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철 "이성민, 그나이에 진양철 연기 충격…심지어 아들이 윤제문" [N인터뷰]②

JTBC '재벌집 막내아들' 진동기 역

'재벌집 막내아들' 진동기 역의 조한철 / 사진출처=JTBC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지난 25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극본 김태희 장은재/연출 정대윤 김상호)은 단연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 윤현우(송중기 분)가 재벌가의 막내아들 진도준(송중기 분)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 진도준이 재벌집 막내 손자로 다시 태어난 후 대선, IMF,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 등 대한민국 현대사에 한 획을 그었던 역사에 대한 기억을 이용해 통쾌한 복수를 이어가는 스토리가 큰 흥미를 안겼고, 재벌가에 큰 위기를 안기는 과정으로 대리만족도 느끼게 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배우들의 폭발적인 열연으로도 주목받았다. 그 중 '재벌집 막내아들'의 미워할 수 없는 진동기 역 조한철의 활약도 단연 돋보였다. 진동기는 순양그룹 회장 진양철(이성민 분)의 차남으로, 장남인 진영기(윤제문 분) 그리고 막내 고명 딸인 진화영(김신록 분) 사이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둘째 콤플렉스도 강한 인물이다. 특유 빠른 계산과 눈치, 잔머리로 형 진영기를 제치고 순양가 왕좌를 차지하려 하지만, 한수 앞을 내다보고 있는 비상한 머리의 막내 조카 진도준을 당해내지 못하고 제 발등을 찍게 된다.

조한철은 '재벌집 막내아들' 인기에 대해 "이번엔 유독 아는 척 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며 "우리 딸도 주위에서 얘길 많이 듣나보더라"고 말하며 쑥스러워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을 포함해 올해에만 5편의 드라마를 선보이며 '열일'을 한 그다. 조한철은 "불안과 연기 욕심이 원동력"이라고 했다. 이를 발판 삼아 또 한번 인생캐릭터를 남길 수 있었을 것이라 짐작됐다. 진동기가 등장할 때마다 빵빵 터지는 웃음을 안기고, 진화영 등의 인물들과 케미를 기대하게 만드는 열연을 보여줬던 만큼, 악역임에도 정이 가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었던 그만의 연기 내공이 더욱 궁금해졌다. 조한철을 만나 '재벌집 막내아들'과 관련한 여러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조한철 / 눈컴퍼니

<【N인터뷰】①에 이어>

-재벌가 이야기라서 부담되는 것은 없었나.

▶실제 재벌가와 관련해서 노출된 이야기가 많이 있다. 그 중에서 세고 충격적인 일이 몇 차례 있었던 적도 있었다.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면 저 역시도 대본을 보면서 '너무 간 거 아니야?'라고 했을 텐데, 알려진 일들이 많이 있었어서 연기하기 부담이 덜했다. 캐릭터를 세게 가도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안 들었던 것은 그런 이야기를 앞서 접했기 때문에 괜찮았다.

-와이셔츠 핏도 좋았다. 평소 몸매 관리를 하는지.

▶식사 조절은 한다. 이전에는 몇 ㎏일지 제한을 정해놓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애를 썼는데 이제는 그걸 넘어가면 거기에 맞추려고 한 두끼 정도만 굶고 그렇게 한다. 저는 웨이트를 굉장히 싫어한다.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경우에 한다. 해야겠다 싶으면 집에서 루틴처럼 한다. 샤워 들어가기 전에 푸시업, 이 닦으면서 스쾃 정도만 한다. 예전에 몸을 만들어 본 적이 있는데 별로 안 좋더라. 제가 원래 정신적으로 고통받는 걸 싫어한다. 몸은 너무 괜찮은데 얼굴이 완전히 안 좋더라.(폭소) 상체는 한 장면 벗고 안 나오고, 계속 나오는 건 내 얼굴인데 '내가 내 무슨 짓을 한 거지' 했다.(웃음) 그리고 몸 만든 게 아까우니까 2년 정도 꾸준히 운동을 계속 했는데 어느 순간 운동하다가 화가 확 나더라. 운동하기 몇 시간 전부터 이미 스트레스를 받는 데다 만족감도 없고 '내가 뭘 하는 거지' 하면서 웨이트를 끊었다. 이젠 건강을 위해 산에 다니는 정도만 한다.

-이성민과 호흡은 어땠나.

▶저는 20대부터 대학로에 있었는데, 모르는 배우가 별로 없었다. 한번은 어떤 공연을 보러갔는데 성민이 형이 있더라. 내 데이터엔 없는 배우가 나타난 거다. '아니 이 사람 대체 어디서 온 거야' 했다. 알고 봤더니 대구에서 활동하시다가 온 거다. 그때도 충격이었는데 그때보다 지금이 더 충격이었다.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니라 정말 놀랐다.

-연기 잘하는 배우들은 많지만 이성민만의 다른, 특별한 점이 있다면.

▶최근에 '법대로 사랑하라' 때 힘들었었다. 다른 역할에 비해 힘들었던 건 저를 온전히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카메라 앞에서 캐릭터화를 많이 해야 하는 역할을 할 때 시청자들에 내가 연기를 한다는 게 안 들키기가 참 어렵다. 카메라 관객과 무대 관객은 관람의 태도가 완전 다르다. 무대 관객들은 관대하다. 반면에 카메라는 화면 속이 현실 공간이라고 착각하며 보는 매체다. 무대는 가상 공간인 걸 아니까, 연기를 해도 가상 공간이라는 게 인식돼 있는 거다. 그래서 성민이 형이 그 나이에 진양철을 한다 해서 정말 의아해 했다. 심지어 첫째 아들이 윤제문이고 제가 둘째다. '이게 돼?' 했다. 그런데 연기를 하는데도 진양철로 믿어진다. 그게 진짜 힘든 일이다. 객관적이고 냉정한 시선으로 보는 이들에게 연기하는 걸 들키지 않는다는 게 같은 배우로서도 신기하다. 성민이 형이 이 얘길 들으면 닭살스러워 하거나 오그라든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영화 '대부'를 봤을 때 충격과 같았다. 말론 브란도가 할아버지인 줄 알았는데 연기했을 당시가 40대였다는 걸 나중에 알고 충격을 받았었다. 성민이 형의 연기가 그때 충격과 오버랩됐다.

-진동기, 진화영 남매가 붙을 때마다 기대된다는 반응이 많았다. 김신록과 연기 호흡은 어땠나.

▶저는 진화영 최창제(김도현 분) 그 커플이 너무 재밌더라.(웃음) 김신록 배우와는 연극할 때 상대역으로 함께 한 적이 있다. 이번에 오랜만에 만나서 너무 좋았는데 긴장을 했다. 연기 합을 맞춘 다음에도 나한테 무슨 짓을 할지 몰라서 긴장되더라.(웃음) 저도 내가 뭔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해버려야 하는 배우다. 그걸 했을 때 감독님이 '그거 이상해, 하지마'라고 하면 쾌감을 느낀다.(웃음) 그런데 저보다 신록이가 더 예상이 안 되더라. 느닷없이 뭘 하니까 재밌고 기대도 되고 신선했다. 일을 하면서 약간 뭔가 반복되는 느낌이 든다고 느낄 때 김신록, 이성민과 같은 배우를 만나 호흡을 맞추고 굉장히 자극이 되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 했다. 나도 배우로서 새로운 걸 더 생각해봐야겠다 생각했다.

<【N인터뷰】③에 계속>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