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쏙:속]'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 작가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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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조세희 작가 별세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쓴 조세희 작가가 어제 숙환으로 별세했습니다. "이 책이 필요 없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던 작가의 바람은 아직 현실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햄릿을 읽고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이웃집에서 받고 있는 인간적 절망에 대해 눈물짓는 능력은 마비당하고, 또 상실당한 건 아닐까?"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나오는 한 대목입니다.
서울 낙원구 행복동 무허가 주택에 사는 난장이 가족과 그 이웃들의 이야기를 통해 산업화로 고통받던 도시빈민의 삶을 그린 연작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작품 속 간결한 문체와 동화적 은유들은 판자촌에서 쫓겨나게 된 난장이 가족의 절망적 현실을 외려 더 날카롭게 그려냈고, 책 제목 자체가 우리 사회의 불평등을 고발하는 대명사로 떠올랐습니다. 1978년 발간된 지 18년 만인 1996년, 문학소설로는 드물게 100쇄를 넘어섰고, 2005년 200쇄, 2017년에는 300쇄, 현재까지 320쇄를 돌파해 누적 발행부수는 148만부에 이릅니다.
작가는 2008년 발간 30주년을 맞아 한겨레신문과 인터뷰를 했는데요. 그는 "30년 뒤에도 이 책이 읽힐지 상상을 못했다며 미래 아이들이 여전히 이 책을 읽으며 눈물지을지도 모른다는 게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작가의 걱정처럼 난장이는 수학능력평가 지문에까지 등장했고, 난장이가 고발했던 무허가 판자촌과 재개발 열악한 노동환경과 산업재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조세희 작가는 더 이상 자신의 작품이 읽히지 않는 세상을 보지 못하고 떠났고, 여전히 자라지 못한 난장이들은 오늘도 절망이 될지 모를 희망의 작은 공을 쏘아올리고 있습니다. 고인의 빈소는 강동경희대 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고 발인은 모레 28일입니다.
2. 한강 첫 결빙…미국, 일본에는 눈폭탄
서울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한파가 연일 계속되면서 어제 아침 한강에서 얼음이 관측됐습니다. 올해 한강 결빙은 예년보다 16일 이상 빠르고, 2년 전 겨울보다 15일 일찍 관측됐다고 기상청은 밝혔습니다. 한강을 얼어붙게 한 강추위는 이번 주에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기상청은 오늘과 내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6도까지 떨어지고, 바람이 불면서 낮에도 체감기온이 영하권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지난 22일부터 지난 주말까지 폭설과 한파가 이어지면서 호남과 제주 지역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는데요. 비단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과 일본에도 눈폭탄이 떨어졌습니다. 미국에선 최저 영하 45도에 강풍과 눈보라를 동반한 폭탄 사이클론이 발생해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만 최소 26명에 달합니다. 일부는 눈에 파묻힌 차에 갇힌 채, 또 50중 추돌사고 등 교통사고로 숨졌습니다. 눈보라 때문에 구급차와 응급구조요원들의 접근이 어렵고 전기 공급마저 끊기면서 한 때 180만 가구가 전기 없이 영하의 추위를 버티는 상황도 발생했습니다. 일본 역시 북일본과 동해 쪽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내리면서 야마가타현 오이자와 지역에 1m58cm의 눈이 쌓이는 등 일부 지역은 평년보다 3배 이상의 적설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많은 눈이 내리기 시작한 지난 17일 이후 사망자가 14명으로 집계되는 등 인명 피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3. '거리두기 해제' 첫 성탄절…코로나 재확산 우려 여전
3년 만의 거리두기 해제로 지난 주말 성탄절 표정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습니다.성탄절 사진 명소로 꼽히는 서울 명동의 한 백화점 건물 외벽의 미디어파사드에는 추위를 마다하고 찾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3년 만에 인원 제한 없는 첫 성탄 미사를 보러 명동성당에 왔던 시민들도 성탄절 분위기를 만끽했습니다. 한 시민은 "명동성당에 미사 보러 왔다가 명동거리에 쇼핑도 하고 있다"며 "그간 명동거리가 한산했는데 다시 옛날 모습을 찾는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손님이 끊겼던 명동거리 상가에도 모처럼 활기가 돌았습니다.
문제는 재유행 가능성입니다. 성탄절을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5만 844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일주일 전보다 390명 줄어드는 등 감소세를 이어 가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는 592명으로 4개월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사망자도 46명이 나와 누적 치명률도 0.1%를 넘기고 있습니다. 문제는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고령자들이 예방백신 좀처럼 맞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고령층의 접종률은 29%에 불과해 정부는 겨울철 집중 접종 기간을 2주 더 연장했습니다. 여기에 방역 해제 이후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도 걱정입니다. 빠르면 다음달부터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이 현재 주당 65편에서 100편으로 크게 늘기 때문입니다.
4. 검찰 수사국면 맞은 이재명…문심에 호소?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 소환 통보를 받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환담을 추진 중입니다. 당내 정치적 자산을 상당 부분 갖고 있는 문 전 대통령과의 연대를 강조함으로써 사법리스크 격화에 따른 당내 계파 분열을 방지하고 단일대오를 형성하려는 것이란 관측입니다.
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는 부울경 민생 투어 중 경남 평산마을에 있는 문 전 대통령 사저 방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와도 면담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 측은 자연스러운 만남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이 대표의 친문 끌어안기 행보라는 게 당 안팎의 일반적 평가입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 대표에게 소환조사를 통보하는 등 사법리스크가 본격화하자 계파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 원팀 행보에 나섰다는 겁니다. 앞서도 이 대표가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으로 친문계인 정태호 의원을 내정한 것, 박지원 전 원장의 복당도 허용한 것 역시 당의 단일대오를 위한 행보였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편, 민주당은 검사 16명을 특정해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습니다. 이재명 대표와 관련한 수사를 진행 중인 검사들로, 민주당은 "야당 파괴와 정적제거 수사에 누가 나서고 있는지 온 국민들이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담당 검사들에 대해 공격용 '좌표찍기'를 지시한 것이라며 "검찰과 진실이 그리 무섭고, 대한민국의 법치가 그리 우스운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5. 종부세 중과 사실상 무력화…금투세도 2년 유예
문재인 정부가 다주택자 투기를 막기 위해 도입했던 종합부동산세 중과 제도가 사실상 무력화됐습니다. 지난 주 국회에서 통과된 세제개편안을 살펴보면 내년부터 서울 등 조정지역 2주택자가 종부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이들에게 1.2%에서 6.0%까지 부과되던 종부세율 대신 0.5%에서 2.7%의 일반세율이 적용됩니다. 또 다주택자 공제기준은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바뀌고, 1주택을 부부 공동명의로 보유했다면 공제기준이 12억 원에서 18억 원으로 대폭 완화됩니다. 반면 공시가 20억 원 이상인 아파트,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가진 경우라면 내년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오히려 세 부담이 늘어날 수도 있습니다.
주식 투자 소득 등에 매기는 금융투자소득세, 이른바 금투세 시행은 2년 유예됐습니다. 그동안 대주주만 주식 양도세를 내고, 소액 주주는 비과세 혜택을 받고 있었는데 금투세가 도입되면 모든 금융투자상품에서 일정 수익을 거두면 누구나 세금을 내야 합니다. 정부는 금투세 과세 대상을 약 15만 명으로 추산했는데 이번 유예 조치로 세부담을 덜게 됐습니다. 또 정부는 내년부터 가족 지분을 합산하지 않고 혼자 10억 원 넘게 주식을 가진 투자자만 대주주로 간주하도록 관련 시행령을 바꿀 예정입니다.
한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다음달에 추가로 부동산 규제 지역 해제를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추 부총리는 오늘 한 방송 인터뷰에서 "투기 지역 등 조정지역에 아직 일부 규제가 묶여있는데 해제 조치를 1월에 발표할 예정"이고 "2월에는 각종 취득세 중과 인하 조치를 담은 부동산 세제는 개편 법령을 국회에 제출하고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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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장규석 기자 258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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