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체감온도 -50도…무서운 성탄절 눈폭풍에 美서 34명 사망
눈이 굴뚝 막아서, 나뭇가지에 맞아서 등 안타까운 죽음 잇따라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성탄절에 미 중부와 북동부 지역에 눈폭풍이 몰아져 최소 34명이 목숨을 잃었가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가족을 만나기 위해 차로 이동하다가 눈보라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절체절명의 사례들이 잇따랐고 집에 머물렀지만 전기 공급이 끊겨 추위에 떠는 상황도 속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번 눈폭풍으로 지난 25일에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극심한 추위에 떨었고 눈보라 때문에 전력이 끊긴 채 집안에 고립됐다.
미국 전역을 강타한 혹한과 눈보라는 '폭탄 사이클론' 때문이다. 폭탄 사이클론은 북극의 찬 기류와 습한 공기가 만나 생성되는 저기업성 폭풍인데 미 중서부에서 시작되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거의 미 전역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번 눈 폭풍이 몰아치는 지역은 캐나다 근처의 오대호에서부터 멕시코와의 국경을 이루는 리오그란데강까지 막대하다. 이 때문에 미국 인구의 60% 이상이 혹한 경보나 주의보 하에 있었다. 25일 오후 2시 기준 1707편의 국내외 항공기가 결항됐다.
습한 공기가 눈폭탄의 재료로 필요하기에 대체로 오대호와 인접한 뉴욕주, 미시간주, 일리노이 시카고 등이 더 극심하게 폭설과 혹한을 겪는데, 올해는 특히 뉴욕을 강타했다. 시카고의 체감 온도는 영하 50도 뉴욕은 영하 30도에 달했다.
뉴욕 서부 이리 호 가장자리에 있는 버팔로와 그 주변 지역은 주말 휴일까지 운전이 금지됐다. 이리 카운티 측은 버팔로 지역에서 3명이었던 눈폭풍 사망자가 25일 하룻밤 사이 4명 늘어나 7명이 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4명의 사망자 중 일부는 차에서, 일부는 눈더미에서 발견됐다"며 "사망자 수는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말 동안 수백명이 차량에 고립되어 주방위군이 구조작업을 돕기 위해 출동했다고 이리 카운티는 전했다.
노스버팔로의 한 주민은 "이웃집의 지붕이 눈폭풍에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면서 "24일 저녁 일대가 정전이 됐고 25일까지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강풍으로 눈이 일부 날아가 정확한 적설량은 알 수 없지만 자신의 차고 앞에 5피트(약 1.5미터)의 눈이 쌓였다고 말했다. 버팔로에서는 25일 주민의 16%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았다. 미국 정전 집계 전문 사이트 파워아웃티지에 따르면 24일 미 전역의 180만가구, 25일에는 15만 가구 이상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정전으로 인해 버팔로 주민들은 자동차 배터리로 휴대폰을 충전시켜야 했다. 눈보라 때문에 추위를 피하라고 만든 대피소로 운전해 갈 수가 없었다.
켄터키주에서는 23일 이후 최소 3명이 눈폭풍과 관련해 사망했다. 오하이오주에서는 23일 톨레도 인근에서 50대 차량 연쇄 충돌이 발생해 최소 4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
미주리주, 테네시주, 캔자스주, 콜로라도주에서도 극심한 추위 등으로 인한 차량 사고와 관련된 다른 사망자들이 보고되었다.
이번 눈폭풍으로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퀘벡 주 14만명의 주민들에게도 정전이 발생했고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빙판 차 사고로 인해 4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이번 눈폭풍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이들도 있었다. 메릴랜드주의 한 부녀는 지난 23일 온라티오주 해밀턴의 친척집을 향해 SUV를 타고 가다가 버팔로에서 눈에 파묻혔다. 24일 새벽 4시께 차의 연료가 다해가자 이들은 차를 버리고 인가를 찾아 나서기로 결심했다. 아버지는 6살짜리 딸은 등에 업고, 16세 딸은 강아지를 안고 길을 나섰다. 눈보라를 헤치고 불빛을 찾아나선 이들은 요행히 대피소를 발견했고 마침내 대피소에 들어선 순간 울음을 터트렸다.
AP통신은 이번 눈폭풍 중에는 눈이 굴뚝을 막아버려 일산화탄소에 중독되어 사망한 남성, 감전사한 전력회사 노동자, 떨어지는 나뭇가지에 맞아 사망한 여성, 동사한 노숙자 남성, 얼음 투성이 강물로 떨어져 사망한 여성도 있었다고 전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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