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겨울 폭풍 강타…성탄 연휴 피해 속출
[앵커]
미국과 캐나다가 위치한 북미 대륙에는 강력한 겨울 폭풍이 몰아닥쳤습니다.
수십 년 만에 가장 추운 성탄 연휴가 현실화 되면서 사상자는 물론 전기가 끊기고 교통이 두절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연결해 자세한 내용 살펴보겠습니다.
김기현 특파원, 미국 내 상당한 지역이 혹독한 날씨 속에 성탄절을 맞았다고 하던데 어느 정도죠?
[기자]
네, 급격한 기온 하락과 많은 눈 그리고 강력한 바람이 동반된 겨울 폭풍이 강타했습니다.
북미 대륙 남동부 플로리다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미국 인구 2억 명 가량이 각종 기상 경보 영향권 아래 놓였다는 관측입니다.
겨울 폭풍은 현지 시각 21일부터 본격화 됐는데, 와이오밍 주 기온이 한 때 영하 46도까지 떨어졌고 뉴욕 주 서부 지역에는 성인 키보다 높게 눈이 쌓였는가 하면 시속 백 킬로미터가 넘는 강풍도 몰아쳤습니다.
한국과 시차 때문에 미국은 오늘이 성탄절인데, 노스 타코타 주를 비롯한 상당 수 지역에서 영하 20도 안팎의 한파가 계속됐습니다.
[앵커]
무엇보다 인명 피해가 우려되는 데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AP 통신은 이번 겨울 폭풍과 관련해 미국 내에서 현재까지 최소 28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무엇보다 겨울 폭풍은 구조대 이동도 어렵게 만들고 있어 응급 상황 대처가 쉽지 않다는 게 당국의 설명입니다.
[마크 폴론카즈/미 뉴욕주 에리 카운티 행정책임자 : "부끄러운 일이지만 가장 피해가 심각한 지역에서 응급구조가 불가능합니다."]
실제 오하이오 주에선 차량 50대가 연쇄 추돌 하면서 4명이 숨지고 여러명이 다쳤으며 뉴욕 주 북서부에선 폭설 속에 차량 5백여 대가 만 하루 가까이 고립 돼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겨울 폭풍 피해가 심각한 지역에선 속속 외출 자제령이 내려지고 있습니다.
[캐시 호컬/미 뉴욕 주지사 : "생명이 위험한 상황입니다. 여러분 자신과 가족을 챙기세요. 도로가 다시 열리고 안전하다는 확인 전까지 이동을 자제해 주십시오."]
[앵커]
대규모 정전과 함께 취소된 항공편 규모도 상당했다면서요?
[기자]
네, 현지 시각 24일 한 때 백 80만 가구에 달했던 대규모 정전 사태는 일단 수십 만 가구 수준으로 다소 진정되는 분위깁니다.
수요 폭증을 원인으로 판단한 전력 회사들은 각 가정에 세탁기 같은 대형 가전제품 사용을 자제하고 실내 온도를 평소보다 낮추는 동시에 필요 없는 전등은 꺼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한파가 계속되면서 수도관 파열로 인한 물 공급 중단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악천후에 따른 공항 폐쇄도 속출했고 항공편은 매일 수천 편 씩 결항이 계속되는 데다 지연 출발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셰릴 파랏/취소된 항공편 승객 : "출발 네 시간 전인 12시에 공항에 왔는데 계속 지연되더니 결국 7시 반에 항공편이 취소됐다며 모두 집에 가라고 하네요."]
미국 자동차 협회는 내년 초까지 계속되는 이번 성탄 연휴 기간 1억 명이 넘게 이동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교통 대란이 당분간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거란 얘깁니다.
[앵커]
북미 대륙에 겨울 폭풍은 주기적으로 나타나고 있죠?
[기자]
미국에서 겨울에 눈폭풍이 몰아치는 건 평균 2~3년에 한 번 꼴이라고 합니다.
북극의 차가운 공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오면서 따뜻한 대기와 만나 눈 폭풍이 현실화되는 구조입니다.
최근엔 이 같은 상황이 잦아졌고 폭풍도 더 강해지고 있는데 기후 변화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따라 극지방과 중위도 사이에 기온 차가 줄어드는데, 이럴 경우 극지방 차가운 공기를 가두는 역할을 하던 제트기류가 약해지고 그 틈을 뚫고 찬 공기가 남하한다는 겁니다.
미 기상 당국은 일단 이번 겨울 폭풍이 현지시각 29일을 전후해 풀리는 대신 연말에는 반대로 예년보다 기온이 더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김기현 기자 (kimk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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