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2022]'GOS 논란'에 뭇매 맞은 삼성…'M자 탈모' 치료한 애플
아이폰14 프로 '디자인' 호평…中공장 셧다운 '악재'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올해 스마트폰 업계를 관통하는 단어는 '롤러코스터'였다. 전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 삼성전자는 상반기 'GOS'(게임 최적화 서비스) 사태로 갤럭시S22 시리즈의 품질 논란을 겪었지만, 하반기 갤럭시Z폴드·플립4가 흥행에 성공해 폴더블폰 대중화에 청신호를 켰다. 그럼에도 여전히 애플과 중국 업체에 낀 '샌드위치' 상황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와 스마트폰 전략 개편에 나섰다.
애플은 아이폰14 고가 모델에 M자 '노치' 디자인을 빼고 알약 모양 '다이내믹 아일랜드'를 넣어 호평을 받았다. 그간 '노치'가 영상이나 이미지를 가려 아이폰의 단점으로 꼽히자 변화를 줬다. 하지만 아이폰 최대 생산 기지인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이 코로나19로 전면 폐쇄되면서 아이폰14 생산이 차질을 빚었다.
국내 시장은 지난해 LG전자의 철수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체제로 재편됐지만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애플은 국내 입지를 강화하고자 올해부터 국내 시장 공략에 열을 올렸다. 1년새 애플스토어 매장을 2곳 연 데 이어, 현대카드와 손잡고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준비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모토로라가 약 1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삼성 '갤럭시S22' 출시 직후 'GOS 논란'…갤럭시 맞춤 AP 개발 등 개편
삼성전자는 2월말 갤럭시S22 시리즈 출시 직후 GOS 논란에 휩싸였다. GOS는 고사양 게임 애플리케이션(앱)을 실행시 발열을 막고자,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해상도 △화면 밝기 등 성능을 낮추는 기능이다.
지난 2016년 갤럭시S7 때부터 있었지만, 그동안 유료 앱만 설치하면 소비자가 알아서 끄고 킬 수 있었다. 하지만 갤럭시S22때부터 우회경로가 비활성화돼 본격 논란이 됐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장(부회장)이 3월 주주총회에서 공식 사과를 할 만큼 반발이 거셌다.
결국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SW) 업데이트로 GOS 기능을 조절해 쓸 수 있도록 '선택권'도 줬지만 공정거래위원회에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신고 당했다. 사용자 1800여 명은 집단소송도 제기했다. 이에 노태문 MX사업부 사장은 사내 타운홀 미팅에서 GOS 논란을 언급하며 '갤럭시 맞춤 AP 개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AP는 두뇌 역할을 하는 메모리 반도체로, GOS 사태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GOS 논란은 8월말 출시된 갤럭시Z플립4·폴드4가 인기를 끌면서 잦아들기 시작했다. 갤럭시Z플립4는 힌지 주름을 개선하고 배터리 용량을 늘렸고. 또 갤럭시Z폴드4는 '언더 디스플레이 카메라'(UDC·전면 화면 밑에 숨겨진 카메라)의 모기장 문제(모기장 같은 격자 무늬 표시)를 해결하고 무게를 8그램(g) 줄여 이목을 끌었다.
실제로 두 제품은 사전 판매기간 동안 약 97만대 팔리며 역대 갤럭시 시리즈 중 최고 성적을 찍었다. MX 사업부 매출이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3분기 두 자릿수(13%) 성장률을 기록하는 데도 기여했다.
이를 두고 삼성전자가 올해 폴더블폰 판매량 1000만대 이상을 이루겠다는 일명 '폴더블폰 대중화'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원가 절감에 치중하는 것에 벗어나 성능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애플이 자체 AP만을 고수해 고성능 제품을 만든다는 평가를 받음과 동시에 플래그십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기 때문. 또 오포·샤오미·비보 같은 중국 기업도 가성비를 무기로 삼성전자를 추격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폰 전략 개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종희 부회장이 이달 15일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 마련을 촉구한 게 큰 영향을 줬다. 변화에 대한 움직임은 이달초 조직 개편에도 드러났다. 실제로 회사는 갤럭시 맞춤 AP 개발에 속도를 내고자 이달초 MX사업부 내 AP 솔루션 개발팀을 신설했다.
◇애플, 5년 만에 'M자 노치' 없앤 아이폰14 공개…中폭스콘 공장 셧다운 '악재'
애플은 9월초 5년 만에 M자형 노치(화면 상단 테두리)를 없앤 아이폰을 공개했다. 아이폰14 프로와 아이폰14 프로맥스가 주인공이다. 영상과 사진을 가려 눈에 거슬린다는 평가를 받은 노치를 알약 형태의 구멍으로 줄였다. 또 이 구멍에 '다이내믹 아일랜드'라는 이름도 붙여줬다. 앱 활용도에 따라 자유자재로 크기가 달라지며 알림창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다.
큰 변화를 준 덕분에 이번 아이폰14 고가 제품은 "하드웨어(HW)의 문제를 창의적인 '사용자 경험'(UX) 디자인으로 해결했다"는 업계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폰14는 큰 악재를 직면했다. 아이폰 최대 생산 기지인 중국 정저우 폭스콘 공장이 11월초 코로나로 셧다운 되면서다.
타격은 상당하다. 모건스탠리는 올 4분기 아이폰 출하량은 당초 예측했던 8500만대에서 950만대 줄어든 7550만대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정저우 공장은 아이폰14 기본 모델의 80%, 프리미엄 제품의 85% 이상을 생산한 곳이다.
◇삼성·애플, 같은날 '중저가 폰' 출시…애플페이 겨냥해 3년 만에 삼성페이 광고
올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투톱체제로 굳혀졌지만, 두 업체간 열띤 경쟁이 돋보였다. 먼저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아이폰SE3 출시일에 맞춰 LTE(4G) 보급형 폰 '갤럭시A23' 판매를 시작했다. 일종의 '타임(마케팅) 전략'을 펼친 것.
또 애플은 올해 삼성전자의 텃밭인 한국 시장에 유독 공을 들였다. 3월과 9월 각각 명동·잠실에 애플스토어 매장을 열었다. 이로써 국내 애플스토어는 지난 2018년 가로수길점을 통해 한국 시장에 상륙한 지 4년 만에 4곳까지 늘었다.
이와 함께 애플은 '애플페이' 도입에 한창이다. 애플페이는 4일 금융감독원의 약관 심사를 통과한 상태로, 내년초부터 정식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애플은 2015년부터 한국에 애플페이를 출시하고자 카드사와 협상을 벌였지만, 국내 흔치 않은 '별도 NFC 단말기 설치 비용 부담' 문제 등으로 불발됐다. 애플페이 도입 소식에 삼성페이는 11월 3년 만에 광고 영상을 선보이며 견제하고 있다.
한편 고가 제품에 집중하는 삼성과 애플의 빈틈을 노려 9년 만에 한국에 복귀한 업체도 있었다. LG헬로비전과 손을 잡고 5월 돌아온 모토로라가 주인공이다. 모토로라는 3개의 중저가폰을 내놨지만, 국내 점유율이 1%도 안 되는 등 성과는 미미하다.
woobi12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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