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전망] 한미일·북중러 대결구도…핵실험 감행시 '시계제로'
전반기만 20여개 연합 실기동훈련…北, 도발 또는 무력시위로 맞대응할듯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오수진 기자 = 내년 한반도 정세는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몰두하는 북한과 이에 맞서 대북 억제력과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한미일 연합의 첨예한 대립으로 긴장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26일 전망했다.
미중 패권 경쟁 등으로 동북아 내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 구도는 올해보다 선명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역내 '믿을만한 동맹국'인 한국, 일본과의 안보 협력을 통해 북한 도발을 최대한 억누르는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지만 한일관계 난제가 쌓여가며 3국이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핵 '한목소리' 한미일 밀착화…한일·한중 관리는 더 까다로워질 듯
신냉전 구도의 축소판이 되어버린 동북아 지역은 내년 북한의 무력 도발 지속 등으로 '편가르기' 경향이 뚜렷해질 수밖에 없다.
미국은 공급망 문제 등으로 중국과 대립각을 계속 세울 수밖에 없고 사실상 장기화에 접어든 우크라이나전으로 인해 러시아와의 관계도 돌이키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2023 국제정세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16년 이후 형성되었던 북한 비핵화에 대한 주변국 간 공감대는 붕괴로 이어질 것이고,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안보리 결의안을 위배하고 국제 비확산체제를 훼손하는 행위를 해도 이에 대한 압력이나 제재를 가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핵 문제 해결 난도가 높아지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은 한미일 3국 협력 강화에 더 큰 공을 들일 것으로 관측된다.
3국 정상은 지난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을 통해 "역내 안보 환경이 더욱 엄중해짐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공약은 강력해질 뿐이라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미 올해 한미일은 미사일 경보훈련과 탄도미사일 탐지·추적훈련 정례화에 합의했으며, 사이버 활동 등을 통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을 차단하는 노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러나 한미일 협력이 심화할수록 한국의 대중국 관리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달 한미일 정상회담이 진행된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함께 만들자"고 말했다. 미국의 움직임에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동조하지 말 것을 내포한 발언이다.
일본 국가안보전략 내 '반격 능력' 명시, 강제징용 문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 계획 등 내년 한일관계 험로가 예상되는 점도 한미일 유기적 협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北 핵실험시 한미 "전례 없는 대응" 경고…6차 때보다 훨씬 강한 대응
내년 초부터 진행될 다수의 한미 연합훈련도 상반기 정세 전망을 어둡게 한다. 북한의 강한 반발과 무력 시위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미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는 내년에 쌍룡 연합상륙훈련을 재개하는 등 전반기에만 20여 개 실기동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해 2018년을 끝으로 중단된 독수리연습(FE)을 사실상 부활할 계획이다. 과거 북한은 한미 연합 독수리연습에 극도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후반기에도 '을지 자유의 방패(UFS)' 등 연합훈련이 대기하고 있다.
9·19 군사합의를 계기로 중단된 대규모 야외 실기동훈련(FTX)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정상화'된다.
미국은 상시 배치 수준의 효과가 나도록 전략자산을 수시로 한반도에 전개키로 했다.
올해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과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에 유난히 강하게 반발하며 탄도미사일과 해상완충구역 포병사격 등 '소나기' 도발을 벌인 것을 고려하면 한미 연합훈련과 미 자산 전개가 한층 강화될 내년에도 도발 양상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해상완충구역내 포병사격으로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고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벌인 후 그 책임을 한미에 돌리는 행태도 예상된다.
특히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긴장 수위가 최고조에 달하고 한반도는 '시계제로'의 정세에 빠져들게 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기술적, 정치적 필요에 따라 저위력 전술핵이나 초대형 핵탄두, 또는 그 둘을 연쇄 검증하는 7차 핵실험을 결행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북한은 풍계리 3·4번 갱도 복구 상황과 지질 안정성, 기상 등 기술·환경적 여건만 갖췄다고 판단하면 언제든 핵실험 버튼을 누를 것으로 분석된다.
한미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전례 없는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경고하고 있다.
과거 6차 핵실험 후 미국은 핵 추진 항공모함 3척을 동시에 동해에 전개해 연합훈련을 하고, 전략폭격기와 스텔스기도 함께 한반도로 출격시킨 바 있다.
북한이 7차 핵실험 버튼을 누를 것에 대비해 한미는 6차 핵실험 때를 뛰어넘는 대응계획을 준비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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