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백집사' 이준영 "'연기돌' 수식어, 스스로 열심히 하게 만들어 좋다"[SS인터뷰]

김민지 2022. 12.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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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민지기자]“연기돌이라는 수식어가 되게 좋은 것 같다. 나를 움직이게 만들어 주고 열심히 해야 하는 상황에 던져주는 것 같아서 증명하고자 열심히 하고 있다.”

배우 이준영이 지난 22일 종영한 MBC 드라마 ‘일당백집사’에서 주연 김태희 역으로 분했다. 김태희는 과거의 한 트라우마로 인해 의사를 그만두고 생활 심부름 서비스 ‘일당백’ 직원으로 살아가는 인물로, 야무진 일 처리는 물론 훈훈한 외모에 따듯한 마음마저 겸비했다. 배역과 어딘가 닮은 구석이 많은 그는 최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를 통해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일당백집사’는 고인과 대화할 수 있는 장례지도사가 그들이 생전 전하지 못한 마지막 소망을 이뤄주는 이야기를 소재로 한 드라마다.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준영은 “판타지적인 요소가 있지만 각 인물이 살아가는 환경과 고인들의 소원에 현실적인 부분들도 많았다. 평소 작품을 고를 때 현실적인 게 얼마나 반영되어 있는지를 중점으로 보기도 하고 그런 대본들이 더 잘 읽히더라”고 답했다.

에피소드마다 따듯함을 담아낸 ‘일당백집사’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이준영은 “관계의 소중함인 것 같다. 그리고 가족에 대한 애틋함도 많이 느꼈다”며 “나도 반성을 많이 하고 있다. 가족이라는 게 같이 있다 보면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별을 생각했을 때 후회되는 게 많은 것 같다. 인연을 소중히 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족과 따로 사는데 조금 바쁘다는 핑계로 못 갈 때도 있다. 이 작품을 찍고 나서는 신경써서 연락도 드리고 영상 전화도 했다. (웃음)”


이준영은 김태희 역과 훈훈한 외모, 따듯한 마음 등 비슷한 면이 많았다. 스스로 느끼는 싱크로율은 얼마나 될까. 그는 “50퍼센트 정도 닮은 것 같다. 나도 완벽주의 성향이 있다. 맡은 일을 어떻게든 잘 해내고 싶다”며 “다른 점이 있다면 감정 조절하는 부분이다. 태희는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본인의 아픈 내면을 숨기고 살았는데 나였다면 절대 그렇게 못했을 것 같다. 나는 감정 표현을 잘하는 편이어서 그런 부분이 다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대본 볼 때 상대 배우의 대사까지 다 외운다. 하나도 안 빼놓고 다 하고 싶다는 강박이 있는 것 같다. 처음 연기할 땐 선생님 없이 혼자서 해야 해서 무작정 다 외웠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초반과 똑같이 외우고 있는데 지금은 그게 더 편하다. 역으로 현장에서 지금 촬영하는 게 어떤 장면인지 질문을 많이 받았다.”

또한 “이번 작품 덕분에 내가 눈물이 이렇게 많은 사람이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단점일 수도 있는데 태희의 시점에서 연기해야 하는데 자꾸 이준영의 감정이 올라와서 울면 안 되는 장면인데도 울고 있더라. 그럴 때면 바로 잡고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촬영에 임했다”고 전해 감성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극 중 김태희는 사고를 당한 동생을 의사로서 살려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혼자서 안고 살아간다. 시청자로서 안타까웠다고 말하자 이준영 역시 “너무 불쌍했다. (김태희는) 어떤 마음으로 살았을까”라며 “(9화 중 동생이 병원으로 실려 온 장면에서) 애드리브로 ‘도와주세요’라는 대사를 했다. 의사로서 당연히 살려내야 할 의무를 갖고 있는데 지금 내 손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다른 사람들과 이미 다 포기한 상태였다. 그때 만큼은 의사가 아닌 형의 모습이 나온 것 같다”고 말하며 울컥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런 부분들이 감독님도 너무 슬프고 먹먹했다고 해주셨다. 그 장면을 찍고 나서 하루 종일 기분이 많이 다운됐던 것 같다. CPR(심폐소생술) 장면을 찍을 때 무서웠다. 내가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느라 현장이 조용했다. 그 시간이 무섭기도 했다.”


작품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온 이준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운 점에 대해 “대본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채로워진 것 같다. 전에는 내가 맡은 역할의 관점에서만 봤다면 이번엔 내가 동주가 돼보고, 서해안도돼보면서 내가 맡은 저 역할은 어떨지 고민하다 보니 안 보였던, 생각 못 했던 게 보이게 되더라. 그러면서 대본 해석 능력이 키워지지 않았나 싶다”고 꼽았다.

이준영에게 ‘연기돌’이라는 수식어를 빼놓을 수 없다. 연기를 통해 인지도를 높인 그는 “(연기돌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다는 면도 없지 않아 있다. 아이돌 출신의 배우에 대해 선입견을 품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며 “(연기돌 수식어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나는 다른 무기가 있는 거다. 노래, 춤, 연기 다 가능해서 영광스러운 칭호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나에게 붙는 게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이준영은 올 한해 ‘일당백집사’를 비롯해 넷플릭스 ‘모럴센스’, 공개일을 앞둔 ‘용감한 시민’ 등 많은 작품에 임하며 ‘열일’ 행보를 펼쳤다. 한해를 돌아보며 그는 “데뷔 이래 가장 바쁘게 지냈다. 그러면서 연기가 조금 더 재밌어졌다. 작품마다 얻은 게 많다. 실수도 있었지만, 더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작업한 한 해였다. 이에 감사하며,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mj98_24@sportsseoul.com
사진 | 제이플랙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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