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총기 난사 용의자 “외국인을 혐오한다” 자백

쿠르드인들이 25일(현지시각) 시리아 북동부 도시 하사케에서 쿠르드인들을 겨냥한 파리 총기난사 사건에 항의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프랑스 파리에서 총기를 난사해 쿠르드족 3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가 “병적으로 외국인을 혐오한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25일(현지시각) 프랑스 검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프랑스 검찰은 이날 성명을 내어 69살의 총격 용의자가 2016년 집에 도둑을 맞은 뒤 외국인을 죽이고 싶어졌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이 용의자가 우울증과 자살 충동이 있다며 마지막 총알로 스스로 목숨을 끊을 계획이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철도공사(SNCF) 기관사로 일하다 은퇴한 이 용의자는 23일 쿠르드 문화센터와 근처 미용실에서 총기를 난사해 쿠르드 출신 이민자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그는 애초 이민자가 많은 파리 북부 교외 센생드니로 가서 범행 대상을 찾으려다가 주변에 사람도 많지 않고 입고 있던 옷이 총알 장전에 불편해 마음을 바꿔 먹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함께 살던 부모의 집으로 돌아왔다가 쿠르드족이 모여 사는 파리 10구로 나가 범행을 저질렀다.

그는 여러 차례 총기 관련 범죄에 연루된 경력이 있다. 2016년엔 무장 폭력으로 재판을 받았고, 1년 뒤엔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엔 파리 동부지역에서 칼을 들고 이민자 거주 텐트에 침입해 이민자를 찌르고 텐트를 훼손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그가 사는 부모의 집을 수색했으나 극단주의 사상과 연관된 증거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범행에 사용한 총을 4년 전 사격클럽 회원에게서 구해서 부모의 집에 숨겨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언론에 “그가 미쳤다”며 평소 조용하고 내성적이었다고 전했다. 또 범행 당일 집을 나설 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