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림 "파격 베드신? 부담 버리고 여성 욕망 아름답게 표현하려 해"[인터뷰]

모신정 기자 2022. 12. 26.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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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우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시리즈 '썸바디'가 깜짝 놀랄 매력의 여성 신인 배우를 탄생시켰다.

'썸바디'를 통해 첫 주연 신고식을 화려하게 치른 강해림은 600대 1의 경쟁을 뚫고 오디션에 당당히 합격한 이력 때문에 '괴물 신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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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바디'서 천재 개발자 김섬 역 맡아
"'특별하다'는 정지우 감독님 한마디에 인생관 바뀌어"
배우 강해림 /사진제공=넷플릭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정지우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시리즈 '썸바디'가 깜짝 놀랄 매력의 여성 신인 배우를 탄생시켰다.  

'썸바디'를 통해 첫 주연 신고식을 화려하게 치른 강해림은 600대 1의 경쟁을 뚫고 오디션에 당당히 합격한 이력 때문에 '괴물 신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인터뷰를 위해 최근 스포츠한국 편집국을 방문한 그녀에게선 기존 배우들에게서 발견하기 어려웠던 신선하면서도 독특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느릿느릿한 말투, 대화할 때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 표정 등은 극 중 아스퍼거 증후군을 지닌 천재 앱 개발자 김섬과 많이 닮아 있었지만 환한 미소를 지을 때는 세상 어떤 누구보다 순수한 아름다움을 발산했다. 천진한 아이처럼 행복한 표정이었다. 정유미, 김고은을 발탁하며 신인 여배우 발굴의 귀재로도 꼽히는 정지우 감독이 오디션을 통해 600명 중 선택한 단 한 명이어서인지 1시간여 인터뷰는 내내 흥미로웠고 이제 막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린 매력 넘치는 여배우의 향후 행보에 기대감이 부푸는 시간이었다. (이 인터뷰에는 '썸바디'의 주요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멜로나 로맨스 장르의 씨가 마르다시피한 현재 한국 콘텐츠 상황에서 살인자와 살인 본능을 깨닫는 개발자의 사랑 이야기라는 매우 독특한 소재와 수위 높은 노출장면까지 책임져야 했던 강해림은 어떻게 이 쉽지 않은 프로젝트를 가장 앞장서 이끌고 나갔는지 조근조근 매력 넘치는 말투로 청자를 설득해 나갔다. '썸바디'의 주제의식에 100% 공감하거나 동의하기는 어려울지라도 강해림의 열심에는 충분히 매혹당할 수 밖에 없었다. 

극 중 소셜 커넥팅 앱 '썸바디'를 만든 개발자 김섬(강해림)은 천재적인 능력은 가졌지만 사람들의 평범한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인물. 김섬은 타인의 마음을 알고싶어서 사람들의 대화와 행동을 분석해 마음을 읽어 매칭시키는 방식의 '썸바디'를 개발하고 '썸바디'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얻지만 이를 매개로 살인사건이 벌어지게 된다. 김섬은 썸바디를 통해 자신을 완벽히 이해해주는 남자 윤오를 만나게 되고 자신 안에 내재된 숨겨진 욕망을 발견하기 시작한다. 섬의 유일한 친구 기은과 그녀의 친구 목원 또한 윤오와 관계를 가지게 되면서 이야기는 발전해나간다. 

- 600대 1의 경쟁을 뚫고 캐스팅이 확정될 수 있었던 오디션 과정이 궁금하다.

▶ 7~8개월동안 오디션을 본 것 같다. 극 중 섬에 대한 이야기보다 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너는 어떤 사람인가',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등 제가 살아오며 겪은 다양한 과정 행동, 습관, 말투 전부를 관찰하신 것 같다. 그런 과정을 통해 김섬에 강해림이 많이 반영됐다고 할까. 제가 평소 좋아하는 여자에게 '언니'라고 부를 때가 많은데 그런 과정도 담겼다. 촬영 첫날도 캐스팅됐다는 사실을 몰랐다가 며칠 지나고 나서야 제가 김섬에 확정됐다는 걸 알았다. 

- 섬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 섬은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인물이다. 다른 사람들을 불편해하고 혼자만의 세계에 사는 사람이다. 항상 외로워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하지만 사람들을 만나도 외로움을 채우지 못한다. 그러다 윤오를 만나고 그 외로움이 없어지게 된다. 그런 면들에 초점을 뒀다. 

- 결말을 향해 가다 보면 섬 또한 연쇄살인마 윤오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섬이 자신안의 욕망을 깨닫는 중요한 순간들을 어느 시점으로 봤나.

▶ 후드남들과 사투 끝에 그를 처단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것이 섬의 본능을 깨웠다고 생각한다.

- 촬영 전반에서 주의하려고 한 점은. 

▶ 자극적이거나 위험할 수 있는 장면들이 존재하기에 모든 장면을 긴장하고 촬영했다.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도록 받아들여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 결말에서 섬이 윤오를 향해 끝애 실행하는 행동은 사랑의 감정인가, 복수의 감정인가. 

▶ 섬 안의 욕망과 복수 두 가지가 다 있지 않았을까. 윤오가 섬의 전부와 다를 바 없는 썸바디 어플을 통해 살인을 하고 있으니 그가 자신의 세계를 무너뜨린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 또한 맞다. 윤오를 멈추겠다는 마음도 있었을 거라고 해석했다. 소유욕 또한 존재했다고 본다. 정지우 감독님이 섬의 심리에 대해 '섬의 감정은 이런 것이다'라고 단 한 문장으로 콕 집어 주신 적은 한번도 없다. 다만 제가 오랜 시간이 걸려도 섬의 감정을 깨달아 가도록 잘 이끌어주신 것 같다. 

- 천재 앱 개발자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부분은. 

▶ 앱개발자들이 어떻게 앱을 개발하는지, 컴퓨터 언어와 부호 등에 대해 공부했다. 

- 김섬과 강해림의 싱크로율은. 

▶ 섬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인데 그런 면에서 나와 많이 닮아 있었다. 섬은 감정은 숨기지만 거짓말을 절대 못한다. 매사에 솔직하다. 그런 면들도 좋았고 저와 닮아 있었다. 

- 노출 수위나 베드신이 파격적인 편이다. 촬영할 때 어려움은 없었나. 

▶ 정지우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여성의 욕망을 드러내는 장면이 많았기에 지금까지 본 적이 별로 없는 매력적 장면이라고 생각해서 잘 표현하고 싶었다. 윤오와 섬의 베드신은 작품을 준비할 때부터 감독님과 이야기를 계속 나눠온 부분이었다.  두 사람이 집에서 하루 종일 함께 하면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어떻게 잘 표현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나갔다. 

- 경찰이지만 다리를 쓰지 못하는 기은, 성소수자이자 무당인 목원과의 관계도 드라마 속 중요 요소다. 김수연, 김용지와의 호흡은?

▶ 섬도 그렇지만 목원 역의 김용지 언니나 기은의 김수연 배우도 너무 닮았다. 감독님이 배우들의 모습을 깊이 관찰하신 후 그런 세 명을 만나게 하신게 아닌가 싶다. 세 사람이 더 친해지기 위해 여행을 간다거나 술을 따로 마신다거나 하지 않았는데도 친근했다. 첫 호흡을 맞출 때도 대본 속 대사들이 어색하지 않았다. 시리즈 공개 첫날 용지 언니는 제 소감을 매우 궁금해 했고 수연 언니는 함께 기뻐해줬다. 

- 2016년 미스코리아 대회 출전 이력이 유명하다. 

▶ 부산·울산 진에 올랐었다. 대학에서 피아노 전공을 했는데 오래 다니지 못했다. 미스코리아 대회 이후 연기를 배워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아 가볍게 시작했던 차에 지금 소속사의 제안으로 계약을 맺고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 그동안 배우의 길이 내 길이라고 느낀 때는

▶ '썸바디'를 촬영하며 느낀 것 같다. 이 작품을 준비하며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 김영광과 호흡은 어땠나. 

▶ 김영광 선배가 윤오에게 깊이 몰입하신 모습이 처음부터 끝까지 느껴졌다. 저라는 배우를 김섬 자체로 봐줬다. 배려도 많이 해주셨기에 한 번도 불편하다고 느낀 적이 없다. 

- 롤모델이 있나.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는. 

▶ 전도연 선배님을 정말 좋아한다. 정말 아름다우시다. 함께 연기하고 싶은 배우는 전종서 배우다. '버닝'때부터 팬이다. '랑종' 같은 공포 영화도 좋아하는데 나홍진 감독님 작품에 꼭 한번 출연하고 싶다. 박찬욱 감독님도 너무 좋아한다. 물론 로맨틱 코미디 도전도 꼭 해보고 싶다. 

- 내년 시리즈 어워즈 신인여우상은 충분히 노려봐도 좋을 것 같다. 

▶ 상상도 못해본 일이다. 

- 쉬는 시간에는 어떻게 시간을 보내나. 

▶ 운동을 정말 좋아한다. 필라테스, 플라잉 요가, 발레와 복싱도 해봤다. 운동 외에는 집에 누워 있는게 좋아. 

- 함께 해보고 싶은 감독은. 

▶ 무조건 정지우 감독님이다. 정 감독님 작품에 참여하고 나서 내 세계관이 많이 바뀌었다. 감독님 때문에 자신감도 생기고 마음도 많이 열렸다. 관점이 바뀌었다. 자신감도 생겼다. 한 작품을 올곳이 책임질 줄도 알게 됐고 그동안 저의 남들과 조금 다른 모습들에 대해 "틀렸다"가 아닌 "특별하다"라고 말씀해주신 정 감독님 때문에 살아갈 용기가 생겼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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