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부실회계로 몸살 앓는 해외 코인 거래소… 국내는 안전하지만

이정수 기자 2022. 12. 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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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FTX가 횡령과 자전거래 등을 일삼다 파산한 데 이어 바이낸스마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 중단 통보를 받는 등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신뢰성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 거래소의 경우 금융 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아 회계 부정 위험에 대해 비교적 안전한 편이지만, 시세 조종이나 해킹 등에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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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거래소, 조세회피처에 위치해 제대로 된 감시 불가능
국내 거래소, 특금법으로 감독 받아 비교적 안전… 해킹 등에는 취약
거래소에 대한 불신 커지며 ‘탈중앙화’ 거래소로 자산 이동

최근 FTX가 횡령과 자전거래 등을 일삼다 파산한 데 이어 바이낸스마저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 중단 통보를 받는 등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신뢰성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 거래소의 경우 금융 당국의 관리·감독을 받아 회계 부정 위험에 대해 비교적 안전한 편이지만, 시세 조종이나 해킹 등에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파산을 선언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창업자 샘 뱅크먼 프리드/연합뉴스

가상자산 분석업체 원더프레임의 김동환 대표는 “업비트 등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지난해부터 시행된 ‘특정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특금법)’의 적용을 받아 해외 거래소에 비해 고객 예치금 횡령 등의 위험에서 안전한 편”이라고 25일 말했다.

특금법에 따르면 국내 거래소들은 회사의 고유재산과 고객의 예치금을 구분해 관리해야 하는 의무를 갖는다. 또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과 은행들은 각 거래소가 이 같은 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지 검사를 한다.

만약 법을 어긴 정황이 드러날 경우 해당 거래소는 최소 6개월에서 최대 영구적인 영업 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반면 해외 거래소들은 대다수가 강한 금융 법 규정이 적용되는 미국이나 유럽 등이 아닌 조세 회피처에 거점을 둔 경우가 많아 제대로 관리·감독을 받지 않았고 지배 구조나 운영 체계도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아 사고에 취약할 수 밖에 없었다.

지난달 파산을 선언한 세계 3위 거래소 FTX의 경우 창업자인 샘 뱅크먼 프리드는 미국 국적이었지만, 거점은 조세 회피처인 바하마에 있어 미국 금융 당국의 개입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미 금융 당국이 가상화폐의 대출과 마진거래, 공매도 등을 금지하자 FTX를 포함한 여러 거래소들은 조세 회피처로 거점을 옮겼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 역시 지배 구조가 외부에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아 대형 금융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바이낸스는 몰타를 비롯한 조세 회피처에 법인을 4개 이상 설립해 운영되는데, 어떤 법인이 바이낸스의 글로벌 서비스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비교적 안전하다고 알려진 국내 거래소들 역시 허술한 점은 있다. 국내 거래소들은 가상자산의 상장과 폐지, 매도 행위 중개 등의 권한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에 시세 조종이나 자기자본 거래와 같은 이해 상충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사 등에 기능을 분산했지만,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거의 모든 권한이 거래소에 집중돼 있다.

또 고객이 예치한 자산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별도 규정이 없는 점도 문제다. 따라서 각 거래소마다 그 방법이 다를 수 있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은행과 같은 제3의 기관을 지정해 예치금을 관리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그래픽=이은현

FTX의 파산 이후 기존 거래소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최근 탈중앙화 거래소로 눈을 돌리고 있다. 탈중앙화 거래소를 이용하면 개인이 직접 자금 관리, 거래 체결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FTX나 바이낸스 등과 같은 중앙화 거래소(CEX)는 고객이 금액을 예치하면 거래 중개, 예금 보호 등을 거래소가 대신해 준다. 그러나 중앙화 된 회사가 한 곳에 모든 자산을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자전거래나 횡령 등 도덕적 문제에 노출될 수 있고 해킹 등의 위험에도 취약한 편이다.

FTX가 파산한 후 세계 1위 탈중앙화 거래소인 유니스왑에서 이더리움 거래량은 203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최대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거래량의 3배에 이르는 수치다. 또 FTX 파산 이후 열흘 간 탈중앙화 거래소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33.8% 증가한 반면 중앙화 거래소에선 4.6%의 비트코인이 유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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