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 왜 인천 미추홀·서울 화곡동 주로 노렸나?

강민경 2022. 12. 26.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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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규모 전세 사기를 일으킨 '빌라왕' 김 모 씨는 인천과 서울 특정 지역 빌라와 오피스텔, 그리고 나홀로 아파트를 무더기로 사들였습니다.

이 지역은 크고 작은 전세 사기가 끊이질 않는 곳인데요.

왜 그럴까요? 강민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인천 토박이인 22살 A 씨.

발품 팔아 구한 첫 전셋집은 계약한 지 일주일도 안 돼 빌라왕 김 모 씨가 세운 법인의 먹잇감이 됐습니다.

현재는 금융 거래 제한이 걸린 상황입니다.

[A 씨 / 인천시 미추홀구(전세사기 피해자) : 법인일 경우 더는 (은행) 대출 연장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지금 대출 연체된 상황이고요. 신용카드도 지금 다 막혀 있는 상황이고….]

빌라왕 김 씨는 부동산 상승기였던 올해 초까지 수도권의 빌라 밀집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곳 인천 미추홀구와,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를 주로 노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지역은 이전부터 전세 사기 피해가 많았던 곳입니다.

[B 씨 / 인천시 미추홀구(전세사기 피해자) : 인천 지역에서 사기를 당했다고 계속 연락이 오더라고요. 그 사람들만 해도 대여섯 명 정도 되고….]

주택도시보증공사 보험에 가입한 사람 가운데 올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는 8월까지만 해도 약 2천5백여 건.

이 중 서울 화곡동이 300건을 넘겨 가장 많았고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주안동은 3번째로 많았습니다.

이유가 뭘까?

수도권인 점을 고려하면 입지 조건에 비해 집값이 싸기 때문입니다.

[강현정 / 전세피해지원센터장 : 화곡이나 인천 지역 같은 경우에는 거주하는 여건에 비해서 주택 가격이 저렴하게 형성되어 있다 보니까….]

특히 김포공항 근처인 서울 화곡동은 고도 제한으로 높은 아파트를 짓기 어려워, 자연스럽게 빌라 밀집 구역이 됐습니다.

언덕과 구시가지가 많고 산단이 몰린 인천에는 다세대 주택과 나홀로 아파트가 모여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집값이 치솟으며 입지 좋은 빌라를 찾는 사회 초년생들이 많아졌고, 덩달아 갭 투자를 노리는 임대사업자들도 늘어났습니다.

이들이 주로 인천과 강서구를 노려 피해자들이 속출한 겁니다.

[강현정 / 전세피해지원센터장 : 센터 피해 접수 상담을 하는 많은 분들이 청년이나 신혼부부가 많이 확인되고 있고….]

결국, 큰 피해를 본 건 해당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성실히 살아보려던 시민들입니다.

[A 씨 / 인천시 미추홀구(전세사기 피해자) : 인천은 솔직히, 저는 좋거든요. 이렇게 집 문제만 터지지 않았었다면….]

법망을 피해가며 부동산 시장을 교란시킨 전세 사기를 엄벌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YTN 강민경입니다.

YTN 강민경 (kmk021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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