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산천 탈선 사고…'기준미달 바퀴' 못 잡아냈다

이민하 기자 2022. 12. 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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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발생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KTX-산천 고속열차의 탈선(궤도이탈) 사고의 주 원인이 열차 바퀴가 운행 중 '피로파괴'로 파손됐기 때문인 것으로 결론났다.

26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에 따르면 올해 1월5일 경부고속선 하행선 대전~김천구미역 사이에서 발생한 KTX산천열차 탈선 사고의 주 원인은 사고바퀴가 제작사양으로 정한 사용한도(마모한계) 도달 이전에 피로파괴로 생긴 파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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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위 1년여만에 사고조사 결론…코레일·국토부 안전권고 4건 발행
(영동=뉴스1) 장수영 기자 = 5일 충북 영동군에서 탈선사고가 발생한 KTX 산천 23열차가 선로위에 멈춰 서 있다. 이 날 12시45분께 영동터널을 지나던 KTX열차가 떨어진 철제 구조물을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 객차 1량(4호차)이 궤도를 이탈해 7명이 다쳤다. 2022.1.5/뉴스1

올해 초 발생한 한국철도공사(코레일) KTX-산천 고속열차의 탈선(궤도이탈) 사고의 주 원인이 열차 바퀴가 운행 중 '피로파괴'로 파손됐기 때문인 것으로 결론났다. 피로파괴는 허용하중보다 작더라도 장기간 반복적으로 하중이 작용해 파괴되는 현상이다.

26일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에 따르면 올해 1월5일 경부고속선 하행선 대전~김천구미역 사이에서 발생한 KTX산천열차 탈선 사고의 주 원인은 사고바퀴가 제작사양으로 정한 사용한도(마모한계) 도달 이전에 피로파괴로 생긴 파손이다. 사고바퀴의 마모에 따른 최대 사용가능 지름은 850㎜이나, 사고당시 지름은 869㎜였다. 사조위는 사고발생 즉시 사고원인 조사에 착수해 차량, 잔해, 레일 상태를 확인하고, 운행기록·무선녹취록·CCTV 영상을 분석하는 등 1년여간 조사를 진행했다.

사고의 직·간접적인 기여요인으로는 △파손 바퀴의 경도 및 인장강도가 제작 사양(EN 13262) 규격 허용치보다 낮았던 점 △균열 시작지점에서 미세기공이 군집·분포됐었던 점 △기존 초음파검사 방식의 조사 한계 등으로 조사됐다. 다만 EN 13262 규격 조사치는 실제 차량 발주 당시 검사 결과가 없던 탓에 사후 조사로만 파악된 결과다.
코레일 3건·국토부 1건 등 안전권고 4건 발행 지시
사조위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해당 기관 등에 모두 4건의 안전권고를 발행했다. 우선 코레일은 사고 관련 1건, 운영상 미흡사항 관련 2건의 개선을 지시받았다. 고속열차 바퀴의 발주, 제작, 검사, 유지관리 등 생애주기 전 단계의 품질 및 안전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 특히 바퀴 전체 부위의 내부결함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초음파검사 방식 및 주기 등을 개선해야 한다.

운영상 개선 사항으로는 고속열차 대차 '헌팅'(좌우진동) 발생 시 조치사항, 바퀴의 삭정(성형을 위한 깎기)·초음파탐상 등의 정비.검사 주기를 준수토록 매뉴얼 등에 대한 교육 및 관리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또 대차 헌팅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광명역 제어 담당 권역(서울역 기점 33~45㎞, 왕복 24㎞ 구간)에 대한 이유 검토·개선 조치 등을 권고했다. 지난해 경부고속선 상·하행 전체구간(왕복 796.4㎞)에서 발생한 대차헌팅 4791회 중 288회(6%)가 광명역 제어 담당 권역에서 발생했다.

사조위는 국토부에도 고속열차 바퀴 형식승인 이후 고속열차 바퀴에 대한 안전성 및 품질 확보 여부를 확인·점검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사조위 관계자는 "바로 관계기관에 조사보고서를 송부해 안전권고 이행결과 또는 계획을 제출토록 하는 한편, 정기적으로 안전권고 이행 상황 점검 및 독려 등을 통해 유사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1월5일 승객 303명을 태우고 서울역에서 출발한 부산행 KTX산천열차는 약 285㎞/h의 속도로 운행 중 서울역 기점 193㎞ 지점에서 차륜(열차 바퀴)이 파손돼 궤도를 이탈, 5㎞ 정도 지난 지점에서 멈췄다. 승객 7명이 경미한 부상을 입었다. 차량, 레일, 침목 및 전차선 설비 등이 파손됐으며, 215개 열차가 운행에 지장(지연 197개, 운휴 18개)을 받았다.

이민하 기자 minhar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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