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이번주 당 중앙위 전원회의…'핵무기 고도화' 입장 재확인할 듯
국방·군사 분야 평가·계획에 주목…성과 과시할 듯
북중 교역 위한 방역 변화 관심…선전선동 강화 기조
2023년 ‘정주년’·한미동맹 70주년…메시지 수위 관심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북한이 올해 주요 정책을 평가하고 내년도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연말 전원회의(제8기 6차 전원회의)를 이번주 개최한다. 올 한해 전례 없는 도발을 이어온 만큼 불안정한 국제정세 속에서 자위적 국방력 강화를 최대 성과로 선전하며 핵·미사일 고도화 정책을 재확인하며 내년에도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원회의 연설을 통해 발표할 대남·대미 메시지에 눈길이 쏠린다.
북한이 그동안 보도를 통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집권 후 현재까지 12차례의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 중 연말 전원회의는 2019년과 202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연말 전원회의는 마지막주 4~5일간 개최돼왔으며, 지난달 30일 김 위원장이 주재한 당 제8기 11차 정치국회의에서 ‘이달 하순’으로 개최 시기를 밝혔었다. 상정된 안건에 대한 보고와 분과별 토의, 결론 채택 후 김 위원장의 총평 순으로 진행된다.
이번 전원회의의 최대 관심은 국방·군사 분야에 대한 평가와 내년도 사업계획이다. 지난 9월 핵무력 법제화를 선언한 북한은 지난달 1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했을 당시 최대 정점 고도 6040.9㎞까지 상승해 4135초 동안 999.2㎞ 거리를 날았다고 밝히며 성능을 과시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20일 담화에서 핵심 기술인 탄두 부분의 대기권 재진입 여부에 대해 “대기권 재돌입 기술이 미흡했다면 조종전투부의 원격자료를 탄착순간까지 받을 수가 없게 된다”며 강조했다.
북한은 2021년 1월 제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 계획의 가시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당시 ▷군 정찰위성 개발 완료 ▷고체추진 ICBM 개발 ▷핵잠수함 및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대발 ▷초대형 핵탄두 생산 등을 전략무기부문 최우선 과업으로 꼽았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9일 내년 4월까지 군 정찰위성 1호기의 준비를 완료하겠다고 밝혔으며, 김 부부장은 20일 담화에서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이라며 ICBM 정상각도 발사를 시사했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도 3년 차에 접어들면서 경제와 방역 부문에서의 성과를 강조하고 내년도 목표치를 상향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이 지난달 “5개년 계획 완수의 결정적 담보를 구축해야 하는 중요한 해”라고 강조했었다.
북중 교역과 일상생활을 위한 방역체계의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할 지점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정치적으로 북중 교역을 위해서도 안정적인 방역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고, 실질적으로도 백신 체계를 도입한 이후 일상적인 방역 체제도 가동된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성이 있다”며 “내년에도 핵·미사일 활동을 계속하고 긴장이 훨씬 더 고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정치·사상적인 측면에서 선전·선동 강화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23년을 “공화국 창건 75돌과 조국해방전쟁승리 70돌이 되는 역사적인 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내년은 인민군 창건 75주년(2월8일), 전승절(정전협정체결일) 70주년(7월27일), 정권수립 75주년(9월9일), 등 5년, 10년 단위로 꺾이는 정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대대적인 주요 정치 행사를 예고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남·대미 메시지 수위도 주목된다. 연말 전원회의가 개최된 2019년과 2021년에는 원론적인 수준의 메시지를 발표했지만, 올해에는 비중있게 다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23년은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2년 차에 접어들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취임 3주년을 맞이한다. 특히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한미 억제력 강화 기조 속에서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그동안 한미의 대북정책과 대응 방향을 예의주시해온 북한이 일종의 ‘탐색전’은 끝났다고 판단하고 자신들의 대적활동에 대한 의지를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홍 실장은 “올해 취했던 자세로 봤을 때 대미 차원에서도 공세적인 입장을 표명해야 할 부분이 있고, 대남 부분에서도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전원회의이기 때문에 그간 지켜본 내용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을 수 있다”며 “대남·대외 메시지는 상당한 분량을 갖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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