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月26만원 올랐다"…전세대출 변동금리 7% 뚫더니 '역전'

김남이 기자 2022. 12. 26.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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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전세자금대출 연장을 앞둔 직장인 A씨(32)는 최근 금리가 3.96%까지 오른 걸 확인했다.

치솟는 전세대출 금리에 대출 차주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사이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NH농협은행 전세대출도 고정금리가 5.52~6.82%로 변동금리(5.86~7.16%)보다 낮다.

지난해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 중 변동금리 비중은 93.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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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은행의 대출창구 모습 /사진=뉴스1

내년 전세자금대출 연장을 앞둔 직장인 A씨(32)는 최근 금리가 3.96%까지 오른 걸 확인했다. 지난해 6월 이사 때 2.41%였던 금리가 지난 6월 2.82%로 상승했고, 6개월 만에 1.14%포인트가 또 오른 것이다. 월 40만원이었던 이자비용은 1년 반 사이 66만원으로 늘었다.

치솟는 전세대출 금리에 대출 차주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사이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최근 단기채권 금리 급등과 은행의 고정금리 우대가 겹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은행 창구에서도 부쩍 고정형 전세대출을 문의하는 사람이 늘었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 전세대출 중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상품의 2년 고정금리는 5.00~6.95%로 변동금리(5.10~7.20%)보다 낮다. 상품 조정금리(0.85%포인트)를 반영해 실제 금리상단은 고정금리 6.10%, 변동금리 6.35%가 적용 중이다. NH농협은행 전세대출도 고정금리가 5.52~6.82%로 변동금리(5.86~7.16%)보다 낮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2년 고정금리 전세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곳은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 두 곳뿐이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격차는 내년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은행은 다음 달 2일부터 고정금리 전세대출의 우대금리를 확대해 금리 하단을 최대 1.1%포인트(p) 낮출 예정이다.

일반적으로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아 대출 당시에는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를 선호한다. 대다수 은행이 고정금리 전세대출을 취급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지난해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 중 변동금리 비중은 93.5%였다.

하지만 최근 이례적으로 상황이 역전됐다.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만기가 짧은 채권의 금리가 치솟았고,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채권은 금리 상승률이 낮았다. 고정형 전세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금융채 2년물과 변동형의 기준이 되는 6개월물의 금리 격차는 3개월 사이 1.1%p에서 지난 22일 0.04%p까지 줄었다. 대출금리 산정의 기준인 채권 금리차가 사라진 것이다. 여기에 은행이 변동형보다 낮은 가산금리를 고정형 대출에 부여하면서 금리가 역전됐다. 금리 역전은 주택담보대출에도 최근 나타난다. 최근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5.13~7.72%로 혼합형(5년 고정금리)보다 금리 상단과 하단이 각각 1.08%p, 0.57%p 낮다.

은행 창구에서도 고정형 전세대출에 대한 문의가 전보다 늘었다. 금융당국도 고정형 전세대출 상품 확대를 유도할 계획이다. 내년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대출 보증비율을 90%에서 100%로 상향해 은행의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고정금리 전세대출에 대한 관심이 전보다는 확실히 많아진 상태"라며 "전세대출은 실수요자가 많은 상품인 만큼 고정형의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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