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54년만에 나타난 친모, 2억 5천 상속자라니…"

CBS 김현정의 뉴스쇼 2022. 12. 2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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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년 만에 나타난 친모, '나도 세살까지 키워'
할머니 손에 자란 삼남매…母 얼굴도 몰랐다
키워준 조모, 사실혼 배우자도 인정 못받아
구하라법 여전히 계류…피해자多, 통과 시급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종선 (실종 선원 누나)

작년 1월 거제도 앞바다에서 어선 한 척이 침몰했습니다. 이 사고로 선원 3명이 목숨을 잃었고요 이들에게는 선주 측에서 주는 장례비용이며 사망보험금 등등을 다 합해서 보상금 약 2억 4000만 원 가량이 지급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사망한 선원의 어머니가 나타납니다. 무려 50년 만에요. 이 어머니, 아들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보상금을 받겠다고 나타난 겁니다. 그때부터 다른 가족들은 이 보상금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들어갔는데요. 무려 1년 만에 법원의 판결이 났습니다. 50년 만에 나타났더라도 상속 1순위는 부모가 맞다 이겁니다. 지금 다른 가족들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데 도대체 어떻게 된 얘기인지 자세한 이야기 좀 들어보려고요 저희가 사망한 갑판원 고 김종안 씨의 누나 김종선 씨를 연결했습니다.
직접 좀 들어보죠. 누님 나와 계십니까?

◆ 김종선> 네, 누나입니다.

◇ 김현정> 동생이 사고를 당한 지 한 2년 가까이 되는 거네요?

◆ 김종선> 네, 그러니까 2023년도 되면, 1월달 되면 2년 됩니다.


◇ 김현정> 그럼 그 긴 시간 동안 친어머니하고 계속 법적 다툼을 벌이신 거예요?

◆ 김종선> 네. 저희들은 54년 동안 엄마가, 그 사람이 살아있는지 몰랐거든요.

◇ 김현정> 생사 여부도 모르셨어요.

◆ 김종선> 네, 몰랐습니다. 전혀 우리하고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몰랐습니다. 있다가 우리 동생이 사고가 나다 보니 부산시청 수산정책과에 연락을 해서 그렇게 해서 하니까 김종안이를 처음에는 모른다 하더랍니다.

◇ 김현정> 부산시청에서 전화가 간 거예요.

◆ 김종선> 네, 부산시청 수산정책과에서 처음에 전화를 하고 그다음에 해양에서, 거제 해양경찰서에서 전화를 할 수 있는 이유는 의무적으로 만약에 엄마가 살아 있으면 우리 동생이 나이는 57인데 결혼을 하지 않았거든요.

◇ 김현정> 미혼이었어요, 김종안 씨.

◆ 김종선> 네, 그래 놓으니 그쪽으로 연락을 했답니다. 하니까 김종안이라는 사람을 아느냐 하니까 모른다고 하더랍니다.

◇ 김현정> 처음에는 모른다고.

◆ 김종선> 네.

◇ 김현정> 네, 그리고는요?

◆ 김종선> 그래서 재혼해서 낳은 자식이 있더라고요. 그 아들한테 이야기를 하니까 이제 수소문 해봤겠죠. 그래가지고 13일 만에 거제도로 왔더라고요. 제가 거제도 있었거든요.

◇ 김현정> 거제도라면 사망하신.

◆ 김종선> 네, 실종한 곳에 13일 만에 왔더라고요.

◇ 김현정> 실종 장소에 13일 만에 나타났어요. 50년 넘도록 얼굴을 안 보이던 어머니가.

◆ 김종선> 네, 그래서 13일 만에 와서 그쪽 사위하고 딸하고 아들하고 와서 내가 그랬거든요. 아이고, 54년 만에 우리 종안이 실종되니까 얼굴 보네 내가 이랬거든요. 그랬더니 내가 두 살, 세 살 키워놨는데 왜 내가 보상 권리가 없는가 딱 그 말 하는 동시에 저는 저 사람이 인간이 아니라는 걸 느꼈어요.

◇ 김현정> 첫 마디가 내가 두 살, 세 살까지 키운 아들인데 왜 보상받을 권리가 없냐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까?

◆ 김종선> 예.

◇ 김현정> 아니, 일단은 조의를 표하고 어떻게 된 거냐 안타깝다 이런 얘기는 하고 그 얘기가 나온 거예요? 어떻게 나온 거예요.

◆ 김종선> 아니, 전혀 이야기 없었습니다.

◇ 김현정> 누님, 여기까지만 들어도 기가 막힌 사연인 건 알겠는데 조금만 더 자초지종을 좀 거슬러 올라가 보죠. 그러니까 그 긴 시간 동안 단 한 번도 교류나 전화나 만남이 없었던 건데 처음, 54년 전에는 어떻게 어머니와 헤어지게 되신 거예요?

◆ 김종선> 저희 아버지가 어떻게 돌아가신 것도 모릅니다. 돌아가시고 우리 동생이 한 달 만에 태어났거든요. 그렇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제 자기가 동생을 낳고 2살인가 3살 안 돼서 우리는 삼남매거든요. 오빠, 나, 동생 삼남매를 버리고 다른 남자하고 재혼해서 어릴 때 아예 우리 할머니가 느그 엄마, 느그 아버지는 다 죽었다고 해서 우리는 어릴 때 크면서 엄마라는 단어를 몰랐습니다.

◇ 김현정> 도망가듯이 떠나서 그 후로는 졸업식, 입학식, 생일, 결혼식 언제도 한번 나타난 적이 없어요.

◆ 김종선> 한 번도 나타난 게 없습니다. 저희 오빠는 이제 99년도에 돌아가셨거든요. 오빠가 40대 조금 안 돼서 돌아가셨는데 그것도 연락을 다 했는데 오지 않았습니다. 왜 안 왔겠습니까? 우리 오빠는 결혼하고 조카가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오지 않았고 우리 동생은 13일만에 온 이유는 제가 지금 생각하니까 우리 동생에 대한 걸 다 알아보고 온 거예요. 우리 동생이 미혼이라는 걸 알고 자기들이 1순위라고 주장을 하면서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내가 1순위라는 것까지 다 알고 상속 1순위라는 것까지 알고 왔다.

◆ 김종선> 예.


◇ 김현정> 아니, 저는 그 삼남매를 배 아파서 낳았는데 아무리 재혼을 했기로서니 오십 몇 년 동안 한 번도 연락을 안 했다는 게 이게 좀 이해가 안 가가지고요.

◆ 김종선> 맞습니다. 저는 엄마라는 사람 얼굴도 몰랐어요. 우리는 엄마라는 단어를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 고모하고 할머니가 키우면서 우리 할머니 집이 억수로 가난했어요. 그래가지고 옛날에 구청이, 우리 지금 남해를 이야기를 하면 읍에서 우리 애들 못 먹고 사니 외국에, 미국 같은 데 입양을 보냈다 아닙니까. 고아원에 보내라고 그렇게 할머니한테 그렇게 제안이 들어왔어요. 그랬는데 할머니가 굶겨도 내가 굶길 테니 너는 신경 쓰지 마라 하면서 그래가지고 할머니 생각이 지금 엄청 떠오릅니다. 차라리 그럴 때 우리가 전부 다 입양을 갔으면 이런 일이 없을 건데 하면서 지금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요.

◇ 김현정> 그렇게 어렵게 자랐는데.

◆ 김종선> 너무너무 힘들게 살았습니다.

◇ 김현정> 54년 만에 동생 김종안 씨의 죽음 앞에 나타난 생모. 지금 이제 뭐 그래요, 그런 사연으로 연락을 못 했다면 끝까지 면목이 없어서라도 안 나타났어야 하는데 지금 나타나서 이제 보상금을 받겠다고 하니까 이 난리가 난 거 아니겠습니까?

◆ 김종선>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지금 누님은 지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는데 친모 쪽이 거기에 대해 소송을 걸면서 그동안 법적 싸움이 계속된 겁니다. 그런데 최근 법원이 친모 손을 들어준 거네요.

◆ 김종선> 네.

◇ 김현정> 판결문을 보니까 사망 당시 그에 의해 부양되고 있지 아니한 배우자, 자녀, 부모 등도 유족에 해당한다. 그래서 같이 살지 않더라도 법규상 친모면 유족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렇게 쓰여 있네요.

◆ 김종선> 그러니까 법원에서 하는 말은 네가 54년 동안 버려도 네가 낳았으니까 네가 가져가야 된다고 이렇게 글 그대로 표현을 해갖고 냈더라고요

◇ 김현정> 배우자가 없으면 생모, 낳아준 어머니, 아버지가 무조건 1순위다.

◆ 김종선> 네가 버려도, 54년 동안 버려도 네가 부모니까 준다 이러는데 저는 그렇습니다. 어쨌든 그 사람이 낳았기 때문에 이 세상에 있는데 우리는 차라리 이럴 것 같으면 이 세상에 안 태어나야 돼요. 그랬는데 판단이 너무 웃긴 게 지금 우리가 우리 올케 될 사람하고 6년을 같이 살았어요.

◇ 김현정> 그러니까 김종안 씨가 돌아가시기 전에 사실혼 관계에 있던 여성이 있더라고요. 결혼만 안 했지 사실상 가족들과도 다 같이 지내던.

◆ 김종선> 네. 그런데 저희들이 혼인, 사실혼 관계에 대해서 우리 다 있는 사람들이 다 넣었습니다. 그 법원에다가 넣었는데 그거는 온 데 간 데 없고 우리 양육한 사람도 필요 없고 무조건 네가 낳았으니 가져가라 이게 말이 됩니까? 판결이 그렇게 됐습니다.

◇ 김현정> 그게 법이라는데 그게 말이 되는 법이냐, 그런 말씀이시죠.

◆ 김종선> 말이 아닙니다. 말이 되는 법이 아닙니다.

◇ 김현정> 이 이야기는 우리가 가수 구하라 씨, 구하라 씨가 사망했을 때 한 번 크게 논란이 된 적이 있었어요. 구하라 씨 역시 20년 넘도록 단 한 번 연락이 안 되던 생모가 찾아와서 그 상속금을 다 가져가겠다 해서 이제 논란이 됐던 건데요. 그때 구하라법이 지정이 되느니 마느니 통과가 되느니 마느니 떠들썩했는데 그때 결론이 어떻게 났던 거죠?

◆ 김종선> 아직까지 구하라법이 통과 안 됐습니다. 그래서 지금 법이 이렇게, 법정 판결이 지금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 1심 판결이 났고 가족들은 법원에 다시 항소할 예정이시라고요.

◆ 김종선> 네, 지금 항소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끝까지 할 겁니다. 우리 같은 사람이 또 없다고 볼 수 없어요. 이런 사람들이 많아요. 그런데 저처럼 얼굴을 이렇게 내놓고 할 수가 없으니까 안 하고 있는 거예요. 너무너무 많습니다, 지금.


◇ 김현정> 알겠습니다. 구하라법, 일명 구하라법. 지금 국회에 계류 중인 가운데 기막힌 사연 하나가 발생했다고 해서 저희가 어떤 내용인지 오늘 좀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누님 오늘 이렇게 실명으로 용기 내서 나와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저희가 항소심 여부도 관심 있게 지켜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종선> 예, 감사합니다.

◇ 김현정> 대양호 실종선원 김종안 씨의 누나 김종선 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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