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로 변한 파리...'인종차별' 총기 난사에 이틀째 격렬 시위

24일 파리 도심에서 쿠르드족이 주도한 집회가 폭력 시위로 변질된 가운데 도로에 차량 등이 불타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프랑스 파리 한복판에서 쿠르드족을 겨냥한 총격 살해사건으로 촉발된 폭력 시위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현지 시간)까지 이어졌다.

BBC와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파리 중심가에 위치한 레퓌블리크 광장을 중심으로 쿠르드족 수백 명이 희생자의 얼굴 사진이 담긴 현수막과 깃발을 들고 나와 희생자를 추모하며, 당국을 향해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총격 사건이 발생한 23일에 이어 이틀째인 이날, 시위대는 경찰의 허가를 받고 행진을 시작했으나 이내 도로에 세워진 차를 전복시키거나 불을 붙이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경찰이 최루가스를 발사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며 충돌이 빚어졌다. 이날 시위로 경찰관 31명과 시위대 1명이 부상 당했으며, 경찰은 시위 참가자 11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이날 시위는 전날 정오쯤 69세 백인 남성이 쿠르드족의 생활 반경인 아흐메트-카야 문화센터와 주변 식당, 미용실 등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해 남성 2명과 여성 1명 등 3명이 숨진 데에 따른 것이다. 총상으로 다친 다른 3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중태다.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인종차별주의자이며, 쿠르드족을 목표로 공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12월에도 이주민이 거주하는 텐트촌에서 흉기를 휘둘러 최소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수감됐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났다.

프랑스 검찰은 그를 고의적인 살인과 폭력 혐의로 수사 중이며, 이번 범행의 동기가 인종차별일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