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기는 현안] 상당유치원 설립안 부결·전국 최고 교원감축률 아쉬움

잇단 성 비위 사건에 고개 숙여야 했던 충북교육청
민선 8기 무상급식비 분담률 조기 합의는 큰 성과

[편집자주] 2022년 임인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호랑이의 힘찬 기운과 함께 모든 것을 이룰 것 같았던 한 해도 무심히 흘러 어느덧 끝자락이다. 이루지 못한 것들의 아쉬움은 더 짙게 다가온다. 연내 성과를 내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된 충북의 현안을 짚어본다.

충북교육연대가 지난 16일 충북도의회 앞에서 공립 단설 (가칭)상당유치원 설립 예산 반영을 촉구하고 있다./뉴스1

(청주=뉴스1) 이성기 기자 = 충북교육은 올해 윤건영 교육감 체제 출범 후 지속가능한 공감·동행교육 실현을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왔다.

기초학력 진단평가 개선, 조직개편, 교권 신장 정책 등을 목표대로 추진하는 데 잰걸음을 하고 있지만, 아직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기 위한 준비를 채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공립 단설 (가칭)상당유치원 설립, 전국 최고 수준의 교원 감축 비율 등을 제외하면 아쉬움 속에 해를 넘겨야 할 눈에 띄는 현안은 없다.

충북교육청은 동남택지개발지구와 원봉근린공원 조성으로 유아가 늘어날 것에 대비하고, 상당초 이전에 따른 이전 적지 활용을 위해 공립 단설 상당유치원 설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의 예산 심의 과정에서 관련 예산 4억5000만원이 전액 삭감됐다.

이후 충북교육청은 물론 충청북도교원단체총연합회와 충북교육연대 등 교육관련 단체들이 불같이 일어나 도의회에 예산 반영을 압박했지만, 결국 도의회 예결위와 본회의에서도 부활하지 못했다.

지난 8일 충북교육연대가 충북교육청에서 교원 감축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뉴스1

충북교육청의 학교 교원 감축과 학급당 학생 수 증원 계획에 대한 학부모들의 잇따른 반발과 관련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충북교육청은 정부의 교원 감축 정책에 따른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역설하지만, 충북의 교원 감축률이 전국 최고 수준인 7.6%라는 점에서 학부모들의 반발이 컸다.

학부모들은 충북교육청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충북교육청은 학부모 설득 외에 교원 감축률 하향 조정 교육부 건의 등 적극적인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교원지위 향상도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다. '교원지위향상 및 교권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제‧개정됐고, 충북교육청도 교권보호지원센터에서 교원을 보호하고 직무수행 안정을 위해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학부모들이 앞장서 '선생님 존중 캠페인'을 시작한 정도에 불과하다. 충북교육청은 교사 존중‧학생 존중 공론화를 위해 공론화위원회 구성‧운영, 컨퍼런스, 대토론회, 홍보 등의 정책을 펼치겠다는 복안이다.

충북교육청은 올해 잇따라 터진 교직원 성비위 사건으로 고개를 들 수 없었던 한 해이기도 했다. 최근 몇 달 사이 성매매, 성추행, 성희롱 등의 성 비위가 4건이나 터졌다.

충북교육청은 결국 성 비위자 무관용 원칙 적용, 배제징계(파면·해임) 원칙, 중징계 교직원 교장·교감·5급 승진 배제, 보직교사 임용 제한 기간 대폭 확대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10월31일 윤건영 충북교육감과 황영호 충북도의회 의장, 김영환 충북지사(왼쪽부터)가 민선 8기 무상급식 식품비 분담비율 합의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충북교육청은 새로운 교육감 체제 출범 후 눈에 띄는 성과도 냈다.

가장 큰 성과는 내년 충북 학교 무상급식 식품비 단가를 올해보다 27.5% 올리고, 충북도와 충북교육청이 식품비를 6대 4 비율로 분담하는 것에 합의한 것이 꼽힌다.

김영환 충북지사와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지난 10월31일 이 같은 내용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민선 8기 전국에서 가장 먼저 합의한 것이고, 식품비 단가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

충북의 내년도 식품비는 1012억원으로 올해 800억6000만원보다 27.5%(215억원) 늘어난다. 초등학생 1인 식품비 단가는 2726원, 중학생 1인 3626원, 고등학생 3872원, 특수학교는 3990원이 된다.

내년부터 도내 초·중·고교생 모두에게 수학여행비를 지원하기로 한 것도 주요 성과다.

1인당 지원금은 수학여행은 초등생 15만원, 중학생 16만원, 고교생 35만원이다. 수련 활동비도 초등생 8만원, 중학생 9만원, 고교생 10만원을 지원한다. 1인당 연간 10만원씩 현장체험 학습비도 지원한다. 충북교육청은 이에 필요한 293억4000만원의 예산을 세웠다.

학교급식 조리시설 개선 기간은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앞당긴 것도 눈에 띈다. 급식 종사자들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윤 교육감이 강력히 주문해 3년 안에 모든 시설을 개선하기로 했다.

sk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