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골프코스는 건축저작물”…골프존, 美설계사에 4억2000만원 배상

스크린골프 업계 1위 골프존이 미국의 골프코스 설계 회사인 골프플랜의 저작권을 침해해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2부(부장판사 이영광)는 최근 골프플랜이 골프존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골프존이 골프플랜에 4억2000만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골프존은 골프장 소유주들과 협약을 맺고 스크린골프장에 골프코스를 재현해 사용했다. 이 중 골프플랜이 설계한 골프장도 10여개가 포함됐다.

이에 골프플랜은 골프코스 설계 도면 저작권은 설계자에게 있다며 골프존을 상대로 지난 2015년 소송을 제기했다.

골프존은 “골프코스는 창작성이 없어 저작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골프장 설계도면의 저작권은 설계자가 아닌 골프장 소유주에게 있고, 그들과 이용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골프코스가 건축 저작물에 해당해 골프존이 골프플랜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골프플랜은) 이용자들이 코스를 공략하며 느끼는 재미와 난이도, 풍경 등을 고려해 코스를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며 “골프플랜의 골프코스는 페어웨이, 러프, 그린 등의 형태, 배치에 있어 다른 코스와 구별되는 특색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골프코스 설계 도면은 저작자의 창조적 개성이 발현된 저작물”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골프존의 영업이익엔 기술력, 영업노하우, 마케팅 등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골프코스가 청구한 72억여원에서 4억2000만원의 손해액만 인정했다.

골프플랜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조선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