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극단선택 시도 후 숨고른 대장동 재판, 다음달 중순 다시 시작된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2019.9.17/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23일 해당 의혹 관련 재판의 막이 올랐다. 한편 배임 혐의 재판의 경우, 대장동 ‘키맨’으로 꼽히는 김만배씨(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가 ‘4주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서를 재판부에 제출함에 따라 다음 달 중순 이후에나 재판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해 4~8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와 공모해 남욱 변호사에게 4차례에 걸쳐 대선자금 명목으로 8억4700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에 대해 김 전 부원장 측은 지난 23일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사실은 전혀 사실이 아니고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게 전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김 부원장 측은 또 “공소장은 20페이지 정도 되는데 범죄사실은 불과 1페이지”라며 “나머지는 거의 전제 사실이라는 명분으로 재판장이 이 사건에 대한 선입견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검찰 주장들이 너무 많이 적혀 있어 공소장 일본주의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는 검찰이 공소를 제기할 때 공소장만을 법원에 제출하고 다른 어떤 서류나 증거도 첨부해선 안 된다는 형사소송의 원칙이다.

반면 함께 기소된 유 전 본부장과 남욱·정민용 변호사는 각자 변호인을 통해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 변호사 측은 “돈이 전달된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지만, 정치자금을 수수한 공범에 해당하는지는 법원의 판단을 구한다”고 했다. 남 변호사 측도 “사실관계는 인정하지만, 공소사실의 전제 부분에 남욱 피고인의 입장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부원장과 관련해 “김 전 부원장은 수사 과정에서 진술을 전면 거부했고, 지금까지도 특별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검찰은 공소장에 기재된 공소장 한 문장 한 문장에 대해 증거로 입증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재판부는 다음 달 19일 김 전 부원장에 대한 두번재 공판준비기일을 열 예정이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12.6/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사진=뉴스1

한편 대장동 ‘키맨’으로 알려진 김만배씨가 극단선택을 시도하고, 김씨 측이 재판부에 ‘4주간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서를 재판부에 제출함에 따라 대장동 개발사업 배임 혐의 재판은 다음 달 중순 이후에나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씨는 14일 오전 2∼4시 사이 두 차례, 이어 오후 1시께 한 차례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흉기로 목과 가슴 부위를 찔러 자해했다. 이후 김씨는 14일 밤 9시 50분께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같은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부상에 재판부는 지난 16일, 19일, 23일 세 차례 재판 기일을 취소했다. 오늘(26일) 부터 다음 달 6일까지 2주간 법원이 동계 휴정기에 돌입하기 때문에 김씨의 재판은 다음 달 중순 이후에나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