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광주전남] ② 멈춰 섰던 광주 군 공항 이전, 날개 편다

손상원 2022. 12. 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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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와 함께 특별법 제정 추진…함평군, 여론 수렴으로 '새 국면'
또 하나 군사시설 방공포대 이전도 구체화…새해 9월 무등산 정상 상시 개방

[※ 편집자 주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세는 다소나마 줄었지만, 숨 돌릴 틈 없이 찾아온 경제 위기에 힘들었던 2022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광주·전남에서는 최악의 가뭄,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등이 여전히 지역민의 평온한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피우고자 각계의 노력은 부단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계묘년(癸卯年) 새해를 맞아 분야별 지역 주요 현안 추진 상황과 전망, 광주시·전남도민의 바람을 담은 5편의 기사를 송고합니다.]

나란히 뜨는 공군 훈련기와 여객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광주=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군 공항 이전은 최근 몇 년간 광주 주요 현안 상단에 자리했다.

도심 소음이 미치는 범위가 넓은데다 마지막 '노른자위'라 불릴 만큼 활용도가 큰 부지 특성으로 관심은 컸지만, 추진 속도는 기대에 못 미쳤다.

첫 관문으로 여겨졌던 2016년 8월 국방부 타당성 조사 통과 결정에도 후보지 선정 단계에 접어들어서는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기피 시설인 군 공항을 보내려는 광주, 받지 않으려는 전남의 줄다리기가 수년째 이어지는 형국이다.

꽉 막혔던 사업 추진 과정에는 미세하게나마 빛이 새어들고 있어 새해에는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졌다.

광주시는 지역 정치권과 함께 특별법 제정, 이전 대상지 인센티브 강화 등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광주 군공항 이전 특별법안은 이전사업이 국가 주도로 추진되도록 하는 지원 근거다.

기존 부지를 개발해 이전 예산을 마련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특례에 따라 군 공항을 건설하고 초과 비용, 추가 시설 설치 비용, 미군기지 이전 비용 등은 국고로 부담하는 내용을 담았다.

사회간접자본(SOC), 산단 조성 등 이전 지역 지원 계획을 국방부 장관, 기존 부지 지자체장이 수립하고 중앙 행정기관장이 시행 계획을 마련하도록 '국가 주도성'도 강조했다.

'달빛 동맹' 양 시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특히 강기정 광주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달 25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대구·광주 민선 8기 달빛동맹 강화 협약식에서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 특별법과 광주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의 제정에 협력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전남 대부분 시·군에서 군 공항 이전을 거부하는 가운데 함평군이 주민 설명회를 요청해 개최한 점은 새로운 국면을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함평군에서는 읍면 순회설명회, 주민 여론조사 실시 의사도 밝혔다.

주민 반발로 설명회조차 열지 못했던 군 공항 이전 사업과 관련해 함평에서 시작된 공론화가 전남 지역 내 논의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군 공항 이전을 전제로 한 함평의 광주 편입 논의와 함께 기존 이전 검토 대상지로 거론된 무안, 해남, 고흥, 광주와 인접한 시·군의 반대 기류의 일부 변화를 촉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광주의 또 하나 상징적 군사시설인 방공포대 이전은 차츰 구체화하고 있다.

국방부, 광주시, 국립공원관리공단 등 관계 기관들은 내년 12월까지 방공포대 이전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광주시는 용역 결과 등을 토대로 이전 대상지를 물색할 예정이다.

무기 체계 운용상 산 정상일 필요는 없다고 보고 이전 후보지로 군 공항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전 후보지 주민 반발이 예상돼 쉽지 않은 과정이 예상된다.

실제 공항 주변 지역에서는 주민 동의를 요구하며 이전 반대 움직임을 보였다.

무등산 정상 개방행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1966년부터 방공포대가 자리 잡아 일반인 접근이 통제됐던 무등산 정상은 방공포대 이전 전인 내년 9월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광주시, 공군 제1 미사일 방어여단, 국립공원공단은 최근 무등산 정상 상시 개방을 공식화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광주 입장에서 보면 군 공항 부지는 알짜배기 거점이자 지역 발전의 큰 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군 공항 이전은 소음 문제를 넘어선 현안이라 생각한다"며 "대구와 함께하는 특별법 추진, 이전 대상 후보지 선정이 성과를 낸다면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 시장은 "이전 후보지를 국방부에서 발표할 때까지 많은 정성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우리가 싫어하는 소음 시설을 어디에선가 넘겨받도록 부탁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광주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을 끊임없이 자문하면서 갑이 아닌 을의 자세로 정성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sangwon7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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