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코스피, 봄에 힘들고 가을에 기지개편다
"경기침체 예상보다 심각하면 추가하락 할 수도" 경고도
(서울=뉴스1) 강은성 공준호 손엄지 이기림 유새슬 기자 = 올해 코스피가 지속적인 하락추세를 보인 가운데 내년 상반기를 기점으로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금리나 경기 등 매크로 지표가 상반기 중 저점을 확인한 뒤 하반기부터 회복기대감이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뉴스1>이 국내 주요 16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에게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11명(68.75%)은 내년 코스피가 '상저하고'(상반기에 낮고 하반기에 높은 형태)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 코스피는 경기침체 우려 및 실적 악화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중단에 대한 기대감으로 지수가 하방을 버티게 되면 하반기에는 경기선행지수 반등 및 실적 바닥 확인에 힘입어 상승세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반기에는 경기 경착륙, 침체 가시화로 인한 변동성 확대와 통화정책 완화로 인한 분위기 반전시도를 전개할 것"이라며 "하반기 통화정책 완화와 경기회복 가시화로 상승세 전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주도로 1분기 이후 수출 지수가 개선되고 기업의 이익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내년 코스피가 바닥을 찍는 시점은 1분기(9곳, 60%)와 2분기(4곳, 26.7%)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1분기를 선택한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와 한국 수출 모멘텀 저점은 2분기로 예상한다"며 "통화정책 완화(금리 동결) 시점은 3월~4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로 예상됨에 따라 증시 선반영, 통화정책 변화 시점 등을 감안할 때 증시 저점은 1분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연간 코스피 지수 예상범위(밴드)로 하단을 2050선 정도로 제시한 바 있다. 즉 1분기에 최악의 경우 2100선마저 무너지는 '바닥'을 예상한 것이다.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를 코스피 바닥으로 보면서 하락국면이 좀 더 길어질 것으로 봤다. 그는 "현재 미국이 최종금리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음에도 개인, 기업을 막론하고 차주들의 부담이 연일 보도되고 있고 내년 상반기에 많은 회사채 만기가 몰려있어 크레딧 리스크도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선물 시장에 반영된 금리로 역산할 때 내년 상반기까지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상반기에는 금리 부담&경기 침체로 인한 투자 심리가 최악에 달할 것"이라고 봤다.
황 센터장은 이어 "또한 수요 둔화와 경기 침체는 기업들의 실적 둔화로 연결되며, 기업 실적 악화로 코스피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가 반등하는 시점으로는 2분기(7곳, 36.8%)와 3분기(7곳, 36.8%; 각각 복수응답)가 꼽혔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24년 이후 본격적인 정책전환과 함께 각국의 부양정책이 가동될 전망"이라면서 "시장은 2023년 하반기 중반부터 이를 선반영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내년에 상승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긴축 및 금리인상 압력이 완화되어야 한다는 답변이 11표(34.4%; 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중국 등의 코로나19 방역 정상화로 공급망 병목 현상 개선(9표, 28.1%)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6표, 18.8%) △높아진 밸류에이션 매력(2표, 6.3%) 등도 코스피 레벨 상승의 기회요인으로 꼽혔다.
기타 의견 가운데는 실물경기 침체와 금리여건 등이 최악을 지나면서 증시에는 상승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극단적인 비관 심리 완화로 수급 여건 개선'(이베스트투자증권), '경기침체와 고금리 등 악재 정점통과'(하나증권), '경기 선행지수 저점영역 진입'(다올투자증권), '경기 턴어라운드, 개선, 달러 약세 및 원화 강세, 반도체 업황 개선 등'(대신증권) 등이다.
반면 설문조사 응답자 중 5명(31.25%)은 내년 코스피가 '상고하저'를 나타낼 것이라고 보기도 했다. 상반기에 코스피가 상승흐름을 보인다는 것이 아니라 현 수준을 유지하다가 하반기에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증시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연준의 금리인상 흐름이 시장의 기대만큼 '완화적'으로 흐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일각의 기대와는 달리, 실제 연준의 피봇 전환 가능성은 미미하다"며 "관련 실망감은 산발적 매크로 균열과 결합해 하반기 시장의 제약요인으로 기능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상반기가 유리하다고 판단한다. 매크로 변수 변곡점 형성 및 기업실적 저점 확인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라며 "하반기는 2024년 기업실적 및 경제성장률 눈높이 조정으로 변동성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현 다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준의 정책 강도 완화 기대, 경기 선행지표의 저점 영역 진입, 중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의 조합이 상반기 상승 흐름을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하반기는 실물지표의 둔화가 조금 더 심화되는 과정에서 신용리스크 부각 가능성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에는 지수 레벨의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중 코스피 등락폭이 클것 같지는 않다"며 "연간 지수패턴을 따지는 것이 의미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짚었다.
코스피 하락 리스크로는 본격적인 경기침체(8표, 29.6%; 복수응답)가 가장 높은 표를 받았다. 그다음으로 △물가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오는 '스태그플레이션' 심화 △기업의 실적 하락 △기타 등 세 항목이 각각 18.5%, 5표씩 나눠가졌다. 이외에 △최종 목표 기준금리의 지속적인 상승 등 여전한 금리인상 압력(3표, 11.1%) △우크라이나-러시아전선 확대(1표, 3.7%) 순서로 대답했다.
기타의견을 살펴보면 신용위험에서 오는 경제위기를 꼽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신용위험 확대로 금융 시스템 리스크 전이'(신한투자증권), '중국 양안갈등과 국내 기업도산'(한국투자증권), '신용위기로 인한 극단적 수준의 경기침체'(메리츠증권), '경기 둔화와 순환적으로 형성되는 신용리스크에 대한 부담'(다올투자증권) 등 의견이 제시됐다. 현대차증권은 기타의견으로 중국경제 부진을 꼽았다.
esth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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