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보다 더한 ‘악성 임대인’ 수두룩…646억 원 안주고 버티기

노기섭 기자 2022. 12. 2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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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오피스텔 등 주택 1139채를 보유하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숨진 '빌라왕' 김모 씨보다 세입자들에게 더 큰 피해를 준 집주인이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씨와 관련된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 건수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171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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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서울 강서구와 금천구, 양천구의 연립·다세대 주택 전셋값이 신규 계약 기준 매매가의 90%를 넘은 가운데 지난 8월 강서구의 한 신축 빌라 모습. 뉴시스

1139채 보유했던 빌라왕은 HUG ‘악성 임대인’ 8위

악성 임대인 상위 30명이 7584억 떼먹어

빌라·오피스텔 등 주택 1139채를 보유하다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숨진 ‘빌라왕’ 김모 씨보다 세입자들에게 더 큰 피해를 준 집주인이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보증기관에 대신 갚아달라는 신청이 들어온 보증사고 액수를 기준으로 봤을 때 빌라왕 김 씨는 ‘블랙리스트’ 8위 수준이었다.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씨와 관련된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 건수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171건이다. 김 씨가 세운 법인 보유 주택에서 91건, 김 씨 명의 주택에서 80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전세 기간이 만료됐는데 집주인 김 씨가 보증금을 내주지 못해 HUG가 대위변제(보증기관에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먼저 돌려준 뒤 임대인에게 회수하는 것)에 들어간 게 171건이라는 의미다. 이 중 133건, 254억 원에 대해서는 HUG가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줬다. 38건은 대위변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김 씨가 사망해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김 씨와 관련한 총 보증사고 금액은 334억 원으로 집계됐다. HUG 보증보험에 가입된 김 씨 관련 나머지 세입자 440명은 아직 전세 기간이 만료되지 않았지만 보증 사고가 ‘예고’돼 있다.

그런데 김 씨보다 더 큰 피해를 낸 불량 집주인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HUG는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겼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사람을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로 관리하고 있다. 일종의 악성 임대인 명단인 것이다.

가장 많은 액수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있는 사람은 박모 씨로 293건의 계약에서 646억 원을 떼어먹었다. 2위는 정모 씨로 254건의 계약에서 세입자들에게 보증금 600억 원을 돌려주지 않았다. 3위 이모 씨는 581억 원(286건), 4위 김모 씨는 533억 원(228건)을 주지 않았다. 5위는 보증금 사고 규모가 440억 원인 김모 씨였다. 빌라왕 김 씨는 악성 임대인 중 사고 금액으로만 따졌을 때 8위였다. 상위 30위 악성 임대인들이 낸 보증 사고 건수는 3630건, 금액은 7584억 원 규모였다. 이 중 6842억 원을 HUG가 대신 갚아줬다.

악성 임대인 보유 주택 중 전세금 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주택까지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질 수 있다. 이들 악성 임대인이 보유한 주택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곳은 서울 강서구 화곡동으로, 보증 사고 736건이 집중됐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157건), 인천 부평구 부평동(189건)에서도 100건 이상의 악성 임대인 관련 보증사고가 터졌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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