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강원에 살다] 7. 청년들이 강원도에 바라는 정책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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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강원도에서 만 서른을 보낸 청년들은 강원의 미래를 위해 지역사회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인 대안들을 내놨다.
작은 생활 인프라 개선부터 대형 현안까지 고루 언급해 지역 이슈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반증했다.
스토리가 있는 명소 개발로 청년층 관계인구를 늘려야 한다거나 강원도가 직접 청년들에게 '기업 프레젠테이션'을 해달라는 적극적인 요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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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청년 관련 예산 92억원
이중 82% 고용 관련 예산 차지
서울은 3229억원·강원의 35배
일자리 외 청년 정책 수요 다양
지역 정체성 부족이 진입장벽 높여
복합커뮤니티공간·명소 조성 희망
“지자체, 청년 대상 기업PT 적극 해야
이미지 개선과 실질 격차 해소 병행”
올 한해 강원도에서 만 서른을 보낸 청년들은 강원의 미래를 위해 지역사회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상당히 구체적인 대안들을 내놨다. 작은 생활 인프라 개선부터 대형 현안까지 고루 언급해 지역 이슈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이 상당히 높다는 점을 반증했다. 스토리가 있는 명소 개발로 청년층 관계인구를 늘려야 한다거나 강원도가 직접 청년들에게 ‘기업 프레젠테이션’을 해달라는 적극적인 요구도 나왔다. 지난 달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청년고용정책의 현황 및 시사점에서 광역자치단체별 청년 관련 예산을 보면 강원은 92억 2900만원으로 충북과 울산, 세종 다음으로 적다. 반면 청년예산 중 고용사업 예산의 비중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75억 6200만원으로 전체의 82%를 차지, 경기(88%) 다음으로 높다. 그러나 청년들은 ‘일자리’ 뿐 아니라 문화 인프라에서 다양한 분야에서의 시책 발굴 필요성을 언급했다. 서울의 청년관련 예산은 3228억 9100만원으로 강원의 35배, 이중 고용예산은 32%(1048억 3700만원) 수준이다. 일자리가 넘쳐나는 서울에서는 고용분야 이외에서 청년 사업들을 고루 펼칠 수 있는 환경이라는 점을 뜻한다. 고용 뿐 아니라 다른 청년 정책들을 강원의 서른들이 언급하고 있는 이유다. 특히 아직도 ‘감자’에 머물러 있는 강원도의 지역 정체성(identity·아이덴티티) 부족과 이미지 개선 필요성을 많은 청년들이 꼽았다.
최일석(원주) 씨는 “아직 외부 사람들은 감자밖에 떠올리는 것이 없을 정도로 강원의 아이덴티티가 부족하다. 장난식이라고 해도 여전히 색안경이 많이 끼워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원주에 오는 사람들이 단계동 터미널에 내리면 ‘생각보다 그렇게 시골은 아니네’라고 한다. 논밭 풍경만 생각하고 오기 때문”이라며 “강원도 하면 배운 것이 감자, 옥수수 등의 특산물 밖에 없으니 떠올릴 수 있는 다른 대상도 없고, 그만큼 알려진 것도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러한 인식을 전체적으로 해결하려면 결국 인프라 확충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아 더 큰 도시들을 만들 수 밖에 없다”며 “원주도 인구가 늘지 않다가 혁신도시 조성 등에 따라 35만까지 늘어난만큼 서울에서 멀지 않은 지리적 특성 등을 고려하면 인프라만 확보한다면 충분히 늘릴 수 있다”고 했다.
군청에 근무하는 진승연(양양) 씨도 “서울, 대도시가 모든 면에서 무조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편견들이 있다”며 “물론 모든 면에서 편리하겠지만 지역 역시 다양한 노력으로 문화적 요소와 편의 시설적 요소 등을 많이 발전시키고 있는만큼 서울 등 대도시와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는 이미지 확산, 그리고 실질적으로 차이를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도혁 씨도 “아직도 강원도에서 왔다고 하면 감자로 사랑을 고백하느냐고 묻는다든지 등 감자 이야기 밖에 안한다. TV 속 이미지의 영향도 큰 것 같다”며 “강원도 사투리는 북한말 같다는 정도는 우스갯소리로 넘어간다”고 했다.
커뮤니티 공간 마련과 청년 ‘뚜벅이’ 등을 위한 세심한 도시정책 제안도 나왔다. 박보람(철원)씨는 “복합문화생활공간이 많아야 할 것 같은데 군인이나 농업인 외에 유입되는 인구가 적어서 그런지 생겨도 금방 사라진다”고 아쉬워 하면서 “이러한 공간이 주민 복지, 지역 불균형 해소 차원에서 유지돼야 한다”고 다. 대형 백화점 등이 없다는 점을 아쉬워하면서 주말을 활용해 수도권 등을 다녀온다는 그는 “철원∼포천 고속도로와 철원∼춘천 중앙고속도로가 빨리 연결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박인아(춘천) 씨는 “춘천은 버스노선이 구불구불해서 자전거를 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공유자전거를 늘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며 “공유 킥보드도 타고 있는데 관리가 잘 되면 좋겠다”고 바랐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지자체 차원의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어필’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눈에 띄었다.
박재우(원주)씨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프레젠이션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씨는 “어떻게 보면 청년들은 ‘강원도의 투자자’다. 강원도의 가능성을 보고 자신의 삶을 여기에 살기로 투자하는 것인데 그런 청년들에게 강원도가 더 적극적으로 장점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려운 기업유치만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강원도가 나서서 ‘강원도엔 이런 이런 기업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와서 해당 사업을 한다면 우리는 이렇게 지원하겠다’고 거꾸로 제안해서 지원을 받으면 창업과 고용창출의 선순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명규(동해) 씨는 “당연히 일자리가 있어야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청년들을 유혹할만큼 ‘힙’하고, 매력적인 명소를 많이 만드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되겠다”고 했다. 그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으로 자신의 경험을 보여주는 것을 좋아하는 세대인 만큼 이같은 요구에 부응하는 장소들을 많이 만들어서 정착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이, 자주 다녀가도록 유도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여진·유승현·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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