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료소를 케냐 거점병원으로 육성…月 500명 출산 도와
- 키텐겔라 지역 작은 의료시설
- 코이카, 2008년 증축·개선사업
- 분만·제왕절개 다양한 서비스
- 日 1000명 이용 종합병원으로
- 출산 병상 29개 시설 부족 여전
- 협력 강화로 국립병원 격상 기대
아프리카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 인근 카지아도주에 있는 키텐겔라 병원은 1996년 1등급 수준의 ‘작은 진료소’로 출발, 2017년 4등급 종합병원으로 지위가 격상됐다. 카지아도주의 유일한 거점병원으로 성장한 키텐겔라 진료소에서는 진료뿐만 아니라 입원과 수술도 한 번에 받을 수 있다. 키텐겔라 진료소의 이 같은 성장에는 우리 정부가 해외 각지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적개발원조(ODA)사업 가운데 ‘해외 모자보건 분야 사업’의 15년에 걸친 꾸준한 지원이 있었다. 아프리카 현지에서 사업을 진행한 주체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이다.
■케냐 거점병원 성장
지난 5일 국제신문 취재진은 케냐 나이로비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키텐겔라 병원을 찾았다. 병원 밖에는 ‘코이카’라고 적힌 2개의 대형천막에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어머니들과 아이들로 가득 차 있었고, 병원 진료실 앞에도 대기자가 많았다. 현장에서 만난 도르쿠스 왐부이(21)씨는 “남동생이 수두를 앓고 있어서 왔다”면서 “나는 자주 이 병원을 찾는다. (병원이) 많은 사람을 돕고 있다”고 말했다.
키텐겔라 병원은 카지아도주와 마차코스현 경계선에 있는 유일한 공공병원으로 인근 지역에서 환자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케냐 정부는 2020년 2월 키텐겔라 병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병원으로도 지정했다.
병원은 1996년 개소 당시에는 1등급의 작은 ‘진료소’였다. 케냐의 병원 등급은 ▷1등급(진료쇼) ▷2등급(보건소) ▷3등급(지역병원) ▷4등급(종합병원) ▷5등급(국립병원) ▷6등급(국가지정병원)으로 나뉜다.
코이카는 2008년 ‘케냐 키텐겔라 모자보건센터 증축 및 개선사업’을 시작했고 이 사업을 통해 키텐겔라 진료소는 2010년에 2등급 보건소로 승격했다. 키텐겔라 보건소는 이후 꾸준히 병원 시설을 개선, 2017년 8월 4등급 종합병원으로 지위가 격상됐다. 코이카는 올해 집중치료실(ICU) 시설 3개 동을 개설하는 등 현재까지 880만 달러(115억 원)를 모자보건사업에 지원했다. 코이카는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총 605만 달러(약 79억 원)의 예산을 들여 ‘보건 시스템 강화를 통한 모성 및 신생아 보건 개선 사업’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전문인력 파견 ▷역량 강화 ▷기자재 지원 ▷산모 대기소 신축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루 내원 환자만 1000명
알렉스 킬로우아 카지아도주 보건부 장관은 키텐겔라 병원에 대해 “키텐겔라시 인구만 해도 약 35만 명인데 그 외 인근 3개 주에서도 환자들이 몰려오고 있다”며 “하루 내원 환자가 1000명에 달한다. 인근 지역의 유일한 정부 병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키텐겔라 병원은 보건소로 시작했지만 카지아도주와 한국 정부의 동반 관계로 인해 종합병원으로 올라섰다”며 “이제는 매달 530건에 가까운 출산, 분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상 분만과 제왕절개가 모두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출산을 위한 병상이 29개뿐이고 매달 500명이 넘는 산모가 출산을 해서 시설이 부족하다. 산모들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가거나 두세 명이 한 개의 병상을 공유하기도 한다”면서 “병원 부지에 여유 공간이 많이 있고 모자보건 분야 복합시설로서 잠재력이 있다. 한국의 추가적인 지원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과의 동반 관계는 키텐겔라 병원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 이 병원을 5등급(국립병원)으로 격상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키텐겔라 병원의 자매병원 ‘이니샤 보건소’도 지난 2016~2018년 코이카가 기자재 등을 지원한 곳이다. 3등급 지역병원인 이곳엔 국경을 맞대고 있는 탄자니아 환자들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킬로우아 보건장관은 “이 병원도 키텐겔라 병원처럼 한국 정부와 코이카의 도움으로 발전하면 더 많은 환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추가지원을 적극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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