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했던 빗물저금통 잘 활용하시는 것 보면 뿌듯해요"
서울시 올해 사회공헌형 '50+보람일자리' 사업으로 4755개 일자리 창출
이회승 50플러스재단 대표이사 직무대행 "더 다양하고 알찬 활동으로 참여자 모실 것"
"아직 내 능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것이 뿌듯하고 학교나 유치원 등에서 몰랐던 빗물저금통을 잘 활용하시는 거 보면서 보람도 많이 느꼈어요."
윤혜숙(59)씨는 올해 서울시 산하기관인 50플러스재단이 운영하는 보람일자리사업의 한 분야인 빗물관리지원단에서 5월에서 11월까지 일했다.
빗물관리지원단은 빗물을 모아 화단조성과 인공연못, 도심청소 용수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에서 지원하고 설치한 빗물저금통' 1100곳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점검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윤 씨는 2인1조로 한 달에 25개 빗물저금통(탱크)을 찾았다.
"아이들이 빗물로 텃밭 가꾸는 것 보면 큰 보람"
다니던 병원을 은퇴하고 창업과 새로운 취업을 고민하던 박영수(가명)씨는 50플러재단 보람일자리사업에 지원해 자립생활센터지원단에서 일했다. 센터 사업수행을 위한 행정업무 보조였는데 중요한 삶의 활력을 찾았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장애인분들을 만나면 긴장하게 되고 실수를 해서 곤란한 상황도 있었어요. 그럴 때마다 장애인분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 주시더라고요. 장애인분들이라고 해서 다 아프신 분들이 아닙니다. 적극적인 사고와 의사표현으로 삶을 개척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다만 행동하고 의사표현에 불편함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인 편리성을 도와드려야하는 겁니다"
그는 "은퇴후 인생2막의 삶이 아직 좌충우돌하고 있지만 장애인자립생활센터지원단에서 일한 것이
영화 속의 한 장면 같다"며 "스스로 보람있고 삶의 활력을 찾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명란 씨는 지난 2019년 금융기관 은퇴후 재능기부활동과 보람일자리사업 참여자로 일한 경력을 살려 올해 저소득어르신급식지원사업단의 사업담당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돼 일했다.
그는 "식자재 손질과 조리, 식기세척 등이 상당히 힘들지만 참여자분들 모두가 어르신을 내 부모님이라고 생각하며 사회공헌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는 자부심으로 보람있게 활동하는 것을 봤다"며 "그분들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한 씨는 자신도 (기간제 근로자) 일을 그만두게 되면 '저소득 어르신 급식지원사업단'에 지원해 일할 생각이라며 조리 말단인 설거지부터 하겠다는 각오라고 했다.
서울시 50플러스 재단, 올해 사회공헌형 일자리 4755개 창출
대체로 교육수준이 높고 기존 노인세대와 다르게 일방적으로 복지혜택을 받는 것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이들의 평균 퇴직 연령은 47.4세, 희망 퇴직연령은 68세, 희망 사회참여활동 연령은 71.7세로 파악됐다.
서울시 50+보람일자리는 이같은 중장년층이 퇴직 후에도 역량과 경험을 살려 일과 사회활동 참여를 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올해는 장애인·노인·청소년 복지시설과 지역아동센터, 어린이집 등 35개 사업의 활동처 총 3천754곳에 4천755개의 일자리가 제공됐다.
서울시와 50플러스재단은 2015년 처음 442개의 보람일자리를 마련한 이래 매년 새로운 분야를 발굴하며 규모를 늘려 왔다. 7년간 총 1만4천742명이 보람일자리 사업에 참여했다.
특히 올해는 1인 가구에 맞춤형 서비스를 연계하는 '1인가구상담헬퍼'와 소외된 노인의 식사를 돕는 '건강형 식사 지원단'·'어르신 식사 지원단' 등이 신설됐다.
지난 23일에서는 보람일자리 활동으로 쌓은 사회적 가치와 의미를 공유하기 위한 성과공유회가 열려 우수 참여자 시상, 사업별 활동사진 전시, 축하공연이 진행됐다.
이회승 서울시50플러스재단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선배시민이라 할 수 있는 우리시대의 중장년 세대는 보람 있는 일과 사회공헌에 대한 의지와 관심이 높다"며 "보람일자리 사업이 새롭게 시작될 때마다 많은 분들이 지원해 높은 경쟁률로 참여자를 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다양하고 알찬 활동으로 참여자를 모실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며 "내년에도 중장년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새로 발굴해 보람일자리를 약 5천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인생 전환기'를 맞은 중장년 세대가 행복한 노후를 맞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종합계획 '다시 뛰는 중장년 서울런 4050'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20일 마포구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6년까지 총 4천600억원을 투입해 ▲ 직업 역량 강화 ▲ 재취업·창업 지원 ▲ 디지털 역량 강화 ▲ 인생 후반 설계·노후 준비 ▲ 4050 전용공간 조성 등 5개 분야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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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권혁주 기자 hjkwon205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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