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일몰법안·2개 쟁점법안, 연말연초 정국 ‘뇌관’ 부상

배민영 2022. 12. 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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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본회의 앞두고 강대강 대치
안전운임제·특별연장근로·건보지원
3개 일몰법안 효력 2023년부터 사라져
여야, 법사위 등서 막판 조율에 나서
연장근로, 野 입장 못 정해 난항 예고
양곡관리법·노란봉투법은 이견 첨예
與, 2개 쟁점법 ‘악법’ 주장해 평행선
野, 패스트트랙 추진 땐 충돌 재현될 듯

여야가 내년 예산안을 가까스로 연내 처리하며 큰 고비는 넘겼지만, 여전히 각종 쟁점법안 등에 대한 처리를 남겨두고 있다. 각 법안을 둘러싼 여야 입장이 첨예하게 갈린 탓에 연말·연초 정국에서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간 강대강 대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오는 28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일몰법안’과 ‘쟁점법안’을 일괄 처리하기로 했지만, 양측 견해 차가 커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일몰법안은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과 근로기준법,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등 3개다. 각각 화물차 안전운임제 3년 연장, 30인 미만 사업장 8시간 특별연장근로 허용, 건보재정 국고 지원 등과 관련이 있다. 쟁점법안으로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있다.
노동계 안전운임제 시위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 중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노조원들이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화물차 번호판을 목에 걸고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세종=뉴스1
여야는 일몰법안의 효력이 내년부터 사라지는 만큼 이들 법안 내 일몰 조항을 연장할지 여부를 먼저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안전운임제의 경우 3년 연장하되, 적용 품목은 줄이자는 것이 정부·여당의 기존 입장이었다. 그러나 화물연대가 조직적인 운송 거부에 돌입하자 “원점 재검토” 입장을 못 박은 바 있다. 반면 민주당은 일몰 3년 연장안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당초 정부·여당이 내세웠던 안인 점도 강조하고 있다. 여야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었던 해당 법안을 두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막판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별연장근로 허용 연장 조항의 경우 26일 법안소위 심사에 들어간다. 국민의힘은 중·소상공인, 자영업자는 물론 근로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일몰 조항을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지 않을 경우 생계를 위해 ‘투잡’, ‘스리잡’을 뛰려는 구직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문재인정부가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묶어 생긴 사회적 부작용을 일단 특별연장근로 허용으로 해소하자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와 관련해 뚜렷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된 건보 재정 국고지원 일몰 연장 조항에 대해선 민주당이 적극적이다. 일몰 규정을 폐지하고, 계속해서 국고지원을 하자는 입장이다. 국민이 납부한 건보료만으로 건보 보장을 강화할 수 없고, 또 어느 정부도 정부재정 지원을 폐지한 적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연합뉴스
여야는 일몰법안 처리와 관련해 협상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시일이 많지 않으니 우선 일몰법안 관련한 처리를 우선할 것으로 보인다”며 “쟁점법안에 비해 양당 간 절충 지점을 찾는 것이 어렵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여당에선 민주당이 요구하는 건보 관련 일몰 연장안을 수용하는 대신 특별연장근로 허용 연장안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상임위별 논의를 우선 진행한 뒤 원내지도부에 보고하고, 논의하는 절차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쟁점법안인 양곡관리법과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여야 의견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이 각각 쌀 시장을 왜곡하고, 불법 파업을 조장하는 ‘악법’이란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쌀값 안정과 노동권 보장을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법사위에 계류된 지 60일이 지난 양곡관리법은 28일 본회의에 상정될 가능성도 있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르면 법사위에서 60일간 계류된 법안은 소관 상임위 재적 의원 5분의 3이 동의하면 바로 본회의 상정이 가능하다. 연내 양곡관리법 처리를 주장해 온 민주당이 패스트트랙을 추진한다면 여야 충돌이 재연될 수 있다.

여권에선 “본회의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쟁점법안까지 한꺼번에 다룰 경우 결국 이도 저도 처리되기 어려운 난감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음은 민주당도 잘 알 것”이라며 “여야 원내대표 간 어느 정도 조율이 있었으니 28일 본회의가 잡힌 것 아니겠나”라는 말이 나왔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이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의원인 점을 주된 변수로 보고 있다. 상임위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재차 원내대표 간 협상을 통해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배민영·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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