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불출석·민생 투어 이재명…與 "도피 투어 중단하라"
일단 이 대표는 오는 28일 검찰 소환 요구에는 불응하고 당초 예정됐던 민생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는 오는 27~28일 민생 행보 차 더불어민주당의 정치적 텃밭인 전남·광주 지역을 찾을 예정이다. 27일에는 전남 여수와 장흥에서 각각 안전 현장 점검과 전기세 폭등 피해 농업인 간담회를 갖고 28일 오전에는 일본 강제 동원 피해자 예방과 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갖는다.
이에 따라 검찰이 소환 날짜로 통보한 28일에는 불출석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3일 강원 춘천 민주당 강원도당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소환 통보와 관련해 “노골적인 야당 파괴다. 정권의 망나니 칼춤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격앙된 어조로 검찰 소환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어 “혐의도 뚜렷하지 않은 이재명에게 언제 소환에 응할 거냐고 물을 것이 아니라 중범죄 혐의가 명백한 윤석열 대통령 가족은 언제 소환 조사를 받을 거냐고 물어보기 바란다”며 자신과 윤 대통령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불평등 주장을 집중 부각했다.
이 대표 측은 다만 소환 불응 이후에도 소환 통보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구체적인 대응 수위에 대해선 당 내부 회의와 여론 추이 등을 봐 가면서 결정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친정인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당 전체의 위기로 확산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어 이 대표로선 마냥 검찰 소환에 불응하기에는 어려운 게 아니냐는 현실적 고민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내에도 이 대표가 당당하게 검찰 소환에 응해 무죄를 입증하는 한편 검찰 수사의 부당성 등을 널리 알려 '야당 대표 탄압' 프레임을 확산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이 대표를 검찰 포토 라인에 세워 망신을 주려고 하는 것인 만큼 검찰 소환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이 대표 측은 당분간 민생 투어를 고리로 검찰 수사의 부당성과 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 탄압 프레임을 적극 확산시킨다는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은 새해부터 부산·울산·경남권 '국민 속으로, 경청 투어' 일정 중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면담을 갖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는 현 정부·여당이 전 문재인 정권의 통계 조작 의혹 등을 고리로 십자 포화를 퍼붓고 있는 만큼 윤 정부의 야당 탄압에 이 대표와 문 전 대통령이 단일 대오로 맞서야 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이 대표의 민생 행보를 검찰 소환을 피하기 위한 꼼수로 보고 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대표가 민생 투어 운운하며 지방을 전전하고 있다”며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홍길동도 울고 갈 범죄 피의자의 대선 후보급 일정”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이 대표가) 민생을 경청한다면서 연일 쏟아지는 자신에 대한 국민적 의혹에 대해서는 철저히 외면한다”며 “‘민생 투어’라고 하지만 ‘도피 투어’로 들리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년에는 영남 방문도 예고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도 만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며 “조여 오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문심'에 기대고 싶은 심정으로 보인다”고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적극 임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이 대표는) 죄가 없다면 광주에 머물 것이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검찰에 출석해 고통의 시간에서 벗어나라”고 말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죽이기’의 배후 세력들이 자백에 나섰다”고 맞받아쳤다.
김의겸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은 이미 '검찰이 이재명 체포동의안을 건건이 제출하면 '방탄 국회'가 언제까지 가능하겠나”라고 협박한 바 있다'며 “오늘은 국민의힘까지 본색을 드러냈다. 제1 야당 대표에게 ‘죄가 없으면 빨리 검찰에 출석하라’고 북을 치고 꽹과리를 울려댄다”고 밝혔다.
또 “지금 국민들은 삶의 무게에 지쳐 신음하고 있다”며 “이를 돌볼 능력도 의지도 없는 정부 여당은 오로지 야당 죽이기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는 흔들리지 않는다”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포기한 민생을 어루만지고 고물가·고환율의 경제 위기를 국민과 함께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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