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더 긴장할 줄 알았는데…스쿨존 사고 '반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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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충남 아산의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건널목을 지나던 김민식군(당시 9세)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이 사고를 계기로 어린이보호구역의 차량 통행속도를 시속 30㎞로 제한하고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이나 상해 사고를 일으킨 사람을 가중 처벌하는 내용의 '민식이법'(도로교통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2020년 3월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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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충남 아산의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건널목을 지나던 김민식군(당시 9세)이 교통사고로 숨졌다. 이 사고를 계기로 어린이보호구역의 차량 통행속도를 시속 30㎞로 제한하고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이나 상해 사고를 일으킨 사람을 가중 처벌하는 내용의 '민식이법'(도로교통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2020년 3월 시행됐다.
25일로 '민식이법'이 시행된 지 1000일이 넘었지만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는 여전하다. '민식이법'을 두고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면서 법제처가 어린이 보호구역 규제 완화를 권고하기로 하자 전문가들 사이에선 냉온탕을 오가는 방식으로는 사고를 줄일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경찰청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 내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는 2020년 483건(사망 3명·부상 507명), 2021년 523건(사망 2명·부상 563명), 2022년 1~9월 399건(사망 1명·부상398명, 잠정 집계)으로 집계된다. 올해도 10~12월 통계가 포함되면 사고 건수가 2020년·2021년 수치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법규 위반은 크게 늘었다. 전국의 어린이보호구역 내 무인카메라 단속 건수는 올해 1~11월 514만1780건으로 민식이법 도입 첫 해였던 2020년 단속건수 162만1505건의 3배를 넘어섰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무인 단속 카메라 장비가 2019년 12월 기준 870개에서 올 9월 기준 7456개로 확대되면서 적발 건수가 늘어난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증가세가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민식이법' 시행 이후에도 어린이보호구역 내 어린이 교통사고가 줄지 않고 법규 위반 적발 사례는 오히려 증가세를 보이면서 법 시행 당시부터 제기됐던 실효성 논란은 더 거세진 상황이다. 법제처는 급기야 지난 14일 국가행정법제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상시 적용되는 어린이보호구역의 속도 제한 규제를 완화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통계적인 변화가 없더라도 '민식이법'을 섣불리 손대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여론에 따라 규제가 냉온탕을 오가면 운전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무혁 도로교통안전공단 교수는 "아무리 처벌 수위를 높이고 교통안전 시설물을 확충해도 근본적인 인식이 바뀌지 않은 한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운전자의 편의도 존중해야 하지만 스쿨존 규제 완화는 일반 도로보다 더 엄격한 기준에 따라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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