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WAR 10.61···대반등 준비하는 ‘2023 두산 선발진’
이승엽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두산은 부문별 업그레이드를 통해 내년 시즌 반등을 노리고 있다. 두산은 9위로 정규시즌을 끝낸 2022년이 무척 힘들었다. 배경 분석을 통해 여러 원인을 찾아가는 가운데 최우선 해답의 열쇠는 역시 선발진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2021년에도 선발진의 흔들림 속에 정규시즌 4위(승률 0.522)로 힘겨운 레이스를 했지만, 선발진이 올해만큼 나쁘지는 않았다.
2021년만 해도 정규시즌 MVP에 오른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14승5패 평균자책점 2.33으로 중심을 잡은 덕분에 어느 정도의 저지선은 지켰다. 미란다가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스탯티즈 기준) 7.09로 전체 투수 1위에 오른 데다 최원준(4.13), 워커 로켓(4.10), 곽빈(1.34) 등 WAR로 플러스 수치를 남긴 선발투수가 4명 나왔다.
이들 투수 4인의 WAR 합계는 16.66. 그런데 2022년 들어서는 WAR에서 플러스 수치를 찍은 두산 선발투수 4인의 합산 기록이 6.05에 머물렀다. 두 시즌을 비교하자면 WAR 10.61이 빠졌다.
미란다가 부상으로 조기 퇴출된 가운데 곽빈이 WAR 2.36으로 분전했지만, 최원준이 1.62로 다소 주춤했다. 여기에 외국인투수 브랜든 와델(1.07), 로버트 스탁(1.00) 모두 기대값을 채우지 못했다.
두산이 2023시즌 채워야할 ‘WAR 곳간’이 바로 이곳에 있다.
일단은 희망적이다. 2020년 KBO리그 20승 투수인 라울 알칸타라를 재영입한 가운데 새 외국인투수로 딜런 파일을 가세시켰다. 알칸타라는 일본프로야구 한신에서 2년을 뛰며 4승6패 1세이브 25홀드로 기대 만큼의 이력은 남기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 3.96에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19로 그다지 나쁘지도 않았다. 알칸타라가 KBO리그에서 2년을 뛰며 기록한 WHIP도 1.13이었다.
두산은 알칸타라가 KBO리그에서 과거와 못지 않은 경기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칸타라와 함께 새 외국인투수 파일이 선발 한 자리를 지켜준다면 곽빈과 최원준으로 이어지는 국내 선발진은 어느 팀과 견주어도 모자람이 없다, 특히 곽빈은 패스트볼에 대한 평가가 수치로 나타나는 것 이상으로 좋다. SSG의 한국시리즈 MVP 김강민은 시즌 뒤 올해 가장 인상적인 구종으로 ‘곽빈의 패스트볼’을 꼽기도 했다. 대표팀에서도 우완 선발투수로 거론되는 이유다.
5선발로는 최승용이 일단 유력해 보인다. 최승용마저 성장세가 이어진다면 두산 선발진은 호재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아직은 가정일 뿐이지만, 근거 없는 가정 또한 없다. 어쩌면 두산 선발진은 일반적인 기대 이상으로 좋을 수도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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