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부활에 대형 재난 겹친 행안부…장관 해임 논란으로
집중호우·이태원참사·화물파업 대응…공무원조직 대수술도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2022년 행정안전부는 유독 고된 한 해를 보냈다. 대통령선거, 지방선거 등 대형 선거를 잇달아 치렀고, 31년 만의 '경찰국' 부활부터 자연·사회재난까지 연일 격랑에 휩싸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야권의 표적이 된 이상민 행안부장관의 이태원 참사 관련 거취는 연말 정국의 핵으로 부상했다.
◇ 이상민 장관 취임하자마자 '경찰국' 신설 추진
이 장관은 지난 5월 임명되자마자 경찰국 신설에 착수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으로 비대해진 경찰권에 대한 견제와 유명무실한 장관의 경찰 고위직 인사제청권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윤 대통령이 '국기문란'이라고 질타한 경찰 인사 번복과 총경 회의 등 반발 속에 경찰국은 지난 8월2일 비(非)경찰대 출신 김순호 경찰국장을 필두로 출범했다. 행안부 내에 경찰 업무조직이 생긴 것은 1991년 치안본부가 경찰청으로 독립한 후 31년 만이다.
출범 후 김 국장의 이른바 '밀정' 의혹이 불거졌으나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한 김 국장은 최근 경무관으로 승진한 지 6개월 만에 치안정감으로 고속 승진했다.
야권이 제기한 위법 논란은 일정 부분 해소된 모습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2일 국가경찰위원회가 경찰국 설치 근거인 경찰지휘규칙이 무효라며 청구한 권한쟁의에 대해 부적법 각하 결정을 선고했다.
행안부는 경찰대 출신이 장악한 고위직에 비경찰대 출신의 진입 경로를 넓히기 위한 조직·인사 개선안을 발표하고, 경찰 숙원인 총경급 복수직급제와 기본급 공안직 수준 인상을 관철했다. 내년 중 경찰대 개혁안을 구체화한다.
◇ 역대급 재난…이태원 참사 등 안타까운 인명피해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2020년 2월23일 처음 가동된 후 3년 가까이 지속된 가운데 행안부는 올해 재난 주무부처로서 각종 재난 대응에 나섰다.
올해 중대본의 '비상근무 1단계' 이상 신규 가동 횟수는 자연재난 18회, 사회재난 3회(3월 동해안 산불·10월 이태원 참사·11월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 등 총 21회로 지난해(자연재난 20회) 기록을 넘어섰다.
지난 3월4일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강릉과 동해에서 발생한 산불은 역대 최장 시간인 213시간 만에 꺼졌다.
지난 8월 수도권에는 기상 관측 이래 최대 폭우가 쏟아졌다. 서울 동작구의 시간당 강수량(141.5㎜)은 500년에 한 번 내릴 법한 규모였다. 이에 관악구 반지하에 거주하던 일가족이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9월 태풍 힌남노 북상 당시엔 포항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로 9명이 사망했다.
핼러윈 데이를 앞둔 지난 10월29일 이태원 골목길에서 발생한 인파 밀집 사고로 총 158명(외국인 26명 포함)이 사망하고 196명이 부상을 입은 참사가 발생했다.
참사 직후인 10월30일 오전 2시30분 가동된 중대본은 가동 33일 만인 지난 2일 오후 7시부로 해제할 때까지 사고 수습부터 장례·의료비 지원, 국가안전시스템 개편 방안을 논의했다. 후속 업무는 '행안부 이태원 참사 지원단'이 맡고 있다.
대형 참사에 재난 주무부처 수장인 이 장관 책임론도 뒤따랐다. 민주당은 지난 11일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대통령실은 이와 관련 특별수사본부 수사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밖에 중대본은 지난달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국가 물류체계 마비'에 따른 사회재난으로 규정하고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 중대본은 무관용 원칙을 들어 강경 대응 기조를 이어갔으며, 파업은 16일째인 지난 9일 종료됐다.
◇ 인구 감소하는데…급증한 공무원 조직 '군살 빼기'
지난 참여정부 당시 97만8000명이었던 공무원 정원은 매 정부마다 2만~4만명 수준으로 늘다가 문재인정부에서 13만명 급증한 116만3000명을 기록했다.
윤석열 정부는 16년 만에 범정부 차원의 부처 조직진단을 실시하고 대수술에 나섰다. 인구 감소와 민간 부문 성장 등 행정환경 변화에도 공무원 인력 증가로 국가 재정에 부담이 가중됐다는 판단에서다.
매년 부처 정원의 1%씩(5년간 총 5%)을 '범정부 통합활용정원'으로 지정하고 해당 인력을 필요한 곳에 재배치하는 '통합활용정원제'를 도입했다. 인력 효율화로 증원을 최소화하는 것이 골자다.
최근 국가직 공무원 1134명이 통합활용정원으로 지정됐으며, 해당 인력은 범죄자 전자감독과 마약사범 직접수사 등 인력이 필요한 '국민보호·사회안전 분야'에 집중적으로 배정됐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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