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신부의 리얼 인터뷰] 나, 이렇게 결혼할걸?!

황현선 기자 2022. 12. 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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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를 선택한 것만큼은 후회하지 않지만, 결혼식을 준비하며 조금은 후회스러웠던 옥의 티, 그 아쉬움을 토로하는 신랑신부의 리얼 인터뷰.
 

중요한 촬영은 전문가에게 의뢰하자 - 한O원, 주얼리 디자이너, 결혼 4개월 차

4개월 전 결혼식을 했는데 돌아보니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어요. 먼저 제주도 야외 스냅 촬영을 아마추어 작가에게 의뢰했던 점을 꼽고 싶어요.

전문 작가가 아니라 그런지 사람을 관찰하는 시간이 짧아서 어느 각도에서 찍어야 예쁘게 나오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았어요. 작가가 찍어본 적 없는 드레스를 고른 것도, 4월이라 해가 짧아 이동시간을 최소화했는데도 노을 신을 못 찍은 것도 아쉬워요.

저는 웨딩 스냅을 다시 찍는다고 해도 제주도를 갈 것 같아요. 대신 그때는 원하는 드레스를 입고 전문 작가에게 1박 2일 넉넉한 일정으로 찍을래요. 

본식 때도 제 드레스가 조명에 비해 너무 '블링블링' 했던 점, 퇴장할 때 인사에 신경 쓰느라 정면을 보고 퇴장하는 모습을 동영상에 담지 못한 점 등이 아쉬워요. 하지만 아쉬운 점은 다 뒤로하고 사진과 영상을 보며 '그땐 그랬지' 하고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

아쉬움 한 톨 없는 결혼식을 원한다면 - 유O아, 잡지 에디터, 결혼 2년 차

본식 당일 표정 관리에 능숙하지 못했던 게 아쉬워요. 저는 카메라가 사진과 영상으로 저를 담고 있다는 걸 까맣게 잊은 사람처럼 툭하면 폭소를 터트리고, 내내 입이 귀에 걸려 있었거든요.

반대로 신랑은 좀처럼 긴장이 풀리지 않아 조금 고장이 난 듯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저는 조금만 더 카메라를 의식할 걸 하는 후회가, 신랑은 긴장을 조금 더 풀었더라면 하는 후회가 있어요.

평생 남을 사진이니 어떤 표정이 예쁠지 연습해보는 것도 좋았을 걸 싶어요. 드레스도 조금 후회해요. 왜냐하면 제 마음 1순위는 아니었지만 신랑과 플래너, 드레스 브랜드 대표 등 옆에서들 모두 최고라고 꼽은 드레스로 골랐거든요.

주변 의견도 참고해야 하지만 드레스 입을 신부 눈에 가장 예쁜 드레스를 고르는 게 후회하지 않는 방법인 거 같아요.

청첩장에 너무 공들였나? - 김O범, 자영업, 결혼 2년 차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하객 인원이나 여러 항목을 고민하며 쉽지 않게 결혼을 준비했어요. 아는 플래너와 지인 찬스 등으로 도움을 많이 받아서 전반적으로 잘 진행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한 가지 있었다면 청첩장인데요.

개인적으로 디자인, 인쇄, 봉투와 기타 부자재 등을 사면서 비용이 좀 들었어요. 아무리 계획을 잘 짜고 잘 사도 아쉬운 비용이 들어가더라고요.

제 생각엔 깔끔한 기성 브랜드 청첩장을 하는 게 나을 거 같아요. 반면 사회와 축가를 이벤트 전문 업체에 맡긴 건 잘했다 싶어요. 깔끔한 진행 덕에 무척 만족스러웠고, 추천하고 싶어요. 

운명적 만남 덕에 예식을 부랴부랴 - 서O온, 피부과 총괄실장, 결혼 8년 차

운명이었는지 만난 지 한 달 반 만에 결혼을 밀어붙이는 신랑과 결혼했어요. 그래서 결혼식을 계획적으로 준비하지 못했어요.

본래 제가 원했던 결혼식은 하우스 웨딩으로, 가볍고 시끌시끌한 파티 분위기에 현악 4중주 연주가 어우러지고, 꽃으로 가득한 공간에서 진행되는 모습이었어요. 답례품 대신 공간을 채운 꽃을 플로리스트가 하나씩 묶어 하객에게 나눠주는 모습을 그렸죠.

그런데 후다닥 진행하다 보니 하우스 웨딩이 어려웠고 아쉬운 대로 단독 홀을 구했지만 꿈꾸던 형태보다는 미흡했어요. 다행히 원하는 현악 4중주와 꽃, 플로리스트 섭외까지는 했죠.

신혼집 살림을 하나씩 장만하는 일도 쉽지 않았어요. 이래서 다들 결혼 준비를 1년씩 하는구나 실감했죠. 다시 할 수 있다면 최소 반 년은 준비할 것 같아요. 

예식 날 내 모습은 '이불킥' 감이에요 - 김O름, 마케터, 결혼 1년 차 

한껏 들뜬 마음을 주체 못하고 고른, 눈이 멀 것 같이 반짝이는 드레스와 미리 맞춰볼 새도 없이 예식 당일 메이크업 숍에서 고른 티아라와 귀걸이의 조화는 다시 생각해도 '이불킥' 감이에요.

나중에 사진으로 확인한 내 모습은 온갖 보석으로 치장한 캥거루 같았죠. 돌아갈 수 있다면 신부라면 당연히 반짝여야 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밝고 아담한 식장 분위기에 어울리는 단아하고 심플한 웨딩드레스와 그에 어울리는 액세서리를 미리 준비해 포인트를 줄 것 같아요.

또 아쉬운 점은 신부대기실에서 신랑과 떨어져 각자 하객을 맞고 식 준비를 하고 정신없이 지나가니 그날 내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신랑은 밖에서 어떤 모습으로 하객들을 맞이했는지, 분위기는 어떤지 볼 수가 없었다는 점이에요.

나중에 사진과 영상으로라도 확인할 수 있겠지 하고 기대했는데, 한두 달 뒤쯤 받은 결과물은 퀄리티가 말이 아니었어요. 샛노랗게 나온 사진과 의미 없는 장면만 찍힌 영상에 눈물을 머금었죠.

돌아갈 수 있다면 영상에 꼭 나와야 하는 장면과 인물을 콕 집어 나의 요구를 업체에 확실히 전달할 것 같아요. 그리고 움직이기 편하고 단정한 미니 드레스에 깔끔하게 메이크업하고 신부대기실이 아니라 신랑과 나란히 서서 손잡고 하객들을 맞이하고 싶어요.

요즘 같은 '감성 스냅'을 원해! - 황O연, 공인중개사, 결혼 10년 차

저는 결혼한 지 10년 차가 넘었는데요. 제가 결혼했을 때만 해도 요즘 같은 다양한 웨딩 작가 스냅 촬영이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제 결혼 이후 몇 해가 지나며 친구들의 결혼이 이어지면서 스냅 촬영이 필수가 됐을 때는 많이 부럽기도 하고 아쉬웠어요. 본식 촬영이나 스튜디오 촬영과는 다른 생생하고도 색다른 사진들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요즘은 사랑하는 아이와 가족 촬영 등을 할 수 있어서 나름 만족하지만 젊은 시절 아름다운 모습을 요즘 같은 '감성 스냅'으로 남겼다면 어땠을까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

결혼, 얼마짜리로 하실래요? - 박O경, 간호사, 결혼 7개월 차

결혼식 날짜를 잡고 나서 웨딩 준비를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찾았던 웨딩 페스티벌에서 전문 업체와 계약했어요. 그런데 전문가만 맹신했던 것이 문제였어요.

내 스타일을 정확히 정하지 않고 10개월 동안 웨딩 플래너의 손에 이끌려 드레스숍들을 방문하다 보니 결혼식 4개월 전에야 내 스타일을 알겠더라고요. 하지만 때는 늦었어요. 담당 플래너는 우리를 '000만 원 짜리' 커플 취급을 했어요.

계약서에 사인한 금액보다 초과한다 싶으면 '안 돼요', '더 내셔야 해요'라고 무시하는 듯 말하고, 통화도 쉽게 안 되더라고요. 결국 급작스레 플래너를 바꿔야 했고 다가오는 결혼식 날짜 앞에서 급하게 원하는 웨딩 스타일로 바꾸는 것도 어려웠어요.

다시 결혼 준비를 한다면 플래너 의뢰는 하겠지만 충분한 상담과 내가 원하는 스타일을 확실히 하고 진행하고 싶어요. 두고두고 꺼내 볼 추억은 플래너의 것이 아니라 나의 것이니까요. 


청첩장 전달의 의미를 다시 고찰하다 - 김O원, 기자, 결혼 3년 차 

결혼식 준비하면서 재밌기도 하고 행복한 순간도 많았는데요. 그래도 인생에 한 번뿐인 행사인 만큼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어요. 우선 결혼식 당일 영상을 촬영 못한 점이에요.

사진이면 됐지 영상까지 찍어야 하나 생각했는데 막상 결혼식 당일에 너무 정신없고, 기억하고 싶은 것도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예식은 후다닥 지나가고 가족들이 예쁜 모습으로 꾸미고 참석한 모습도 사진에만 담겨서 아쉬웠어요.

다시 할 수 있다면 반드시 영상 촬영을 추가할 것 같아요. 또 청첩장을 어느 범위 지인까지 전해야 하는지 많이 고민하다 생각보다 최측근에게만 전했던 게 아쉬워요.

업무로 관계되는 사람들에게 전하려니 지나치게 사생활을 공개하는 것 같기도 하고, 부담을 주는 건 아닌지 고민했었는데요.

돌이켜보면 최대한 소식이라도 전하는 게 맞았단 생각이 들어요. 좋은 소식은 많은 사람과 함께하고, 참석 결정은 그들 몫으로 남겨두면 되니까요.

황현선 기자 news@wedding21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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