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공연계 활짝 웃었다…뮤지컬·클래식 '쌍끌이'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2022. 12. 26.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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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 연말정산 ① - 2022년 공연계
올해 공연 티켓 판매액 5300억 원…뮤지컬 시장 규모 처음 4천억 원대 돌파
대작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 시장 주도 속 국내 창작 뮤지컬 약진
임윤찬 신드롬급 인기 구가…'한국 클래식 경쟁력=콩쿠르 우승' 아니야
편집자 주
여전히 코로나는 현재 진행형이지만 올해는 2020년과 2021년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조처가 해제돼 '일상 회복'에 한 걸음 더 다가갔습니다. 이로 인해 가능했던 크고 작은 변화는 문화연예계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2022년의 문화연예계를 결산해봅니다.
창작 뮤지컬 '마타하리' 중 한 장면. EMK뮤지컬컴퍼니 제공
2020년부터 지속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연계의 피해가 막심했다. 올해 공연계는 코로나19 엔데믹과 맞물려 눈에 띄게 호조세를 보였다. 방역패스(1월), 밤 10시 이후 공연 제한, 죄석 띄어 앉기(이상 4월) 등 방역수칙이 해제되면서 관객이 급증했다. 공연장의 호조세를 견인한 건 뮤지컬과 클래식이다.

올해 공연 티켓 판매액 5300억 원…뮤지컬 4천억 원 역대 최고

 
뮤지컬 '영웅' 중 한 장면. 에이콤 제공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올해 공연 티켓 판매액은 5334억 원을 기록했다. 2020년 1720억 원, 2021년 3069억 원에 비해 월등히 높아진 수치다.

특히 뮤지컬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올해 뮤지컬 티켓 판매액은 4069억 원(이상 12월 24일 기준)에 달했다. 국내 뮤지컬 티켓 판매액이 4천억 원을 넘은 건 올해가 처음이다. 2020년 1435억원으로 바닥을 찍은 뒤 2021년 2343억 원으로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올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해외여행 등 여가 활동이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팬데믹으로 억눌렸던 소비자들의 문화 향유 욕구가 뮤지컬로 향한 덕분이다. 특히 20대가 새로운 관객으로 유입된 점이 눈에 띈다.

뮤지컬이 전체 공연 티켓 판매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이른다. 스테디셀러 '마틸다'(10월 개막)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11월 개막) '영웅' '스위니토드'와 신작 '물랑루즈!'(이상 12월 개막) 등 대작 뮤지컬 공연이 내년 초까지 이어지는 만큼 티켓 판매액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중 '영웅'은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로 영화화되며 주목받았다. 지난 21일 개막한 동명영화(감독 윤제균)는 3일 만에 관객 30만 명을 모으며 '아바타2'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지키고 있다.

클래식의 경우 방역수칙 완화로 해외 유명 연주자와 해외 악단들의 내한공연이 증가하고, 임윤찬, 조성진 등 스타 연주자들의 공연이 이어지며 활기를 띄었다.

대작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이 시장 주도…국내 창작 뮤지컬 약진 


뮤지컬 '킹키부츠' 중 한 장면. CJ ENM 제공
흥행이 검증된 스테디셀러 대작 뮤지컬 공연에 쏠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 창작 뮤지컬, 내한공연이 골고루 관객을 만났다.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의 위세는 여전했다. 올해 상반기 뮤지컬 티켓 예매 순위 톱10 중 5칸을 차지했다. '지킬 앤 하이드' '레베카' '아이다' '데스노트' 등이 흥행을 주도했다.

하반기에 높은 흥행성적표를 기록한 '미세스 다웃파이어' '킹키부츠' '엘리자벳' '데스노트'와 12월 티켓 판매 사이트 인터파크에서 상위권에 있는 '물랑루즈!' '마틸다'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스위니토드' 등도 해외 라이선스 공연이다.

대작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이 시장을 주도한 가운데 대중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창작 뮤지컬이 눈에 띄었다. 대극장(1천 석 이상)에서 공연한 스테디셀러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 '마타하리' 엑스칼리버'는 상반기 뮤지컬 흥행 톱10에 들며 해외 라이선스 뮤지컬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중소극장에서 공연한 '프리다' '쇼맨_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배우' '렛미플라이' 등도 호평받았다. '베토벤' '베르사이유의 장미' '시스터즈' 등 내년 창작 뮤지컬 라인업도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뜸했던 내한공연도 계속됐다. '라이온 킹'(1월) '노트르담 드 파리' 앙코르 공연(2월) '블루맨그룹'(6월) '푸에르자 부르타'(9월) '태양의 서커스-뉴 알레그리아'(10월) 등이 한국을 찾았다. 내년에는 '캣츠' '시카고' '시스터 액트' 내한공연이 예고됐다.

임윤찬 스타탄생…콩쿠르에 목맬 필요는 없어


피아니스트 임윤찬. 황진환 기자
올해 클래식 분야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임윤찬(18·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휴학)은 지난 6월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한 후 아이돌 못잖은 팬덤을 형성하며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임윤찬이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에서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919만 회를 기록하고 있다. 콩쿠르 우승 후 가진 국내 연주회 좌석은 모두 매진됐고, 지난 11월 발매한 공연 실황 앨범 '베토벤, 윤이상, 바버'는 발매와 동시에 1만 장 이상 판매되며 플래티넘을 달성했다.

한국 젊은 연주자들의 콩쿠르 우승 소식이 줄줄이 전해졌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장 시벨리우스 콩쿠르·5월), 첼리스트 최하영(퀸 엘리자베스 콩쿠르·6월), 피아니스트 이혁(롱티보 국제 콩쿠르·11월), 첼리스트 한재민(윤이상 국제음악콩쿠르·11월)이 잇달아 낭보를 가져왔다.

덕분에 K클래식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하지만 한국 클래식의 경쟁력을 일부 연주자의 콩쿠르 성적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되고, 콩쿠르에 목맬 필요도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양인모는 "모든 연주자가 콩쿠르에 출전해야 하는 건 아니다. 유럽에는 콩쿠르에 나가지 않아도 좋은 커리어를 유지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임윤찬은 "콩쿠르 우승이 아닌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음악을 나누는 것이 내 음악인생의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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