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데 왜 깨워" 고시텔 흉기男, 심신미약 주장 안 통한 이유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60대 남성이 잠을 깨웠다는 이유로 고시원 업주를 흉기로 위협하고 돈까지 뺏으려다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울산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박현배)는 특수강도, 특수강도미수, 절도,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7월 울산 남구의 고시텔에서 술에 취해 잠을 자다 업주인 B씨가 문을 두드려 잠을 깨우자 흉기로 위협하며 "입실비 22만원을 도로 내놓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평소 입실비가 비싸고 B씨가 친절하지 않다는 생각에 불만을 품고 있다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B씨가 돈을 가져오겠다고 말한 뒤 달아나자 A씨는 B씨를 찾아다니다 문이 열린 다른 고시텔 방에 들어가 C씨를 흉기로 위협해 3만원을 빼앗았다.

A씨는 또 대형마트에서 체온을 측정하는 주민을 아무런 이유 없이 주먹으로 때리고 이를 말리는 대형마트 관리자의 얼굴과 머리를 여러차례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범행 당시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상태에서 술을 마셔 만취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지만 범행 경위와 수법을 볼 때 엄벌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일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없는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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