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뉴스 ③] 넥슨 김정주 별세와 한국게임 콘솔시장 도전
올해 전 세계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 바로 엔데믹이다.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가 엔데믹을 선포했다. 해외여행 규제도 완화됐으며 대학 축제, 콘서트 등 대규모 오프라인 행사가 열리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약적으로 상승한 게임 산업 역시 크고 작은 다양한 이슈들이 있었다. 좋은 일도, 궂은 일도 많았다. 과연 어떤 이슈들이 있었을까. 올해 가장 많은 관심과 이목이 집중된 게임 업계 주요 이슈 열 가지를 선정해 보았다.
■ 2022년 10대 뉴스
1. 3년 만에 정상화 된 지스타
2. 게임스컴 3관왕 'P의 거짓'
3. 우마무스메 평점 시위
4. 긁어 부스럼 만든 게임위
5. 김정주 넥슨 창업주 별세
6. 한국의 콘솔 시장 도전
7. 트위치 서비스 파행
8. 위믹스 상장 폐지
9. '중꺾마' DRX의 롤드컵 우승
10. 메이저 된 서브컬처 게임
⑤ 김정주 넥슨 창업주 별세
지난 3월 1일 게임업계 거장이 세상을 떠났다.
김정주 넥슨 창립주다. 향년 54세. 그는 카이스트 대학원 전산학 박사 과정 중이던 1996년 넥슨을 창업했다. 1996년 선보인 넥슨의 '바람의 나라'는 한국 최초의 온라인 MMORPG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년이 넘는 지금도 국내외에서 서비스 중인 장수 게임이다.
그는 늘 책이 가득한 가방을 들고 또는 배낭을 메고 글로벌을 누비었다. 이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직접 기업과 사람을 찾아가서 인연을 맺었다. 태생적으로 글로벌을 품은 삶을 살았다.
서울 테헤란로 역삼동 성지하이츠Ⅱ 오피스텔 2009호는 1994년 넥슨이 창립한 첫 번째 사무실이었다. KAIST 전산학 박사과정을 그만 두고 이 작은 사무실에서 출발한 넥슨은 글로벌 회사로 성장했다.
그는 전략가였다. '본투글로벌 리더'였다. 그는 본사를 제주로 옮겼다. 지주회사 NXC는 제주에 있다. 2008년 중국 게임 시장에 던전앤파이터를 수출한 이후 매년 연 1조 이상 로열티를 받아냈다. 그리고 2011년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을 했다.
넥슨의 성장 발판을 마련한 김정주의 넥슨은 '바람의 나라', '카트라이더', '던전앤파이터'와 같은 게임으로 한국 1위에 올랐다. 이후 글로벌 최대 게임사 중 하나였던 EA를 인수하려고 시도했다.
그의 꿈은 '한국의 마이크로소프트를 만들고 싶다'였다. EA 인수는 그 첫 시도였다. 하지만 "아시아 작은 회사에는 팔 수 없다"는 EA 이사진들의 강경한 반대로 실패했다. 이후 그는 게임 외에 노르웨이 유아용품 스토케, 암호화폐거래소 비트스탬프, 한국 최초 암호화폐거래소 코빗을 인수하면서 과감히 첨단산업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글로벌 시장을 향한 열정이 남달랐다.
그 결과 넥슨을 시가총액 24조, 매출 3조 게임사로 키워냈다. 시간이 흘러 게임 개발과 거리가 멀어졌지만 국내 게임업계에 한 획을 그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우울증 악화로 세사을 떠났다는 소식이 더욱더 안타까운 이유다.
당시 NXC 측은 "유가족 모두 황망한 상황이라 자세히 설명 드리지 못함을 양해 부탁드린다"며 "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 최근 들어 악화된 것으로 보여 안타까울 뿐이다"고 전했다.
⑥ 한국 콘솔 시장 도전
김정주 넥슨 창업주 별세로 국내 게임업계에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물론 김 창업주의 영향력이라 볼 수 없지만 시기가 비슷하다. 마라도나가 사망한 후 아르헨티나가 월드컵 우승컵을 36년 만에 거머쥔 듯 김 창업주가 떠나면서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는 미신이다.
2022년부터 모바일 게임 개발에 집중했던 국내 게임사들이 콘솔 게임으로 눈을 돌렸다. 베리드 스타즈,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 등 한국 게임들이 글로벌 콘솔 시장에 발을 들인 이후 DNF DUEL, 칼리스토 프로토콜과 같은 굵직한 신작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냈다.
2023년에는 2022 게임스컴 3관왕을 거둔 네오위즈 'P의 거짓'과 국내 최초 소니 세컨드 파트너로 선정된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 엔씨의 새로운 도전작 'TL', 한국 루트 슈터 개발력을 자랑한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 등 AAA급 콘솔 게임으로 글로벌 공략에 시동을 걸며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에 나선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 콘솔 시장에서 국내 게임의 시장 비중은 1.7%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세계 시장에서 국내 PC 게임은 12.4%, 모바일 게임은 10.3%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과 비교된다. 수출액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2020년 국내 콘솔 게임 수출액은 1억7000만달러를 기록한 반면, 모바일 게임은 50억8000만달러로 약 50배 가량 차이를 보였다.
콘솔 게임 시장은 매년 성장세를 자랑 중이다. 2020년 글로벌 콘솔 게임 매출은 558억2600만달러다. 전체 게임 시장 27%를 차지했다. 2023년에는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이 687억2300만달러(94조45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남다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PC와 모바일 플랫폼 규모와 비교하면 작다. 하지만 2년 동안 약 2배 가량 성장했다. 2020년 국내 콘솔 게임 시장 매출은 약 1조900억원이다. 2023년 1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거로 예상된다.
콘솔 게임 개발은 플랫폼 다변화와 글로벌 진출 그리고 국내 게임 시장 변화에 발을 맞춰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잡기 위해선 콘솔게임 시장을 공략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P의 거짓, 스텔라 블레이드, 퍼스트 디센던트 등 발표된 콘솔 게임을 향항 글로벌 게이머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아직은 너무나도 먼 일이지만 한국 게임도 현재 추진 중인 콘솔 게임 개발을 한 발자국씩 발전시켜 향후에는 각종 글로벌 시상식 GOTY 후보작으로 선정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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