잇따른 청산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투자은행 메튜셀라 어드바이저의 존 차샤스 기업관리 부서장은 "아직 청산 절차를 밟지 않은 스팩들은 합병 대상 기업을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며 "수익 창출에 환상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 스팩은 점점 독이 든 성배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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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만 70개 청산…"향후 수주내 더 많이 청산될 것"
평균 기업가치 작년 20억弗→4억弗…올해 손실액 11억弗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열풍이 일었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잇따른 청산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올해 주식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수익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대했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달 들어 청산 절차를 밟고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을 반환한 스팩은 70개에 달한다. 스팩 관련 정보제공업체인 스팩리서치는 이달 들어서만 하루 평균 4개 꼴로 스팩이 청산되고 있으며, 이는 이전까지의 청산 건수를 웃도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몇 주 안에 더 많은 스팩이 청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스팩 설립을 주도했던 투자자들의 손실도 확대했다. 올해 현재까지 11억달러(약 1조 41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인 6억달러(약 7700억원)이 이달에 발생했다. 올 한 해 스팩 설립자들의 평균 손실은 약 900만달러(약 115억원)로 추산됐다.
스팩은 2020~2021년 미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기간 기업공개(IPO) 대안으로 등장해 대규모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 기간 동안 상장된 스팩만 약 300개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및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미 주식시장이 급격하게 침체됐고, 스팩 투자 열풍도 사그라들었다.
스팩은 설립 후 2년 내 우회상장하지 못할 경우 해체해야 하는데, 팬데믹 기간 우후죽순으로 설립됐던 스팩들이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한채 2년을 채워 대거 청산 절차에 돌입하게 된 것이다.
스팩리서치에 따르면 아직까지 합병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한 스팩이 약 400개에 달한다. 이들 스팩이 끌어모은 자금은 1000억달러(약 127조 6200억원)를 웃돈다. 합병 대상 기업을 찾은 곳은 150개에 불과하며 이들이 모집한 자금은 약 250억달러(약 31조 9200억원)로 집계됐다.
아울러 올해 미 증시가 하락장을 지속한 탓에 스팩 합병을 발표하는 신생 기업들의 가치가 지난해 20억달러(약 2조 5500억원)에서 현재 약 4억달러(약 60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스팩 투자를 통해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도 사라졌다.
내년 시행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서 주식 환매 금액의 1% 연방세를 도입토록 규정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진단이다. 법 시행을 앞두고 서둘러 청산에 나서는 스팩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뉴욕대 로스쿨의 마이클 올로게 교수는 앞으로 몇 달 동안 200여개의 스팩이 청산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스팩 설립자들의 손실이 20억달러를 크게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자은행 메튜셀라 어드바이저의 존 차샤스 기업관리 부서장은 “아직 청산 절차를 밟지 않은 스팩들은 합병 대상 기업을 필사적으로 찾고 있다”며 “수익 창출에 환상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 스팩은 점점 독이 든 성배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방성훈 (ba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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