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에 날린 24억→첫 9위 수모…‘日 유학 실패’ 20승 에이스는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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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라울 알칸타라가 26억원을 허공에 날린 두산의 씁쓸한 마음을 달랠 수 있을까.
두산 구단은 "투구 모습과 세부 데이터를 두루 살펴본 결과 KBO리그 최고 수준의 구위와 커맨드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 기량과 인성을 모두 갖춘 알칸타라가 야구장 안팎에서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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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후광 기자] 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라울 알칸타라가 26억원을 허공에 날린 두산의 씁쓸한 마음을 달랠 수 있을까.
두산은 2022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 리더로 아리엘 미란다를 낙점했다. 2021시즌 ‘전설’ 최동원을 넘어 KBO리그 탈삼진 신기록을 수립한 그를 총액 190만 달러(약 24억 원)라는 거액에 붙잡으며 기대를 한껏 드러냈다. 미란다-로버트 스탁-최원준-이영하-곽빈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결코 약한 전력이 아니었다. 최소 3명은 10승을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변수가 많아도 너무 많았다. 그 중 가장 뼈아픈 건 믿었던 에이스의 예상치 못한 부상 이탈이었다. 스프링캠프서 돌연 어깨 통증을 호소한 미란다는 4월 23일 LG전 이후 어깨 근육 뒷부분이 미세 손상되며 두 달이 넘게 1군서 자취를 감췄다. 이후 회복을 거쳐 6월 25일 잠실 KIA전에 복귀했으나 ⅔이닝 7사사구 2탈삼진 4실점 참사를 겪고 결국 짐을 쌌다. 24억 투자가 3경기 평균자책점 8.22라는 비극적 결말로 이어진 것이다.
에이스가 무너지자 팀 전체가 흔들렸다. 김태형 전 감독 야구의 근간인 선발야구가 와르르 무너지며 결국 창단 첫 9위(60승 2무 82패)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제출했다. 아울러 2008년 이후 무려 14년 만에 선발 10승 투수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만일 미란다가 10승만 거뒀어도 두산은 70승 2무 72패로 5위 경쟁에 뛰어들 수 있었다. 그만큼 외국인 에이스의 이탈이 치명적이었다.
두산은 2022시즌을 마치고 빠르게 내년 시즌 외국인선수 농사에 착수했다. 10월 26일 새 외국인타자 호세 로하스를 총액 100만 달러(약 13억 원)에 영입한 데 이어 11월 17일 새 외국인투수 딜런 파일을 65만 달러(약 8억 원)에 데려왔다. 그리고 12월 9일 과거 20승을 거두고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했던 알칸타라를 90만 달러(약 11억 원)에 품으며 새로운 에이스의 탄생을 알렸다.
알칸타라는 2019시즌 KT에서 11승을 거둔 뒤 이듬해 두산으로 둥지를 옮겨 KBO리그를 평정했다. 2020시즌 31경기 198⅔이닝 동안 20승 2패 평균자책점 2.54 182탈삼진 WHIP 1.03으로 호투했는데 31경기 중 27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고, 다승·승률·퀄리티스타트 1위, 이닝·탈삼진 2위, WHIP 3위, 평균자책점 4위 등 각종 지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알칸타라는 이에 힘입어 2021시즌 2년 400만 달러(약 54억 원)에 한신 타이거스와 계약하며 일본 진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재팬 드림은 없었다. 두 시즌 통산 63경기 4승 6패 1세이브 23홀드 평균자책점 3.96(97⅔이닝 43자책)의 부진 속 지난달 중순 방출 통보를 받은 것. KBO리그와 달리 일본에서는 불펜으로 전락하며 63경기 중 7경기밖에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두산은 알칸타라를 복귀시키는 과정에서 여전히 선발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두산 구단은 “투구 모습과 세부 데이터를 두루 살펴본 결과 KBO리그 최고 수준의 구위와 커맨드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했다. 기량과 인성을 모두 갖춘 알칸타라가 야구장 안팎에서 에이스다운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선수의 20승 영광 재현 의지도 강하다. 다시 두산맨이 된 알칸타라는 “행복하게 야구했던 두산 베어스로 돌아와 기쁘다. 비시즌 철저히 준비해 다시 한 번 최고 위치에 도전하겠다”라고 에이스의 책임감을 내비쳤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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