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초 與 전당대회 앞두고 친윤계 ‘교통 정리’ 촉각
국민의힘이 내년 3월 초 개최될 차기 전당대회 룰을 확정하면서 당권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이번에 뽑힐 지도부는 윤석열 정부 후반기 명운을 좌우할 내후년 총선 공천을 책임질 체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만큼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향배와 그에 따른 주자 간 합종연횡이 승부를 가를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당원투표 100%' 등 과거와 달라진 전대 룰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최대 관심사는 친윤계 후보가 단일화 하느냐, 그렇다면 누가 윤심을 업은 '친윤 후보'가 되느냐다.
현재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거나 당권 레이스 출마가 점쳐지는 이들 중 권성동·김기현·안철수·윤상현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 등이 친윤을 자처하는 이들이다.
아직 '연대'라는 말은 나오지 않았지만, 당 안팎에선 친윤계 표심을 한곳으로 모으기 위해 이들이 1월 후보 등록을 전후로 단일대오를 형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런 점에서 불화설이 여전한 '원조 친윤(친윤석열)' 권성동, 장제원 의원의 관계 설정도 관심거리다.
권 의원은 최근 전대 출마를 위해 표밭을 다지고 있고, 장 의원은 직접 나서지는 않지만, 지역구인 부산·영남권을 중심으로 세(勢) 모으기에 공들이고 있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선 장 의원이 권 의원 출마가 예상됨에도 윤심 얻기에 일찌감치 공을 들여온 김기현 의원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는 레이스 초반 친윤계 기류를 보여주는 단어가 됐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윤 대통령이 어떻게든 교통정리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이 계속해서 '각개전투' 모드라면 친윤계 표심도 갈라질 수밖에 없어서다.
당 관계자는 25일 통화에서 "진짜배기 판도는 윤 대통령의 손끝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여론조사 빅2'인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이다. 이들은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비윤·친윤계 당권주자 중 각각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일반 국민 지지도가 가장 높은 유 전 의원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연일 친윤계와 윤 대통령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비윤계 대표 주자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나 전 의원 역시 일반 국민 지지도가 높다. 다만 새 정부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등의 직함을 가진 터라 당권 도전에 부정적 반응도 당내에 있다.
종국에는 유 전 의원이 건강한 견제 세력을 내세워 당권 레이스에 참여하면서 당 안팎 비주류가 유 전 의원을 중심으로 뭉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이 경우, 윤 대통령의 '지원' 속에 친윤계가 단일 후보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또 친윤계 교통정리 시점에 따라 유 전 의원을 제외한 비주류 주자군과 친윤 후보간 연대 시나리오도 나돈다. '비윤'은 아니지만, 당내 비주류로 인식되는 안철수 조경태 의원 등이 키 플레이어로 거론된다.
당원 표심은 '윤심'을 따라갈 거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책임당원 구성의 변화를 볼 때 꼭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올해 8월 기준 책임당원은 78만 명에 육박한다. 이는 이준석 전 대표를 선출한 지난해 6월 전당대회 때(27만5천여명)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또 올해 20대 비중은 약 8%로 두 배 가까이 늘었고, 같은 기간 30대도 10%포인트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20∼40대 총합은 작년 약 27%에서 올해 약 33%로 늘었다. 60대 이상은 40%대로 줄었다.
수도권 비중도 29.6%에서 37%로 늘어서 당 핵심 기반인 영남권 40%에 육박한다.
부동·중도층 성향이 짙은 청년층과 수도권은 전통적 지지층과 다른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이 점에서 '당심 100%' 룰이 친윤 후보 승리를 장담한다고만 할 수도 없다는 얘기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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