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잎에 낙서 남기는 곤충 정체 찾았다…잠엽성 ‘굴나방류’

국립수목원 3년간 연구…신종 후보 1종·미기록 13종 발견

굴나방류 3종의 섭식 흔적과 성충 A-C. 꼬마굴나방과(Nepticulidae), D-F. 가는나방과(Gracillariidae), G-I. 굴나방과(Lyonetiidae)

(대전ㆍ충남=뉴스1) 박찬수 기자 = 식물 잎에 꼬불꼬불하거나 물집처럼 보이는 흔적을 남기는 범인이 잠엽성 곤충류인 ‘굴나방류’인 것으로 밝혀졌다.

26일 산림청 국립수목원에 따르면 산이나 공원에서 식물 잎에 꼬불꼬불하거나 물집처럼 보이는 다양한 형태의 흔적을 추적 연구하던 중 이러한 흔적을 남기는 범인이 잠엽성 곤충류인 ‘굴나방류’임을 밝혀냈다. 잠엽성은 식물 잎 속에서 내부조직을 갉아먹고 사는 섭식 형태를 말한다.

굴나방류(leaf-mining moth)는 주로 사과나무, 배나무, 귤나무 등 과실 수의 잎 속에서 내부조직을 갉아 먹으며 다양한 형태의 가해 흔적을 남김으로써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해충으로 알려져 있다.

과실수의 안정적인 생산성과 직결되는 만큼 이들의 방제를 위해서는 잎을 가해하는 굴나방의 종류 및 생태 특성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국립수목원 연구진은 지난 3년간 집중적인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종류인 꼬마굴나방과, 풀굴나방과 등을 직접 사육해 그들의 먹이식물과 섭식 형태 등의 생활사를 밝혀내었으며, 신종 후보 1종과 국내 미기록 13종 또한 찾아내는 성과를 거두었다.

국립수목원 김일권 박사는 “이번 성과는 기초자료가 부족해 대처하지 못했던 과실 가해 나방류에 대한 종합적 조사로 이룬 것”이라며 “산림, 정원, 공원, 가로수, 화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해충을 관리하는 데 이용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pcs42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