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레인 같은 건 따라가지 않아! [2022 올해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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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동메달을 땄다고 전화를 걸어온 적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머니는 그때 막 칠순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동네 수영장 대표로 노년부 100미터 자유형 종목에 참가했고, 총 다섯 명이 열전을 벌인 결과, 동메달을 땄다는 것이다.
걸음이 빠른 내가 동메달! 내 어머니의 오픈워터스위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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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계신 어머니가 동메달을 땄다고 전화를 걸어온 적 있었다. 그게 벌써 6년 전 일이다. 으응? 동메달이요? 갑자기? 나는 좀 어리둥절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어머니는 그때 막 칠순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동네에서 무슨 노래자랑이 열렸나? 그런 내게 해준 어머니 말씀. 강원도 사회체육인 수영대회에 나갔다는 것. 어머니는 동네 수영장 대표로 노년부 100미터 자유형 종목에 참가했고, 총 다섯 명이 열전을 벌인 결과, 동메달을 땄다는 것이다. 와우! 대단해요, 어머니! 나는 진심으로 축하드렸다. 근데 말이야… 어머니가 슬쩍 부끄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하고 나머지 두 명은 나중에 그냥 걸어 들어갔어. 걸어서요? 내가 묻자, 어머니가 계속 말을 이었다. 힘이 빠지니까 어떡해? 그냥 등수 안에 못 들어도 된다 생각하고 걸었지. 근데 그런 할망구들이 나 말고 두 명이나 더 있었던 거야. 걸음이 빠른 내가 동메달! 내 어머니의 오픈워터스위밍이었다.
사진 이명익·글 이기호(소설가) sajin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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