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당선, 용산시대 개막… 러의 우크라 침공, 세계 흔들다

2022. 12. 26.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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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선정 2022년 10대 뉴스

[국내]

윤석열 대통령 당선 ‘용산 시대’ 개막… 지방선거도 승리

지난 3월 9일 치러진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48.56%(1639만4815표)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0.73%포인트 차로 누르고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이후 첫 5년 만의 정권 교체였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추진했고 5월 10일 용산 옛 국방부 청사에서 근무를 시작하며 ‘용산 대통령실’ 시대를 열었다. 대선에 이어 6월 1일 치러진 제8회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은 17개 시·도지사 선거에서 12곳에서 승리했다.

북 ‘핵 무력 법제화’… 역대 최대 67발 미사일 도발

북한이 지난 9월 핵 선제공격 등을 법제화했다. 김정은은 “절대로 핵을 포기할 수 없다”고 했다. 북은 11월 ‘괴물 ICBM’으로 불리는 화성-17형을 고각 발사해 6100㎞까지 올리는 데 성공했다. 정상 각도로 발사했으면 사거리가 미 본토를 타격하고도 남는 1만500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12월 24일 기준 대륙간탄도미사일 8발, 단거리탄도미사일 53발 등 탄도미사일을 38차례에 걸쳐 총 67발 쐈다. 북한의 한 해 탄도미사일 도발 횟수 중 역대 최대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사망자 158명, 20·30대가 대부분

지난 10월 29일 158명이 숨진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옆 골목의 지난 7일 당시 모습. 숨진 사람들을 추모하는 내용을 담은 메모지와 꽃다발 등이 놓여 있다. 폭 4m 안팎의 이 골목에 사람들이 엉키면서 참사가 벌어졌다. /남강호 기자

10월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158명이 압사하고 196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에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는데 해밀톤호텔 옆 폭 4m 안팎의 경사진 골목에서 수천명이 엉키면서 참극이 벌어졌다. 사망자 약 90%가 20·30대였고 외국인도 26명 있었다. 참사의 정확한 원인과 경찰·소방·지자체 등 부실 대응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11월 2일 경찰청에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졌다. 20여 명이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국회도 지난 11월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만들었다.

대한민국 일상을 멈춰 세운 카카오 먹통 대란

토요일인 지난 10월 15일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과 택시·결제·웹툰을 포함한 카카오 서비스 20여 종이 일제히 ‘먹통’이 됐다.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전원이 차단되면서 이곳에 입주했던 카카오 서버가 가동 중단됐기 때문이다. 전국 곳곳에서 요금을 받지 못한 택시 기사, 음식 값을 내지 못한 식당 손님, 가상화폐를 제때 팔지 못한 투자자 등 피해가 속출했다. 카카오는 서버 이중화 같은 기본적인 인프라 투자에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카카오 먹통 방지법’이 통과됐다.

화물연대 파업에 원칙 대응, 노동 개혁 본격화

민주노총 소속 화물연대가 올해 두 차례 파업을 벌였다. 지난 6월 안전운임제(운임 보장제) 연장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벌여 이를 관철했다. 이어 11월엔 안전운임제를 영구 시행하라며 2차 총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정부의 원칙 대응과 파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높아지면서 별 소득 없이 16일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노동계에선 1995년 11월 민주노총 발족 이후, 이번처럼 정부에 완패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말이 나왔다. 이후 거대 노조의 회계 불투명성 등 고질적 문제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엔 노동 개혁부터 신속·강력히 추진하겠다”며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재명 대표 최측근 정진상, 김용 구속… 본인은 소환 통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둘러싼 ‘대장동 의혹’에 대한 검찰 재수사가 7월부터 이뤄졌다. 이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이 대장동 수익 가운데 428억원을 대장동 일당에게 받기로 한 혐의가 드러났다. 다른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불법 정치자금 8억4700만원을 대장동 일당에게서 받았다는 혐의도 나왔다. 두 사람은 구속 기소됐다. 이 대표는 또 성남 FC 불법 후원금 사건으로 제3자 뇌물 혐의가 적용돼 검찰의 소환 통보도 받았다.

K의 만개… 드라마·영화·팝에서 클래식까지

K콘텐츠가 만개(滿開)했다. 18세 청년 피아니스트 임윤찬은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이 대회 60년 역사상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으로 칸 영화제 감독상, ‘브로커’의 송강호는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칸의 남자가 됐다. 블랙핑크는 각종 글로벌 차트 1위, 앨범 판매 200만장 돌파 등 BTS에 이어 K팝의 기록을 새로 썼다. ‘오징어 게임’의 이정재도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이 상 최초의 비영어권 수상자라는 기록을 남겼다.

코로나 방역 점차 완화… 가까워지는 일상 회복

코로나 유행 3년 차인 올해 초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확진자가 급증했다. 3월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최대 62만명이 넘었다. 그러나 전 국민 절반이 코로나에 걸리고, 열에 아홉은 백신 기초 접종을 마치면서 국민 다수가 일정 수준 면역력을 갖춰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상 회복에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다. 4월 사회적 거리 두기를 전면 해제하고, 코로나를 1급에서 2급 감염병으로 낮췄다. 9월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앴으며, 이르면 내년 설 연휴 이후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도 검토하고 있다.

고금리, 고물가에 휘청댄 한국 경제… 무역 적자 500억달러 육박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까지 치솟아 2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한국은행은 5월부터 5번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고, 사상 처음으로 7·10월에는 ‘빅 스텝(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 한미 금리 격차가 1.25%포인트로 22년 2개월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중국 경제 침체와 반도체 수출 둔화 등으로 올 들어 지난 20일까지 누적 무역 적자가 490억달러로 역대 최대였던 1996년의 2배를 넘어섰다.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남아공 이후 12년 만

한국 축구 대표팀 공격수 황희찬이 지난 3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2대1로 꺾고 16강전 진출을 확정 지은 뒤 태극기를 들고 감격하고 있다. 황희찬은 1-1로 맞선 후반 추가 시간에 손흥민의 패스를 이어받아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2010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의 월드컵 16강을 이끌었다. /장련성 기자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2010년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까지 포함하면 통산 세 번째 16강 진출이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30·토트넘)은 개막을 앞두고 왼쪽 눈 주위 뼈가 부러졌지만 안면 보호대를 하고 경기에 나섰다. 예선 마지막 포르투갈전에서 절묘한 패스로 황희찬의 결승 골을 도우며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1차전은 0대0, 2차전은 2대3으로 졌지만 3차전에서 2대1로 역전승했다. 16강에선 브라질에 1대4로 졌다.

[국제]

러시아, 우크라 기습 침공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9월 30일 루한스크·도네츠크·헤르손·자포리자 등 우크라이나 동남부 4개 점령지에 대해 영토 합병을 선언하는 장면이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방영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군의 격렬한 저항과 반격으로 4개 점령지 어느 곳도 러시아군이 완벽하게 장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AFP 연합뉴스

러시아가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기습 침공했다. 러시아는 “불과 며칠이면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호언했지만, 우크라이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중심으로 국민이 단결해 끈질기게 저항하고 있다. 전쟁은 새해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전사자가 러시아군 10만여 명, 우크라이나군 1만3000명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러시아는 자국 전사자가 6000여 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와 에너지 수출 제한 등으로 세계를 위협했지만 국제사회는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잇따라 도입했다.

전 세계 인플레 팬데믹... 기록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코로나 팬데믹 이래 누적된 공급망 병목과 노동력 부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석유·식품 가격 급등, 보복 소비 폭발 등이 맞물리며 글로벌 물가가 급등했다. 기축통화국 미국에선 물가상승률이 8%대에 이르고 40년래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덮치자 연방준비제도가 단 9개월 만에 금리를 제로에서 4.5%까지 올렸다. 이어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연쇄적으로 금리를 인상했고, 전 세계 자본시장이 큰 타격을 받았다. 세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미국의 본격적인 중국 견제와 공급망 재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성한 미국의 ‘대중 견제 전선’이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전방위로 확대·심화됐다. 자동차부터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첨단 제품에 이르기까지 주요 제품을 미국 내에서 생산하겠다는 법안과 행정명령이 잇따라 나왔다. 극초음속 미사일·탄도미사일 등 중국의 첨단 무기 개발 기관에 대한 제재도 발표됐다. 미국은 대중 전선에 유럽과 일본, 한국 등 동맹국을 끌어들여 글로벌 차원의 공급망 재편에 나섰고, 구체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북미 지역에서 만든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을 주기로 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제정으로 주요 동맹인 한국과 유럽 국가들의 반발을 샀다.

중국 백지 시위, 코로나 해제, 장쩌민 사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월 열린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10년 주기 권력 교체 전통을 깨고 당 총서기 3연임을 시작했다. 최고 권력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에는 시진핑 측근들이 대거 포진됐다. 그러나 11월에 ‘제로 코로나’ 정책에 항의하는 ‘백지 시위’가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시진핑 집권 3기는 시작부터 도전에 직면했다. 11월 30일 장쩌민 전 국가주석이 사망하자 중국 정부는 시위 격화를 막기 위해 대대적 추모 분위기를 조성해 여론을 돌렸고 12월 7일에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며 사실상 백지 시위에 백기를 들었다.

엘리자베스 여왕 사망 & 존슨·트러스 총리 잇따라 불명예 퇴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9월 8일 96세로 별세했다. 1952년 2월 왕에 오른 그는 올해 즉위 70주년을 맞아 ‘플래티넘 주빌리’ 행사를 열었지만,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를 임명하고 이틀 뒤 세상을 떠났다. 재임 기간 내내 영국은 내리막길을 걸었고, 각종 추문과 사고 속에 왕실 위상도 많이 추락했다. 하지만 여왕은 특유의 기품과 헌신적 태도를 통해 국민의 굳건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며 국왕과 왕실의 존재 의미를 입증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파티 게이트’로 불명예 퇴진하고 이어 총리에 오른 리즈 트러스는 무리하게 경제 정책을 추진하다 45일 만에 물러나 역대 최단명 기록을 세웠다.

아베 피격 사망하고 일본은 반격 능력 명시

일본 우익의 상징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유세 연설 도중 총격(銃擊)을 받아 사망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살인 용의자는 41세 무직 남성 야마가미 데쓰야로 전직 자위대원이었다. 아베는 2006~2007년에 이어 2012~2020년 등 약 9년간 집권한 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였다. 자민당은 그의 사망 직후에 치러진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했고, 참의원 내 개헌 지지 세력은 전체의 3분의 2를 넘었다. 일본 정부는 3대 안보 문서를 개정, 자위대의 ‘반격 능력’을 명시했다.

오미크론·스텔스 등 코로나 변이 지구촌 강타 후 일상 회복

중국 우한에서 처음 퍼지기 시작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글로벌 팬데믹으로 확산한 지 3년 차로 접어들면서 전 세계에 ‘단계적 회복’ 시기가 찾아왔다.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더 강한 오미크론과 또 다른 변이 스텔스 오미크론 등이 잇따라 퍼졌지만 백신을 적극 접종하고 이미 확진됐던 사람들이 늘면서 세계 여러 나라가 일정 수준 이상의 집단 면역을 달성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고 일상 회복에 속도가 붙었다.

룰라 재집권 + 중남미 핑크타이드

중남미 최대국 브라질의 10월 대선에서 ‘올드 보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6) 전 대통령이 당선, 내년 1월 1일 3선 대통령에 오르게 됐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심판론 속에 룰라는 2000년대 초반 브라질의 경제 성장 향수를 업고 12년 만에 복귀하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18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중남미 주요 7국 모두에서 처음으로 좌파가 집권하는 사상 최대 핑크타이드(pink tide)가 완성됐다. 그러나 최근 페루 대통령이 부패 혐의로 탄핵되고 아르헨티나 정권도 흔들리는 등 좌파 블록에 균열도 일고 있다.

가상 화폐 붕괴

2022년은 ‘가상 화폐의 겨울’이라 불릴 정도로 투자자들에게 잔인한 한 해였다. 가상 화폐의 대명사인 비트코인은 올 초에 비해 60% 넘게 폭락, 증발한 시가총액만 2조달러(약 2600조원)에 달했다. 지난 5월 한국산 가상 화폐 테라와 루나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이 수십조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이어 11월 들어 세계 3위 가상 화폐 거래소 FTX가 파산했다. 추산된 피해자만 수백만명, FTX 부채는 500억달러(약 65조원)에 달한다. FTX 창업자인 샘 뱅크먼프리드는 12월 21일 바하마에서 미국으로 송환돼 가택 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란 히잡 시위

9월 13일 이란에서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던 22세 대학생 마흐사 아미니가 경찰 조사를 받던 중 사망했다. 그의 의문사에 분노한 이란 여성들은 히잡을 불태우거나 머리카락을 자르며 진상 조사를 촉구했고, 시위는 반(反)정부 성격으로 확대되어 이란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석 달 넘게 이어지는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이란 당국은 일부 시위대를 처형하는 등 강경 기조를 일관하고 있다. 이란 인권단체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위대 469명이 숨지고 1만5000여 명이 구금됐다. 이란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은 지난달 21일(현지 시각) 카타르 월드컵에서 경기 전 국가(國歌) 제창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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