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뉴스 ②] 소통이 핵심, 우마무스메와 게임위 논란
올해 전 세계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 바로 엔데믹이다.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가 엔데믹을 선포했다. 해외여행 규제도 완화됐으며 대학 축제, 콘서트 등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가 열리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약적으로 상승한 게임 산업 역시 크고 작은 다양한 이슈들이 있었다. 좋은 일도, 궂은 일도 많았다. 과연 어떤 이슈들이 있었을까. 올해 가장 많은 관심과 이목이 집중된 게임 업계 주요 이슈 열 가지를 선정해 보았다.
■ 2022년 10대 뉴스
1. 3년 만에 정상화 된 지스타
2. 게임스컴 3관왕 'P의 거짓'
3. 우마무스메 평점 시위
4. 긁어 부스럼 만든 게임위
5. 김정주 넥슨 창업주 별세
6. 한국의 콘솔 시장 도전
7. 트위치 서비스 파행
8. 위믹스 상장 폐지
9. '중꺾마' DRX의 롤드컵 우승
10. 메이저 된 서브컬처 게임
③ 우마무스메 유저 평점 시위
'소통'. 게임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로 떠올랐다. 2022년은 소통이란 단어를 게임사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킨 해였다. 그 중심에는 카카오게임즈의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있었다.
지난 8월 21. 전날까지만 해도 4.5점이었던 구글 플레이 스토어 평점이 1.3점까지 하락했다. 납득할 수 없는 픽업 이벤트 설정, 스토리 몰입을 방해하는 번역 등 게임 운영에 불만을 품은 이용자들이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이다.
사건을 인지한 카카오게임즈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하지만 이용자들의 불만을 풀어내기엔 부족했다. 이용자들은 적극적인 조치와 사이게임즈의 답변을 요구했다. 물론 일본 게임사과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은 녹록치 않다. 논의와 검수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
하지만 오랜 시간 불만이 누적된 이용자들 입장에선 기다릴 수 없었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까지 나섰지만 분노는 사그러들지 않았다. 그 결과 판교역 마차 시위, 리콜 소송으로 이어졌다. 마차 시위는 트럭 시위와 같다. 트럭 시위는 게임사가 이용자들이 납득할 수 없는 운영을 보여줄 때 게이머 외 대중들이 알 수 있도록 LED 전광판 트럭을 활용해 문제점을 지적하는 수단이다.
마차 시위는 트럭 시위를 우마무스메 게임 특성에 맞춰 변형한 형태다. 지금껏 수많은 트럭 시위가 진행됐다. 처음에는 주목을 끌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대중들의 시선을 벗어났다. 하지만 도시 한복판을 돌아다니는 마차는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덕분에 우마무스메 운영 이슈는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다.
리콜 소송까지 진행되는 시점에서 이용자 간담회가 개최됐다. 이용자 간담회에서도 서로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하진 못했다. 하지만 지켜봐야 한다는 여론이 생겼다. 이용자들의 인식 변화는 카카오게임즈의 운영 개선에 달려있었다.
다행히 카카오게임즈는 신속하게 개선안을 반영했다. 업데이트 소식은 신규 이용자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세밀하게 소개했다. 일본판 소식을 미리 접한 이용자들과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향후 업데이트 일정과 로드맵도 공식적으로 공유했다.
키타산 블랙 픽업 이벤트는 본래 4시간만 단축됐다. 하지만 사이게임즈와 협의해 24시간으로 연장했다. 조금씩 개선된 운영을 보이자 이용자들의 반응도 불만에서 호응으로 변했다.
진행 중이던 리콜 소송도 취하했다. 소송을 이끈 김성수 우마무스메 소송대표단장은 "아쉬움은 남지만 게임 정상화라는 목적을 대부분 달성했다고 본다. 우리나라 최초의 '게임 소비자 집단소송'이었으며, 결과적으로 이용자들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는 결과를 이뤄냈으므로 게임업계와 이용자 보호와 관련하여 좋은 선례로 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은 "소송절차가 종결되더라도 아직 끝이 아니니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어린 노력이 필요하다", "카카오게임즈가 충분히 노력했으니 이제 협력해서 좋은 게임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④ 긁어 부스럼 만든 게임물관리위원회
우마무스메 사건이 끝나자 서브컬처 게임에는 새로운 이슈가 발발했다. 게임의 서비스 연령 등급을 심의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지난 11월 '블루 아카이브', '페이트/그랜드 오더', '소녀전선', '명일방주' 등 인기 서브컬처 게임에 등급재분류 결정을 통보한 것이 화제였다.
게임위는 "15세 이용가 게임들이 선정적이라는 집단 민원 이후 '청소년 이용 불가'로 등급을 상향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게이머들 사이에서 게임위의 전문성을 지적했다.
국내 게임 산업 발전에 제동을 건 '바다이야기'를 연상시키는 아케이드 게임 '바다신2'를 전체 이용가로 심의한 것이 대표적이다. 심의 과정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밀실 심사 관행도 지적됐다.
현재 게임물은 2017년 도입된 자체등급분류제에 따라 게임위가 일정 기준을 만족한 자체등급분류사업자를 선정하면 이들이 유통할 게임의 등급을 분류한다. 삼성·구글·애플 등 유통 대기업들이 자체등급분류 사업자다.
게임위는 해당 분류가 적절한지 사후 모니터링해 필요하면 등급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 및 아케이드 게임은 자체등급 분류가 아닌 게임위의 사전 심의를 받는다.
논란이 거세지고 자의적인 등급분류 기준과 심의위원 자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등급을 분류하는 심의위원 9명은 사회 각 분야에서 추천을 받아 위촉된다. 이들도 게임 전문 지식이 없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게임은 한국 콘텐츠 산업 중 가장 높은 수출액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것들을 관리하는 위원회가 게임은 청소년 교육에 부정적이고 사행심을 유발하는 유해 매체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등급 분류 기준이 영상·웹툰 등 다른 산업이나 해외에 비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심의위원들이 게임 등급분류 시 의견을 개진한 비율은 5.93%에 그쳤다. '외주 비리 의혹'도 불거졌다. 2017년 약 40억원의 세금을 들여 외주를 맡긴 자체등급분류 사후관리 시스템이 5개 중 2개가 정상 작동하지 않는 등 '먹통'이란 사실도 밝혀졌다.
한국게임학회도 지난 11월 "게임위는 가장 중요한 역할인 심의와 사후관리를 형식적이고 방만하게 수행했다. "기능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비판했다.
게임위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혹을 떼려다 오히려 혹을 붙였다.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장은 "스팀에는 포르노 게임이 많다", "게이머들의 시선과 사회적 기준 사이에 차이가 있다"라고 발언해 사태를 악화시켰다.
해당 발언 관련 해명은 진행했지만 갈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연내 진행 예정이었던 이용자 간담회는 불발됐다. 게임위는 "등급분류 관련 이용자 의견을 취합하고 연사 섭외를 확정해 내년 간담회를 열겠다"고 밝혔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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