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JTBC·티빙, '다작' 넷플릭스, '약진' ENA [연말결산]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2022년에도 다양한 채널,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왔다. 레거시 미디어들은 웰메이드 드라마를 통해 체면치레를 했고, OTT들은 오리지널 드라마는 물론 예능 분야의 트렌드까지 주도하며 질적 성장을 꾀했다.
◆ 지상파 : SBS 드라마만 웃었다
레거시 미디어는 웹 기반 플랫폼에 밀려 올해도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지상파는 드라마도, 예능도 이렇다 할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나마 드라마에서는 SBS가 승리의 미소를 지었고, 예능은 연예대상의 행방을 쉽게 점치기 어려울 정도로 이렇다 할 선전이 없었다. 장수 예능에만 기대 생존을 이어가는 형국이었다.
SBS는 올해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8.3%), '왜 오수재인가'(10.7%), '어게인 마이 라이프'(12.0%), '천원짜리 변호사'(15.2%) 등이 모두 흥행하면서 금토드라마 블록에서 재미를 봤다. 또한 월화드라마 '사내 맞선'(11.6%)이 깜짝 흥행을 하면서 체면을 지켰다. 하지만 예능은 '런닝맨' '미운 우리 새끼' 등 장수 예능으로 명맥을 겨우 유지했다. 지난 17일 열린 SBS 방송연예대상은 이들 장수 프로그램에 상 몰아주기 잔치를 벌였다는 시청자들의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MBC는 '트레이서 ' 일당백집사' '금수저'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를 선보였으나 흥행은 저조했다. '빅마우스'(13.7%)가 유일하게 10%대 시청률을 돌파했다. 예능 부문에서는 '나 혼자 산다'가 다시 7%대 시청률을 회복하며 안정기에 접어들었지만 눈에 띄는 신작을 찾기는 어려웠다. 또한 최근 '결혼지옥'에서 아동 성추행 장면을 방송했다가 폐지 여론이 일어나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기도 했다.
KBS 역시 '꽃피면 달 생각하고' '붉은 단심' '진검승부' 등 여러 미니시리즈를 선보였으나 시청률 면에서 성과를 낸 작품은 없었다. 연초 선보인 대하사극 '태종 이방원'(11.7%)이 말 학대 논란 속에서도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주말드라마는 '현재는 아름다워'(29.4%), '삼남매가 용감하게'(22.8%) 등이 '마의 30%' 벽을 넘지 못하며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예능에서는 '전국노래자랑' 故 송해의 빈자리를 채운 김신영의 등장이 호평을 받기는 했으나, '살림남2'는 포경수술 장면을 방송해 논란을 빚었고 '뮤직뱅크'는 순위 선정과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으며 시청자들의 신뢰를 잃었다.
◆ 종편·케이블 : '꾸준한 안타' tvN, 연말 '만루홈런' JTBC, '우영우' 돌풍 ENA
tvN은 한 해 동안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쏟아내며 성과를 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11.5%), '군검사 도베르만'(10.1%), '환혼' 파트1(9.2%), '작은 아씨들'(11.1%), '우리들의 블루스'(14.6%), '슈룹'(16.9%) 등 꾸준히 흥행작을 배출하며 신흥 드라마 명가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서예지의 '이브', 박민영의 '월수금화목토' 등 출연자 논란으로 인해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작품들도 존재했다. 예능 부문에서는 나영석 PD의 신작 '뿅뿅 지구오락실'이 MZ세대 예능 원석을 다수 발굴해내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장수 예능이 된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당선인 신분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출연으로 정치색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휴식기 이후에도 꾸준한 시청률을 유지하며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부터 줄곧 부진에 시달리던 JTBC 드라마는 송중기 이성민 주연의 '재벌집 막내아들'이 터트린 홈런으로 기사회생했다. 최고 시청률 24.9%를 기록하며 '스카이 캐슬'의 기록을 제치고 JTBC 역대 드라마 시청률 2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방영 전에는 의문을 자아냈던 금토일 주 3회 편성도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 내는 요소가 됐다. 다만 '유명가수전-배틀어게인' '뉴페스타' '두 번째 세계' 등 음악에 중점을 둔 신규 프로그램이 모두 참패하며 예능 분야에서는 고전했다.
SKY TV가 전신인 신생 채널 ENA는 박은빈 주연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의 메가 히트 덕에 활짝 웃었다. '우영우' 최고 시청률 17.5%를 기록하며 론칭 수개월 만에 대중의 머릿속에 채널을 각인시키는 광고 효과를 톡톡히 해냈다. '우영우' 이후에도 '신병' '사장님을 잠금해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등 여러 드라마를 공격적으로 론칭하고 있다. 또한 타 방송사와의 공동 제작을 통해 '나는 SOLO' '돌싱글즈3' 등을 선보였고, 올해 방송가 최고 화두였던 연애 예능의 중심에 서는 등 활약을 이어갔다.
◆ 국내 OTT : 기반 다진 티빙, '한 방' 터진 웨이브, 논란의 쿠팡플레이
티빙은 드라마, 예능 할 것 없이 다양한 장르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쏟아내며 OTT 대전의 승기를 잡았다. '내과 박원장'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돼지의 왕' '괴이' '유미의 세포들 시즌2' '욘더' '몸값' 등 색채가 다양한 드라마 시리즈들을 선보였다. 예능 부문의 성과도 괄목할 만하다. 이효리를 위시한 '서울 체크인'을 비롯해 하반기 예능 화제성을 독식한 '환승연애2'를 론칭하며 장르 간의 밸런스를 유지했다.
웨이브 또한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주력했다. 지상파 방송사들과의 공동 제작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을 내놨다. 특히 연말 공개된 드라마 '약한영웅 class1'은 높은 완성도를 바탕으로 투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했고, '위기의 X' '청춘 블라썸' 등의 작품도 호평을 받았다. 예능 부문에서는 큰 화제성을 얻지는 못했으나 '메리 퀴어' '남의 연애' '썸핑' '잠만 자는 사이' 등 다양한 연애 예능을 론칭했다.
쿠팡플레이는 수지 주연의 드라마 '안나'를 내놓으며 평단과 대중의 호평을 받았으나 편집권을 두고 연출자인 이주영 감독과 갈등을 빚었다. 이후 '체인리액션' 'SNL' 시리즈 등 오리지널 예능을 꾸준히 론칭했고, 지난 9월 419만명 이용자를 보유하며 사용자가 가장 많은 OTT 부문 2위를 차지하는 등 단기간에 약진하며 가시적 성과를 냈으나 '안나' 논란으로 인한 이미지 훼손이라는 문제가 남았다.
◆ 글로벌 OTT : 다작 넷플릭스, 성과 미미한 애플·디즈니+
지난해 '오징어 게임'의 역대급 흥행으로 환호했던 넷플릭스는 2022년에도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였다. 드라마 부문에서는 '소년심판'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블랙의 신부' '수리남' '글리치' '썸바디' 등 장르의 다양성과 작품의 완성도를 모두 잡은 수작들이 다수 등장했으나 흥행 면에서 '오징어 게임'의 아성을 깨지는 못했다. 반면 예능 제작팀을 꾸리는 등 심혈을 기울였던 예능 오리지널 콘텐츠는 크게 화제가 되지 못했다. 오히려 '테이크 원'은 출연 가수 비가 청와대를 배경으로 퍼포먼스를 펼쳐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국내 론칭 후 1년의 시간을 보낸 디즈니+도 미미한 성과를 냈다. 지난해 '설강화' 논란을 겪은 이후 '너와 나의 경찰수업' '그리드' '사운드트랙 #1' '키스 식스 센스' 등 다양한 드라마들을 선보였으나 화제성 면에서 타 OTT에 밀리는 양상을 보였다. 애플TV+는 올해 '파친코' 시즌1을 내놓으며 대중의 주목을 받았으나 이후 별다른 오리지널 콘텐츠 없이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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