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박지현 "국민 형수님? 미혼이지만 애칭 생겨 좋아" [TF인터뷰]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현성일보 사장 딸 모현민 역
"감개무량한 작품, 다양한 모습 기대해줬으면"
박지현은 2017년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로 데뷔해 이듬해 공포영화 '곤지암'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유미의 세포들' 등에 출연하며 착실하게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20대 젊은 배우이지만 이토록 주목을 받은 작품은 '재벌집'이 처음이다. 드라마 종영 전 박지현을 소속사 사무실에서 만나 기념비적인 작품을 통해 대중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소감과 '인생 캐릭터' 모현민을 보내는 마지막 인사를 엿들었다.
"대본을 처음 읽어봤을 때 너무 재미있었고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다 입체적으로 느껴졌어요. 방영이 되면 많은 시청자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했죠. 또 캐스팅 되신 선배님들이 워낙 쟁쟁했기 때문에 저만 잘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어떻게 될지 모르니 이 정도까지 잘 될줄은 몰랐는데 신나게 잘 촬영한 만큼 좋게 봐주신 것 같아 너무 좋아요"
"국민 형수님이요? 제가 미혼이긴 하지만 그런 애칭을 붙여주시는 게 드라마가 잘 되니까 붙여주신 거라 생각해서 너무 좋아요. 아무래도 현민이 갈등을 조성해야하는 인물이니까 저를 미워하는 반응도 많은데 그런 것도 좋아요. '재벌집' 통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너무 감개무량하죠. 다양한 모습들도 많이 갖고 있으니 기대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박지현이 '재벌집'에서 맡은 배역은 현성일보 사장의 딸 모현민이다. 모현민은 남편 진성준(김남희 분)에게 느낀 기대감과 실망감을 통한 갈등과 진도준(송중기 분)과 묘한 관계, 순양가 사람들의 의도를 빠르게 파악해 누구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는 스마트한 야망까지 품은 인물이다. 박지현은 모현민을 통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장르물 드라마 전개 속 안정적인 연기력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찰떡 캐스팅'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오픈 오디션을 봤어요. 대본으로 캐릭터 3개가 동시에 들어왔는데 서민영, 모현민, 레이첼이었죠. 그런데 감독님께서는 현민만 시키셨어요.(웃음) 그래서 어떤 캐릭터라도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했어요. 감독님께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속 저를 보셨다고 했어요. 오디션 때 연기했던 대본이 성준과 공항에서 대화하는 신이었는데 그 때 했던 게 현민이의 톤과 맞지 않았나 싶어요."
"가장 준비했던 부분이 스타일링이었요. 현민은 외형적으로도 표현할 여지가 많았기 때문에 헤어나 메이크업 쪽에 굉장히 공들였던 것 같아요. 제가 직접 화장품 매장에 가서 그 시절에 썼을 만한 컬러들을 사서 전달하기도 했고 실제 촬영할 때 입은 옷들을 빈티지샵에서 구입하기도 했죠. 진동기 부회장(조한철 분)과 만났을 때 갤러리에서 쓴 체크모자, 서민영 검사님(신현빈 분)과 만날 때 입던 트위드 자킷, 성준의 제안을 거절할 때 입은 옷도 제가 샀던 것들이예요."
"손톱도 신경썼어요. 극 중 결혼 전에는 손톱으로도 붙였다 뗐다 하며 스타일링을 주다가 결혼하고 출산 후에는 손톱을 없앴죠. 이렇게까지 디테일하게 준비했던 적은 처음이예요. 그 전에는 연기적으로만 집중했다면 '재벌집'은 캐릭터가 워낙 강렬했고 시대극이니 더 애착이 생긴 것 같아요."
반면 부담감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워낙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했고, 촬영장에서도 막내이다보니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에 본인이 노력한 만큼 예쁘게 봐주고 도움을 준 선배들의 도움도 컸다는 그다. 진도준 역의 송중기, 진성준 역의 김남희, 진동기 역의 조한철 등과 있던 에피소드도 귀를 기울이게 했다.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춘 선배님은 남희 선배님이시죠. 저는 아직 사실 연기적으로 욕심이 있어도 자신감있게 제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할 수 있는 용기가 부족한 것 같은데 남희 선배님은 촬영장에서 개인적인 생각들을 서슴없고 거침없이 표현하시는 분이셔서 덕분에 저도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선배님 덕분에 저도 더 두드러지는 신들이 많아서 다음에도 함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조한철 선배님은 제 연기 선생님이세요. 당시 '한철 쌤'께 받은 레슨 마지막 날에 '현장에서 만나자'라는 말이 기억이 나요. 그래서 '재벌집' 통해 현장에서 선배님과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죠. 얼마 전에 제 생일이었는데 '쌤'이 제 이름으로 각인된 만년필을 선물해 주셨어요. 이걸로 대본 열심히 써야지 생각했습니다. 저는 계속 선생님으로 부르고 있긴 한데 선배님이 '무슨 선생님이야 연기 동료지'라고 하셨던 것도 기억나네요."
'재벌집'을 통해 분에 넘치는 행복을 느끼고 있다는 박지현. 데뷔 5년 만에 '인생 캐릭터'를 만난 그가 모현민을 보내는 심정을 어떨까.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속 대중의 기억이 각인된 캐릭터가 됐지만 앞으로 더 보여줄 게 훨씬 많다는 그다.
"(모현민은) 20대 끝자락에 찾아온 행운같은 캐릭터죠. 현민이를 연기하면서 좋은 선배님들과 호흡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내년에는 영화로 찾아뵐 수 있을 것 같은데 현민이와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장르는 아직 해본 것보다 못해본 게 훨씬 많아서 다 해보고 싶어요. 제 모토가 '오늘 행복하자'인데요. 주변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모든 사람들 매일매일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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