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공포에 사라…내년에도 믿을 건 반도체· 배터리"
반도체, 상반기 중 업황 저점 통과…분할매수 적기
(서울=뉴스1) 강은성 유새슬 손엄지 이기림 공준호 기자 = 2023년 증시는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올해 내내 하락장을 경험한 만큼 내년엔 바닥을 찍고 상승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지만 미국 등 대내외 금리인상 흐름과 본격화될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의 실적악화로 시장은 차갑기만 하다.
그렇다면 1400만 개미(개인)투자자는 내년에 어떤 투자전략을 취해야 할까. 증시 격언으로도 유명한 '공포에 사라'는 조언을 실천할 시점이 내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시장을 관망하면서 여유자금이 있다면 저점 분할매수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투자하기 좋은 업종으로는 그간 동학개미의 사랑을 받아온 '반도체와 배터리' 업종에 집중하는 좋겠다는 권고다. 단 불확실성이 큰 만큼 분할 매수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체적이었다.
◇반도체, 내년은 '저점 매수' 적기
26일 <뉴스1>이 주요 증권사 16곳의 리서치센터장들에게 '내년도 투자해도 괜찮을 종목'을 복수 응답으로 추천받은 결과 '반도체/부품'(12표, 35.3%)과 '배터리/2차전지/소재'(7표, 20.6%)가 가장 많았다.
추천 업종으로 꼽혔다 해서 해당 업종이 반드시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을 동반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추천업종으로 꼽힌 반도체 종목이 그렇다.
증권사 센터장들은 올해 내내 업황 부진과 재고 누적 등으로 부진했던 반도체 업종이 내년에도 업황 개선 속도에 따라 불확실성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2023년 이후엔 '반도체 업황 사이클'에 따라 업황 개선이 확실시되는 만큼 내년엔 '저점매수' 차원에서라도 여유자금으로 분할매수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다.
정연우 대신증권 센터장은 "반도체 업종은 투자 축소·철회로 2023년 하반기 수요 우위국면에 진입해 업황과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식시장의 선반영 특성을 감안하면 내년도 상반기를 저점으로 상승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김지산 키움증권 센터장도 "주요국의 수요 둔화에 따른 수출 부진 흐름이 이어지며 상반기 중 반도체 업황은 저점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에는 감산에 따른 유통재고 감소 효과 나타나며 업황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상반기엔 고금리 환경 하에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은행주와 경기 침체국면에 따른 음식료, 건강관리 등 경기방어주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면서도 "하반기로 갈수록 통화 긴축 우려가 약해지고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가 강해질 수 있으므로 그간 낙폭이 컸던 반도체, 2차전지, 게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차전지는 올해 하락장에서도 코스피를 견인한 몇 안되는 종목 중 하나다. 내년 역시 2차전지에 대한 전망은 밝다.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만큼 내년에도 꾸준히 투자 관심을 놓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센터장은 "국내외 명목·실질금리가 고점을 통과하면서 글로벌 핵심 B2B(기업간) 자본재 성격이 짙은 배터리, 2차전지, 반도체 등 한국 IT 대표업종이 괄목상대의 트리거로 기능할 전망"이라고 예측했다.
김지산 센터장도 "내년 상반기 2차전지를 비롯해 자본재(방산), 기계 등이 구조적 성장세 및 수주 모멘텀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센터장은 "내년은 경기 순환상 하락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시클리컬(경기민감) 업종들은 생각보다 회복이 더딜 것"이라면서 "단기적인 경기 순환과 조금 무관한 정책 테마나 한국의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는 업종이 긍정적"이라고 봤다.
이 밖에 '바이오/제약'을 꼽은 센터장은 4명, 윤석열 정부가 강화하고 있는 원전 정책을 중심으로 한 '원전' 업종을 꼽은 센터장이 3명, 인터넷/게임은 2명이었다.
◇불확실성높아 분할매수 추천…빚투는 금물
센터장들은 내년도 증권시장 불확실성이 큰 만큼 동·서학개미 모두에게 분할매수 전략을 추천했다. 이른바 '공포에 사라'는 증시 격언을 실천할만한 타이밍이 바로 내년 증시라는 것이다. 단 '빚투'는 금물이라고 모든 센터장이 입을 모아 강조했다.
12.5명(75%)의 센터장이 '불확실성이 길어질 것이기에 분할매수를 하라'는 투자 의견을 냈다. 황승택 하나증권 센터장은 분할매수와 관망에 0.5표씩 행사했다. 적극 매수와 비중 축소 의견은 각각 1명(6.25%)씩 나왔다.
유종우 한국투자 센터장은 "이례적인 금리 상승 국면에서 투자 결정은 매우 어려운 선택이며 특히 자금 조달 비용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자, 즉 빚투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센터장은 "증시 격언에 따르면 공포 국면에서 매수하는 게 옳지만 실제로 시행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한다면 재무적으로 건전성을 확보한 우량 종목과 산업 내 1등 종목에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풍문에 따라 투자하기보다 기업의 펀더멘털을 보고 장기 투자 관점에서 종목에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센터장은 "증시는 완만한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꾸준한 분할매수 전략이 유효한 시기"라고 분석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센터장은 "악재를 선반영해 적극 매수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며 더욱 적극적인 매수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반면 김현 다올투자증권 센터장은 "하락장이 길어질 것이므로 주식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고 답했다.
서학 개미의 투자전략에 대해서도 대동소이한 답변이 나왔다. 12명이 '분할매수', 2명이 '비중 축소', 1명이 '관망 및 보유'라고 답했다. 황승택 하나증권 센터장은 역시 '분할매수'와 '관망 및 보유'에 0.5표씩을 던졌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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