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아이스하키 입시비리' 교수들, 무죄 확정

특정 지원자 점수 조작해
합격자 내정‥업무방해 혐의
1심 징역형→2심·대법 무죄 '반전'
대법원 "검찰의 혐의증명 부족"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연세대 체육특기자 전형 아이스하키 종목 입시에서 특정 지원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점수를 조작한 이 학교 체육교육학과 교수 등 4명이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방인권 기자)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연세대 체육교육학과 이모(51) 교수와 다른 교수 2명 및 외부 평가위원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불복한 검찰 측 상고를 기각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2019학년도 연세대 체육교육학과 체육특기자 선발 전형 과정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다. 당시 사전에 합격자 7명을 정해 놓고 합격권에 드는 점수를 부여한 혐의를 받았다. 합격권 지원자 22명에 대해서는 불합격 결과가 도출되게끔 점수가 조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교육부는 2019년 3월 연세대 체육특기자 입시비리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들 혐의에 대한 1·2심 판단은 엇갈렸다.

1심 재판부는 이 교수에게 징역 2년을, 나머지 교수 3명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실적 점수가 내정된 합격자보다 좋은 지원자에게 다른 항목 점수를 낮게 주는 방식으로, 정해둔 합격자를 합격권 내에 들어오도록 했다“며 ”공정하게 평가받지 못한 불합격 결정된 학생들과 가족들의 절망, 무력감, 분노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고, 피고인 측은 형이 무겁고 법리를 오인했다며 각각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피고인들이 공모해 입시 비리를 저질렀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지원자에 대한 피고인의 판단이 일치했다는 점에서 합격 전 합의가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상당한 의심이 든다”면서도 “지원자에 대한 평가 결과가 일치했다는 이유만으로 공소사실이 의심할 여지 없이 합리적으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합격자를 내정했다면, 굳이 서류 면접에서 해당 지원자를 합격권에서 배제한 다음 나중에 추가 합격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며 “평가 절차에 어느 정도 하자가 있다고 볼 순 있지만 평가 내용까지 불공정했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검찰은 법리를 오인했다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김윤정 (yoon95@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